[고의서산책152] 和漢人蔘考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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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152] 和漢人蔘考①
  • 승인 2003.04.1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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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와 醫事問答

그림설명-『治痢經驗』과 和漢人蔘考

우리나라 영조 24년(1748년·延享 5)에 처음 梓行되고 1774년(安永 3)에 補正 刊行한 책이다. 이 책은 1719년(享保 4) 11월 朔日 正使 洪致中이 이끄는 조선 통신사 일행이 京都 本能寺에 숙박했을 때, 加藤謙齋가 醫官 白興詮과 張應斗와 인삼에 관해 필담을 나눈 것을 뒷날 加藤謙齋의 아들 加藤篤齋(玄順)가 補正하고 다시 그 밖의 다른 사람이 지은 人蔘考를 덧붙여 간행한 것이다.

이 때의 사절은 일본의 장군 德川吉宗의 襲職을 치하하기 위한 것으로 正使와 함께 副使 黃璿, 從事官 李明彦을 비롯하여 475명이라는 많은 수의 수행원이 뒤따랐다. 이 사행에 대한 기록은 製述官 申維翰에 의해 『海遊錄』으로 남겨졌는데『海行摠載』 제1권에 들어 있다. 이외에 『海사日錄』, 『扶桑紀行』, 『扶桑錄』에 이 때의 일을 기록하고 있다. 당시 인삼은 에도(江戶) 체재 중 인삼 12근을 거래한 역관이 부산에 도착하면 참수될 것을 짐작하고 미리 목숨을 끊는 사건이 벌어질 정도로 최고의 거래품목이었고, 재배기술 또한 국익이 좌우되는 첨단기술이었다.

正使 洪致中(1667 ~1732)은 호가 北谷으로 1706년 정시문과에 급제하여 검열이 된 이후 淸要職을 거쳐 北評使로 白頭山定界碑를 세우는데 참여하였다. 이어 대사간과 승지를 역임하였고 경상도와 전라도 관찰사를 지냈다. 통신정사로 일본에 다녀온 이후 한때 소론의 배척을 받아 물러나기도 했으나, 노론이면서도 政敵에 대한 정치보복에는 반대하여 탕평을 추구하는 영조로부터 신임을 받아 7년여의 기간을 宰相으로 있었다. 원만하고 자상한 성격의 소유자로 이해타산이 빨랐다고 하니 외교사절의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적임자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은 24장의 목판본으로 이루어져있으며 단행본으로 간행된 것과 『治痢經驗』의 뒤편에 부록으로 간행된 것 두 가지가 있다. 『치리경험』에는 平岡宗安의 序와 저자의 自序, 凡例, 跋文이 붙어있다. 이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加藤謙齋가 적은 「和漢人蔘考(謙齋筆錄)」와 西章次 부자가 지은 人蔘考를 玄順이 補正한 「和漢人蔘考後編」, 玄順 자신이 엮은 「同後編附錄, 人蔘考追加(謙齋遺稿·玄順 補)」 4편의 논설로 이루어져 있다.

「和漢人蔘考」 본문에서는 稻生若水의 人蔘論을 적어놓고, 謙齋가 조선의관과 만나서 여러가지 인삼에 대하여 묻고 답한 筆語圖錄, 즉 蔘蘆·蔘鬚에 대하여 질문하였고, 조선에서 小人蔘이라고 하는 根橫生如竹節이 무엇인지, 또 인삼의 採藥法을 묻고, 『證類本草』에 실려 있는 저州人蔘·袞州人蔘·潞州人蔘·威勝軍人蔘 등의 그림을 가리키며 조선인삼은 이중의 어느 것에 가까운지를 질문한 글이 실려있다.

「和漢人蔘考後編」에서는 조선인삼·判事·唐人蔘·蔘鬚·竹節蔘·융摩人蔘·人蔘葉·孩兒蔘·御物蔘·廣東蔘·湯蔘·生玉蔘·和蔘·융州種 등 각종 인삼에 대하여 논고하였으며, 「同後編附錄」에서는 자신의 해설을 피력하였고, 「人蔘考追加」에서는 長崎·京·大阪 등지에서 商人用 인삼의 명칭인 京蔘·한수(判事 ; 朝鮮通信使가 가져온 인삼)·唐大·竝한수·海老樣·札·包·御物·服 등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한편 학술교류 측면에서도 조선의 의학이 중시되어 幕府에서는 통신사절에 良醫 1명과 醫員 2명의 동반을 요청하였다. 1719년 사행에 良醫 權道足은 연도의 숙소에서 일본 의원과 만났으며, 히메지(姬路)에서는 중병에 걸린 유학자 가와즈미의 아들을 위해 처방을 내주기도 했다. 또 의원 白興詮이 오사카 숙소에서 쓰키야마 다츠야스(築山龍安)와 문답한 내용이 『桑韓唱和集』으로 출판되었다.

이와 같이 통신사절을 통한 朝·日醫事問答書는 『桑韓장갱錄醫談』, 『班荊間譚』, 『倭韓醫談』 등 이미 알려진 것만 해도 수십 종에 이른다. 그러나 이에 관한 연구는 미진한 상태이며, 하루빨리 의학교류 관련자료의 수집과 연구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다음 회에는 이 책의 본문을 통해 당시 양국의 의료상황과 학술교류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한국한의학연구원 안 상 우
(02)3442-1994[204]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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