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의 옆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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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의 옆구리
  • 승인 2010.07.2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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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환

이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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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의 한방스포츠학(16)
그라운드의 한방스포츠학(16)

골퍼의 옆구리

치과의사인 후배와 함께 스크린골프라는 곳을 처음 갔다. 골프는 군 복무할 때부터 쳤으니 구력이 꽤 되지만, 골프장에 한번 다녀오려면 시간도 그렇거니와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아 그동안 공적인 모임 외에는 그다지 찾지 않았는데, 이번에 처음 경험한 스크린골프는 필자 같은 사람이 느끼기에도 눈물이 날 정도로 혁명적인 곳이다. 아니, 이렇게 손쉽고도 재미있게 골프를 즐길 수 있다니.

흥에 겨워 오랜만에 연습장에 나가 드라이버를 꺼내 힘껏 스윙을 몇 번 하니, 아니나 다를까, 옆구리가 참을 수 없을 만큼 아파온다. 처음 골프를 시작할 때도 비슷한 통증으로 한참 고생한 적이 있다. 이번에도 골절이 아닐까 걱정이 슬며시 들었지만 앉아서 조금 쉬고 나니 통증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 휴, 골절은 아닌가 보다.

통계적으로 보면 일반 골퍼는 1년에 한 번 이상, 시니어 골퍼는 한달에 한번 정도 부상을 입는데, 그 중에서도 비교적 흔하면서도 상태가 심한 것이 옆구리 통증이다. 원인은 갈비뼈 골절에 있다. 특히 3, 4, 5번이 부러진 경우가 가장 많으며 오른손잡이의 경우 왼쪽 갈비뼈에, 왼손잡이는 오른쪽 갈비뼈에 주로 발생한다. 흔히 ‘갈비뼈가 삐었다’고 하는 늑간근 손상도 있는데, 몸통을 재빨리 돌리는 등의 동작 때문에 일어나며 가성 갈비뼈(false rib)에서, 뒤쪽에서 삐는 일이 많다. 그러나, 엑스레이 검사를 시행하기가 힘든 개원가에서 두 가지 경우를 감별하기란 쉽지 않다.

이때 손쉽게 진찰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갈비뼈를 촉진하는 방법이 있는데 검사자의 엄지손가락을 통증이 있는 갈비뼈의 위쪽 가장자리에 대고 아래쪽으로 밀어본 후, 나머지 손가락을 아래쪽 가장자리에 대고 위쪽으로 눌러본다. 삔 곳이 있으면 두 방법 가운데 한 가지로 통증이 증가되고 나머지 하나로는 통증을 일으키지 않는다. 갈비뼈 골절이 있을 때는 양쪽 방법으로 모두 통증을 일으킨다.

갈비뼈가 삐면 침이나 부항 등 한의학적 치료방법이 많은 도움이 되며, 갈비뼈 골절의 경우, 약 2~3주 경과하면 통증의 완화가 나타나고 4주가 지나면 골절 부위가 치유된다는 일반적인 경과를 염두에 두고 관리하면 되겠다. 다만 심한 골절의 경우 골절 부위가 폐를 찌르거나 공기나 피가 폐에 고여 호흡 곤란이나 저혈압을 유발시킬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이준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재활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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