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변증론치는 허구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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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변증론치는 허구에 불과”
  • 승인 2010.02.27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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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회 정회원 된 복치의학회장 노영범
“황제내경 동의보감은 임상지침서 아니어서 변증론치는 허구”
노영범 복치의학회장이 고법의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창립 41개월만에 한의학회 정회원 된 복치의학회장 노영범

대담= 강근주 편집국장 

“인준의 정당성만 주장하다 호되게 당했다. 일 잘하고 충성도 높은 회원들 덕분에 빨리 정회원이 됐다.”

복진. 생소한 개념이다. 일반인은 물론 몇해 전만 해도 한의사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복진을 통해 치료에 나서는 복치의학회가 대한한의학회 정회원이 됐다. 임상뿐 아니라 학술적 평가도 인정받은 것이다.
노영범 복치의학회장은 내친 김에 상한론 고법의학으로 국내 한의계를 평정한 뒤 세계로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현실성 여부를 떠나 그의 열정과 각오는 한의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다. 병은 널리 알리라는 얘기도 있다. 헌데 한의계는 문제점을 드러내기보다 쉬쉬 하며 감추기 바빠, 결국 타의에 의한 개혁을 불러들이는 측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2006년 8월26일 창립됐으니, 학회 창립 3년5개월만에 대한한의학회 정회원이 됐다. 빠른 것 아닌가.
“준비를 많이 했다. 처음엔 멋모르고 인준의 정당성만 주장하다 호되게 당했다. 우리 학회의 경우 세력이 크니까 더 경계하더라. 어쨌든 일 잘하고 충성도 높은 회원들 덕분에 비교적 빨리 정회원에 올랐다.”

-준회원이 됐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 들 것 같다.
“준회원이 됐을 때 감격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니까. 복치의학회를 이단시 하던 시선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쌓인 서러움이 일순 사라졌다. 이제 정회원이 됐으니 복진백서 등을 만들어 한의사들에게 배포할 예정이다.”

“이단시 하던 시선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쌓인 서러움이 일순 사라졌다”

-뼈 속에 사무칠 정도로 편견에 시달렸나.
“존재 가치가 희박하다고 여기던 학회가 진입 자체를 막아 분개하고 마음도 많이 상했다. 정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변화의 촉매제가 되려 한다.”

-정회원이 되면 보수화된다.
“우리 학회는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오직 실력으로 승부할 것이다.”

-대중성까지 겸비해야 명실상부한 학회가 아닌가.
“일부 학회는 교조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복치학회는 초기부터 모든 걸 공개하고 전수하고, 매뉴얼을 정하면 그 매뉴얼대로 임상에 적용하고, 치료율이 올라가면 당사자의 맨파워가 됐다. 이는 회원이 급증한 배경이다.”

-복치학회, 이름은 누가 지었나.
“이사회에서 ‘복부를 진단해 난치병을 한약으로 치료하는 의학’이란 의미로 정했다. 증치의학이 없어져야 한의학이 발전한다는 뜻도 담겼다.”

-상당히 도발적이다.
“치료율에 대한 자신감이다. 한국을 통일하고 세계로 나가는 게 꿈이고 목표다. 변증론치는 후세 의가들에 의해 훼손됐다. 만병일독설에 주목해야 한다. 복부의 독과 한약의 독은 수학공식처럼 딱 맞아 떨어진다. 복치의학은 2500년 전 편작 장중경 선생의 의학과 3백년 전 일본의 길익동동 선생의 의학을 완벽하게 재연하고 검증하고 임상에 적용하고 있다. 치료율이 70~90% 수준이다. 데이터를 축적 중이다.”

-복치의학회는 고법의학을 연구한다. 고법의학의 특성은 무엇인가.
“상한론은 인체를 다룬 유일한 의학서다. 양방은 동물실험 의학서다. 황제내경 동의보감은 의학 이론서이지 임상 지침서가 아니다. 때문에 변증론치는 허구다. 우주에서 이뤄지는 이치로 인체를 고치겠다는 것인데, 정확하게 떨어지지 않는다. 억지로 꿰맞춘 것이다.”

-체질 구분은 하지 않나.
“체질 구분은 필요없다. 사상의학은 이제마 선생이 독창적으로 해석하고 집대성했으나 결국은 양생법이다. 치료의학이 아니다. 재연성과 통일성이 있어야 의학이고 과학이다.”

-정회원으로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주요 계획으로는 무엇이 있나.
“올해부터 ‘복진과 고법의학’이 경희대, 대구대, 상지대에서 특강 형식으로 진행된다. 정규 과목 편성으로 가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복진 관련 매뉴얼로는 총 220개 처방이 정리돼 있는데 복진 별로 2개~4개의 처방을 선택하면 된다.”

-정회원이 되면 특혜가 있나.
“내적으로는 자부심이 굉장히 커졌다. 외적으로는 보수교육에 대한 이수평점이 주어져 학술대회 등이 더 활기를 띌 것이다. 의료분쟁에 당당히 대응할 수 있는 근거 역시 생겼다.”

-한의학회가 회원 관리 측면에서 시대 변화를 담아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원의들이 임상현장에서 느끼고 부딪히는 고충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비만, 성장, 피부 등 현대인의 요구에 부응하는 의학을 수용하지 않고 공중에 붕 떠있는 것이다.”

“일 잘하고 충성도 높은 회원들 덕분에 빨리 정회원이 됐다”

-준회원 가입이 무척 힘들다.
“기존 학회들이 기득권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학회가 다른 학회에 대한 인준권을 갖는 것은 어패가 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 준회원 가입 문호는 개방하고 엄격한 활동평가를 통해 정회원 등록 경쟁을 시켜야 한다.”

-복치의학회는 회원 관리를 어떻게 하나.
“8주 강의를 들으면 정회원이 된다. 현재 정회원은 207명이다. 정회원 캠프가 1년에 한 번 1박2일로 열리면 150~200명이 모인다. 학생회원을 위한 캠프는 년중 2번 열린다. 여름에는 전체 한의대 학생을 대상으로 무료공개 강좌를, 겨울에는 학생회원 대상으로 4박5일 캠프를 연다. 이외에 자문위원단 교수 등 특별회원이 있다.”

-학회 연구소가 정식으로 발족된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담당하는가.
“천재형 인재를 후원하는 것이다. 현재 2명의 회원이 연대 의대 의사학교실과 가천의대 양의사 파트에서 공부하고 있다. 전자는 의학의 정체성을 연구하고 후자는 인체기전을 평생 연구할 것이다. 학회는 이들에게 장학금을 후원하고 있다. 향후 10명 이내의 인재를 육성하려 한다.”

-복치의학 학회지를 창간했다. 그 수준을 평가하면.
“창간호에 수록된 논문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다. 다만 4천 건이 넘는 치료 데이터는 한의계에 유익할 것이다. 특히 올해는 정신분열병, 베제트씨병, 천식 관련 기획논문이 진행되는 만큼 연말에는 창간호 논문보다 월등한 논문들이 나올 것이다.”

-명의 인증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들었다.
“한의계는 네트워킹에 실패했다. 실력 없이 마케팅 측면만 강조한 결과다. 그래서 명의 인증서가 중요하다. 복치학회 회원 중 8명 정도가 자격이 된다.”

-한의학이 위기다. 돌파구를 어디서 찾아야 한다고 보나.
“난치병 치료에 매달려야 한다. 특히 아토피 비염 등 면역계 질환과 신경정신과 영역은 한의학만이 완치시킬 수 있다. 또한 보약이란 개념을 버려야 한다. 한약은 보약이 아니라 치료약이다. 양약으로 근치할 수 있는 병은 없다. 병을 잘 치료하면 경쟁력이 있다, 바로 이 점을 화두로 삼아야 길이 열린다.”

정리=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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