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바다에서 살아남기(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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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바다에서 살아남기(16)
  • 승인 2010.01.29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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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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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형 차이 영위지기 때문에 발생

한의학 바다에서 살아남기(16)

16형 차이 영위지기 때문에 발생
영위지기 상하좌우 균형 맞추면 난치병도 치료
 

세상 모든 것은 내외라고 하는 속과 겉의 이중구조로 이루어졌다. 쉽게 말하면 알맹이와 껍데기로 이루어졌다는 말이다. 흔히 먹는 자장면도 면을 담은 용기가 있고, 그 안에 알맹이인 면과 자장 소스가 들어있다. 치킨 집에서 요리돼 나오는 닭도 알맹이인 내장을 뺀 껍데기를 튀긴 것이다.

흔히 밥상에 올리는 계란을 보면 속에는 노른자가 있고 겉에는 흰자가 있다. 사람의 몸도 속에는 오장육부라는 내장이 있고 겉에는 피부 근육 뼈 같은 몸의 자세를 유지하는 조직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 발 더 들어가면 인체라는 껍데기 속에는 정신과 의지가 있다. 팔다리나 이목구비의 껍데기에 이상이 있으면 장애가 있다고 하지만 겉은 멀쩡해도 정신과 의지의 활동이 멈춘 사람을 식물인간이라고 부른다. 인체의 알맹이는 정신과 의지라는 말이다.

사상의학은 사람마다 의지와 정신의 작용에 차이가 있어서 희로애락(喜怒哀樂)의 감정이 다르게 나타나고 그 영향으로 오장육부의 활동이 특징적으로 다른 4가지 유형의 체질이 있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체질은 선천적으로 다르게 타고난 것으로 감정의 표현, 관심사가 다르며 외모와 자세, 사소한 습관까지도 체질마다 다르다. 감기 같은 병이 똑같이 걸려도 체질마다 치료방법을 다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만성병이나 난치병 치료에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은 사상의학을 임상에 활용하는 의사라면 경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태소음양인의 체질마다 외형의 좌하, 좌상, 우상, 우하의 4형이 있으니
                                            형은 4×4의 16형으로 나눌 수 있다”

사상의학은 정신과 의지라는 알맹이로 체질을 구별하기 때문에 체질 진단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오랜 기간 함께 지내서 속내를 속속들이 아는 친구나 가족이 아니라 처음 온 환자를 잠깐 진찰해서 마음 속을 알아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알기 어렵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누구나 증상이 비슷한 감기에 걸리기도 하고 누구나 복통과 설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성격의 급한 일면을 가지고만 소양인으로 진단한다면 오류에 빠질 위험이 크다. 체질을 막론하고 마음이 급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소음인이라면 자기가 가지고 싶은 물건이나 음식을 보면 빨리 가지고 싶어 급한 마음이 발동하고 소양인이라면 내 몸에 필요한 것보다는 일과 약속에서 급해진다. 언제까지 공사가 마무리되기로 했으면 훨씬 전부터 상황을 파악하고 진행에 온 신경을 쓴다. 소음인이 당일이 다 돼서야 확인해 보고 일의 진행이 안 되서 낭패를 보는 것과는 반대다.

체질 구별의 어려움은 처음 본 처녀의 체질을 구별하기 위해서 옷을 벗어보라고 한 동무공의 일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속옷까지 벗으라는 극단의 상황에 몰린 처녀가 심하게 반항하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소양인이라고 진단을 내리고 처방을 내렸다는 얘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황제내경>에서도 처음 본 사람은 오태인으로 구별할 수 없고 외부로 드러난 정황을 살펴서 25인으로 구별해야 한다고 했다. 처음 본 사람은 체질을 바로 구별할 수 없다는 단언도 함께 한다.

그렇다면 눈에 보이는 껍데기를 가지고 체질을 구별하는 방법은 없을까. 좀 더 객관적인 잣대를 가지고 체질을 구별한다면 체질을 잘못 진단하는 일이 적어지고 사상의학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한의사라면 누구나 오장육부와 연결된 경맥이 체표를 돌고 있다는 것을 안다. 경맥을 따라서 위기와 영기가 쉼 없이 흐르면서 인체의 시간이 흐르고 경맥의 발달에 따라서 외부에 드러나는 징후가 다르다는 것을 안다. 사람의 좌우가 똑같지 않은 것은 좌우의 경맥(經脈)을 흐르는 영위지기(營衛之氣)가 선천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자세히 보면 좌우의 눈과 귀 콧구멍까지도 모양이 다르다. 모양뿐 아니라 의존도 역시 완전히 달라 눈의 경우 주시, 부시의 구별이 있는데 주시로만 보고 쓰고 부시는 폼으로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시와 부시는 사람마다 다르다. 심한 경우는 군대에서 총을 쏠 때 왼쪽 눈으로 겨냥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양 손을 모아서 동그란 구멍을 만들어 벽에 있는 달력을 보면 자신이 어느 쪽 눈으로만 보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좌우만 다른 것이 아니라 상하도 다르다. 키가 똑 같아도 상체가 긴 숏다리도 있고 다리가 긴 사람 같은 외형의 차이뿐 아니라 같은 남자라도 수염이 유난히 많고 빨리 자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수염이 거의 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외형으로도 사람을 상하와 좌우로 구별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좌하, 좌상, 우상, 우하의 네 가지 타입이 있다. 태소음양인의 체질마다 외형의 좌하, 좌상, 우상, 우하의 4형이 있으니 형은 4×4의 16형으로 나눌 수 있다.

16형의 차이는 경맥을 흐르는 영위지기의 차이에 의해 생긴다. 인체의 병은 상하좌우와 내외의 균형이 깨져서 생긴 불균형에 의해 생긴다. 침으로 불균형 상태의 영위지기를 조절해서 상하좌우의 균형을 맞춰주면 타박, 염좌, 디스크를 비롯한 통증뿐 아니라 고혈압 당뇨 같은 난치병에 이르기까지 쉽게 치료할 수 있다.

이런 치료를 위한 혈의 선택은 16형의 파악이 우선이기에 많은 치료혈이 필요하지 않다. 1개의 치료혈로도 균형을 잡아줄 수 있으며 지금까지 필자가 올린 임상례 역시 16형에 입각하여 상하좌우의 균형을 조절한 치료법이다.

대표집필= 이정우 동의형상의학회 반룡수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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