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해외 보완대체의학 현주소- 일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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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해외 보완대체의학 현주소- 일본<하>
  • 승인 2010.01.2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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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신

김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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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분야

2010 해외 보완대체의학 현주소- 일본<하>
임상분야

의료 일원화… 보완대체요법 사용 주체는 의사
침사 구사들 독자 권한 없고 의사 지시 받아야
 

보완대체의학의 개념은 서양에서 시작됐다. 특히 미국인의 가치관이 투영돼 있다. 미국에서 한방이나 아로마요법, 인도의학 등은 제도권 진입이 불가능했다. 그저 최근 들어 서양의학의 한계를 느끼고 그동안 무시하고 부정하던 치료법들이 효과를 보자 이것을 자신의 권한 아래 두기 위해 만든 고육지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나라나 일본의 전통 한방의학이 대체의학에 들어가야 할까? 그렇지 않다. 일본은 의사 면허가 하나만 있기 때문에 모든 의료행위는 의사에게 귀속된다. 대학 교육기관의 한방교육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의사는 우리가 하고 있는 한방치료를 포함해 모든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일본의 보완대체요법을 사용하는 주체는 역시 의사가 된다.

보완대체요법사 같은 제도도 공인된 자격이 없다. 의료행위에 관해서는 민간 자격이란 것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헌법이 보장하는 직업의 선택의 자유를 어느 정도는 침해하지만 국민건강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합헌으로 해석되고 있다. 일본도 옛날부터 전해져온 민간치료법이 많다. 일본 국민이나 일본 의사들도 이런 민간요법이나 기타 대체의학에 속할 만한 치료법을 국내 한의사들처럼 옛날부터 치료에 응용해 왔다.

그런 것들을 대체의학이라고 해도 될 지는 의문이지만 정식 서양의학적인 이론이 아닌 서양의사들이 말하는 대체의학에 속할 만한 치료법의 종류는 아주 많이 소개 되고 있다. 그런 것 중 일부는 우리나라에도 유입되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통 민간요법 등 예전부터 임상에 응용
동양의학 차원서 한방 관련 학문적 토론 


일본 의사는 양방 한방 대체의학 민간요법 가리지 않고 스스로가 그 유효성을 인정한 치료법을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다. 즉 의료 직역이라는 것 자체가 없다. 일본에 침사, 구사 등 의료유사업의 자격이 있지만 이것 역시 의료행위에 속하기 때문에 의사에게도 당연히 시술권한이 있고 침사, 구사들의 별도의 고유권한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나라 물리치료사처럼 의사의 지시를 받아야 하는 입장에 있다.

일본에서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한방의학이 고유의 의학이고 민족의학이다. 그것은 당연히 대체의학에 해당되지 않는다. 일본 의사 중에는 서양에서의 대체의학이란 개념을 그 대로 해석하여 한방의학을 대체의학에 포함시키려는 사람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것은 자기가 하고 있는 치료의 틈새를 한방적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이고 이미 허용되고 있는 권한 안에서의 선택적인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일본동양의학회의 입장은 만약 한방의학을 서양의학의 대체의학처럼 사용한다고 해도 그 학문적인 토론은 대체의학이란 이름으로 하지 않고 동양의학의 범주에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고유의 전통 한방의학을 제외한 기타 치료법에 대한 일본인의 인식은 아주 높고 스스로 민간요법을 시도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을 때는 전적으로 자기를 담당하는 의사의 지도에 따라 하게 된다. 서양의 영향력 특히 미국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대체의학에 대한 개념이 계속 일본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일본동양의학회의 확고한 신념이 있고 한방의학에서도 일본 독자적인 KAMPO라는 의학을 만들어 낸 것처럼, 대체의학도 서양의 그것과는 다른 일본 고유의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본다.

일본 독자적 통합의학 스타일 창출할 것
서양의사들도 모르는 대체의학요법 시도


일본에는 일본대체상보전통의료연합회의(JACT)라는 단체가 있다. 이 단체는 “21세기의 의료를 통합의학으로 바꾼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일본의 대체의학 현실은 대체의학이란 단어를 만든 서양의사들도 모르는 치료법까지 이미 다 오픈돼 사용하고 있다. 새로운 치료법을 찾아내고 시도한다는 유치한 단계는 이미 뛰어넘었고, 이제는 다양한 치료법을 어떻게 학문적으로 융합시켜 새로운 통합의학을 만들 것이냐 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이 작업은 한방과 양방을 융합시키는 것보다 더 복잡한 문제로 그 성사 여부는 단정지을 수 없다. 실제 이 단체도 대체의학과 연관이 있는 관련 기관끼리 연결고리를 만들어 놓았을 뿐, 눈에 띌만한 활동은 없고 이 단체의 운영도 일본통합의학회에서 관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미 갖고 있는 자신의 의학에 더해 다른 의학(대체의학)을 사용한 통합적인 의학은 상당 기간 여러 의학이나 여러 치료법을 모두 배운 한 명의 의사의 머리 속에서만 가능할 일로 보인다.

일본과 비슷한 우리의 상황을 보면, 국내 양의사들은 한방을 보완대체의학의 개념에 삽입시키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국내에서도 대체의학이라고 하면 양의학자 입장에서 이뤄진 연구가 많고 그 학회 역시 양의사들의 학회라 할 수 있다. 여기서 결과부터 말하자면, 한의사들의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서양의학이야말로 우리 한방의료체계에 없는 치료법이고 한방의 틈새를 메우는 대체의학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다만 한의사나 양의사 둘 다 국내 의료체계 하에서는 서로의 의학을 넘보지 못하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한방을 제외한 서양에서 말하는 대체의학은 우리나라에서는 어떨까? 국내 양의사들은 한방을 줄곧 비하하고 무시했던 것처럼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의사들은 이미 다양한 기타 치료법을 우리 것으로 만들어 사용해 왔다. 아로마요법, 아유르베다, 인도의학, 요가, 건강기능식품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우리가 동양의학이란 이름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제동양의학회는 범위를 서양의학에 속하지 않는 모든 전통의학에 두고 있다. 그래야 대체의학의 대상이 될 만한 다양한 의학이나 치료법을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서양에서 말하는 대체의학이란 우리가 늘 하고 있는 것 중에서 서양의학적 관점에서 입증된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김영신/ 국제동양의학회 이사. 김영신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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