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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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 현장
  • 승인 2010.01.2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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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성 기자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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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방향 불투명… 협진 주도세력 부재
제도․시장경제성 등 외부요인 선결해야

한의학미래포럼 ‘협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 현장

발제 후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한․양방 협진의 장애요인 ▲협진의 이상적 모델 ▲성공적인 협진을 위한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구체적인 시행방안 등을 놓고 다양한 시각과 의견이 속출했다.

최서형 하나한방병원장은 협진의 장애요인에 대해 “서로 다른 의료체계의 관성 탓에 막상 환자가 오면 의료인 간에 의견차가 심하고 한․양방 협력방안을 합의하는 것에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고 공조체제의 매뉴얼 부재를 지적했다. 신병철 부산대 한의전 교수는 “정책 방향이 불분명한 탓인지 협진의 방점을 찍을 핵심 주도세력이 부재하다”며 정부의 의지 부족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백은경 해마한의원장은 “병원 경영자의 강력한 의지만 있다면 제도나 추가비용 발생은 부차적인 문제에 불과했다”며 “오히려 양의사가 한의학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해 협진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협진체제 하의 산부인과 재직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협진 현장의 고민과 대안도 눈길을 끌었다. 이병철 경희의료원 한방내과 교수는 “한․양방 내부 갈등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의료교육이 통합돼 한 세대가 변하지 않고선 아마도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일 것”이라며 “차라리 협진은 대학병원이 주도하기보다 관심 있는 개인끼리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그것마저 어렵다면 정부나 오너가 강제조항으로 추진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수면허자인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윤영주 연구원은 협진의 연착륙에 대해 “의료비 중복 등 불합리한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전제한 뒤 “정부는 물론 의료 소비자에게 협진이 더 효율적이라는 근거를 심평원 등에 제시하는 설득작업과 이 근거 마련을 위해선 양의사와 공동 연구가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최서형 원장은 “협진을 통해 난치병, 만성질환 극복을 위한 새로운 의학을 개척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의료인 간의 이기주의와 상호 배척에서 벗어나 환자 위주의 의료체계를 확립하고 우리 내부의 인식 변화도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신병철 교수는 오는 3월 본격적인 진료를 앞둔 부산대 한의전 한방병원의 협진모델에 대해 “부산한의전 한방병원은 국공립 병원을 벤치마킹한 사례로 행정라인의 최상위층에 양의사 병원장이 존재하고 정부 규제 등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구체적인 사항이 도출되지 않았지만 EMR(전자의무기록) 중심으로 한․양방이 상호 협의된 부분을 연결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토론 참석자들은 협진의 장애요인을 제거하기 위해선 먼저 정부의 제도적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고 중지를 모았다.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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