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학 심층탐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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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학 심층탐험(2)
  • 승인 2009.12.04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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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김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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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학 심층탐험(2)

한의원 통증환자와 신체화 

“미국 자료를 살펴보면, 내원환자 가운데 신체적 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서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10~40%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

한의원에서 가장 많이 보는 질환이 무엇이냐고 한다면, 목 어깨 무릎 허리 등 통증질환과 소화기질환, 두통 가슴 답답함과 같은 질환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증상으로 내원하는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어느 한계 이상 낫지 않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됩니다. 그런 환자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의외로 통증 자체가 아니라 자신의 가족사, 과거 경험, 처해 있는 환경, 마음의 상처 등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미국정신의학회에서는 DSM-4 신체화 장애의 진단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엄격한 기준의 신체화 장애까지는 아니어도 한의원에서 쉽게 보는 환자들은 신체화 증상들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신체화에 대한 미국의 자료를 살펴보면, 병원을 찾는 사람들 중에서 신체적 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서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10~40%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 중 “검사 상 아무 이상이 없어 침을 맞으러 왔어요” 하는 환자들이 이에 해당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원장실 문을 열고 들어와 자신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늘어 놓는 환자들이 이에 해당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 이와 관련된 사례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사례1: 평소 건강하시고 혼자 사시던 60대 할머니가 어느 날 현기증이 나면서 넘어지는 일이 곧잘 생겼습니다. 그 후 가만히 있어도 어지럽고 불편하셔서 큰 병원에 가셔서 검사도 받으셨으나 아무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만 듣게 됩니다. 그 일로 멀리 떨어져 살던 아들과 딸들이 찾아오고, 연락을 자주 하게 되고 따님이 본원에 모시고 온 경우였습니다. 할머니의 신체화 이유를 살펴보면, 평소에는 자주 보기도 어려운 자식들과 손자들의 모습을 아프고 나니까 자주 볼 수 있게 되는 2차적 이익을 얻게 된 것입니다.

사례2: 며칠 전에 수능을 본 재수생의 이야기입니다. 이 친구는 중학교 때부터 시험 때가 되면 설사와 함께 배가 많이 아파서 시험을 못 보는 친구였습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치료를 받았으나 뚜렷한 효과는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치료에 들어가 보니, 중학교 시험기간에 피자를 먹고 심하게 설사를 하고 배가 아파서 고생했던 경험이 무의식에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시험이라는 신호를 받으면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최면을 활용해 무의식 속의 문제들을 해결해 주었습니다. 수능을 보고 어머니가 오셔서 하시는 말씀이 시험 보러 가기 전에 변을 묽게 보고 가긴 했지만, 시험시간 내내 아프지 않았고, 실수도 하지 않고 잘 보았다고 합니다. 이 경우는 과거 경험이 마음 속에 저장돼 어떤 신호를 받을 때마다 신체화되어 나타나는 경우였습니다.

사례3: 40대 후반의 조그만 공장을 운영하던 남자 분의 이야기입니다. 그 분은 어느 날 뜻하지 않은 사고로 한쪽 팔이 롤러에 말려들어가 목숨을 잃을 뻔했으나, 다행히 한쪽 팔만 잃고 목숨은 건진 분이었습니다. 이 분이 호소하신 증상은 꼭 특정 시기만 되면 20여일 간 아무 것도 못 먹고 억지로 먹으면 모두 토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한의학적 치료와 마음치료에 들어가 보니, 그 사고 당시의 충격적 장면이 너무나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이 분은 그때의 충격으로 인하여, 사고가 있던 날이 가까워 올수록 식음을 전폐하는 신체화 증상이 나타난 것이었습니다.

신체화의 정의를 몇 가지 들어보면 “신체화란 의학적으로 원인을 알기 어려운 신체 불편감과 증상들을 경험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호소하는 경향, 그리고 그 원인을 신체 질병에 있다고 생각하고 병원에 가거나 약으로 치료하려는 경향이다.(Lipowski, 1998)" "한 개 이상의 신체 증상을 호소하고, 적절한 의학적 평가를 통해 이 증상이 설명되기 힘들고, 설사 신체적인 병이 있다고 하더라도 신체 증상 때문에 일상생활에서의 곤란이 실제 신체적 병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클 때(Kellner. 1991)" 등이 있다.

한의원에는 검사 상 이상이 없으면서 아프다고 호소하고 정신적으로 의사를 힘들게 하는 환자들이 자주 오는데, 이제는 그들을 의사를 힘들게 하는 환자로 볼 것이 아니라, 신체의 문제와 마음의 문제를 함께 가지고 온 환자구나 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요즘 많이 보급되고 있는 최면, NLP 등 치료방법은 한의사들이 신체화 환자를 볼 때 환자를 이해하고 치료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정훈/ 마음소리한의원 원장

약력
한국 NLP최면한의학회 홍보이사
대한한방신경정신과학회 정회원
형상의학회 정회원
봉독임상연구회 정회원
EFT 과정 수료
국제 공인 최면치료사 과정 수료
국제 공인 NLP프랙티셔너 과정 수료
국제 공인 NLP마스터프랙티셔너 과정 수료
국제 공인 시간선치료 프랙티셔너 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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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천 2011-03-05 20:27:29
쓰신 글을 보고 많이 배웠습니다. 저는 30년전부터 배앓이를 하는데 별다른 약이 없어 지금도 가끔 고생하고 있습니다. 배 오른쪽 부위가 막히곤 하는데, 트름이나 방귀가 나오면 조금 시원해지는데 책을 많이 본다거나 신경쓸 일이 있으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괜찮다가도 그 부분만 생각하면 다시 경직되기 시작하는데, 이것이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신체화 장애인 것 같습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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