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 “발효한약 주도할 핵심세력 부재” 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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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 “발효한약 주도할 핵심세력 부재” 한 목소리
  • 승인 2009.11.0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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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성 기자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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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한약 산발적 활동으로 연구능력․설비자본 등 부족
한의계 “발효한약 주도할 핵심세력 부재” 한 목소리

발효한약에 대한 한의계가 보이는 관심과 연구활동에 비해 이에 대한 논란과 쟁점, 조정 속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발효한약에 대한 정의와 약성 변화에 대한 기준 등이 여전히 정립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의계가 발효한약에 대한 다양한 이견과 논란을 보이는 원인에는 미생물과 유산균에 대한 개념이 기존 약재가 가진 고유한 효과를 변화시키는 예측 불허의 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가장 이상적인 발효란 무엇인가?
동일한 처방효과에 약효 높아야

발효한약 복용 후 가장 이상적인 결과와 치료 목표에 대한 입장은 한의계는 물론 미생물학자나 연구자들도 의견이 일치한다. 발효한약에 대한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던 김동현 경희대학교 약대 미생물학과 교수는 “만약 관절염을 치료할 목적으로 발효한약을 처방했다가 복통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결과가 나온다 해도 원래 의도했던 치료 목표와 다른 결과가 도출되면 심각한 오류가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부분은 후에 안전성 문제에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발효한약이란 원래 의도했던 효과가 그대로 적중하되 그 약효를 높이는데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발효인삼 홍삼보다 활성사포닌이 20배 가량 뛰어나고 생체에서 100% 이용돼 체질에 관계 없이 약효가 탁월하고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연구됐다. 홍국 역시 발효과정에서 효소 가수분해된 활성물질인 ‘Mevinolin acid'이기 때문에 생체 이용률이 탁월하고 부작용도 적다.
김재관 대한발효한약학회 이사(하나한방병원장) 역시 “발효한약이 추구하는 안전성과 유효성 부분을 해결해야 하고 기존 한약의 고유기능이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 동의한다”며 “발효한약은 이러한 부분 외에도 새로운 유효물질 규명을 통해 한약 활성화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기에 언젠가 한의약의 중심축을 이루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호철 경희대 본초학교실 교수는 발효한약에 대한 우려감을 표했다. 그는 “한약이란 본래 몸을 보하는 성분 외에도 사하는 기운이 있기 마련인데 발효과정을 거치면 이러한 고유의 기능이 변할 수도 있다”며 “약재가 발효 후 독성성분 뿐만 아니라 모든 기능을 상실하게 될 수도 있기에 충분한 검증과 규명작업이 선행되기 전까지 발효한약 붐(boom)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발효한약연구 저마다 중구난방
구심점 마련 후 통합체제 필요

발효한약에 대한 논란을 뒤로 하고서라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형태에도 문제점이 지적됐다. 현재 발효한약에 대한 연구형태는 크게 3가지 구분된다. 우선 전탕액에 종균을 배양하는 방식과 연구업체 특허 종균을 구매해 한약재에 배양시키는 방식 그리고 기성 한의서에 기록된 전통 발효방식을 추구하는 방법 등이다.
최근 한의계 판도를 볼 때 종균 배양방식에 대한 관심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관측된다. 최보희 한국발효한약연구소장(하나그린한의원장)은 “발효한약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많은 설비비와 시간, 장소, 조작인력 등이 필요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업체의 종균을 통해 한약을 발효시키는 것이 우선은 합리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발효한약을 연구하는 국내 바이오벤처 연구기관이나 지자체 산학연구기관도 상당수다. 충청북도 제천시는 발효한약을 지역 브랜드로 활성화하기 위해 대한한약발효학회와 세명대 한의대 등과 함께 ‘국제발효한약심포지엄’을 지역 공식 학술대회로 지정해 올해로 3년째 후원과 연구를 지원 중이다.
문제는 이들 연구가 저마다 상업적 차원의 이해논리나 학회 혹은 개인 별로 연구되다 보니 통일된 연구체제를 갖추지 못해 중구난방식의 개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김영수 맑은샘한의원장은 “방식이 어찌됐든 한의사가 미생물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데 애석하게도 이에 대한 규명 연구나 논문이 아직도 미진한 상태”라며 “처음 발효를 시작했을 때도 국내에는 이렇다 할 발효에 대한 논문이나 책이 없어 관련서 대부분을 일본에서나 찾을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발효한약을 연구 중인 한의사와 연구자들 역시 앞으로 발효한약 연구가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는 우선 중심축을 이뤄 통합된 형태의 연구체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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