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장애로부터 우리아이를 지키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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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장애로부터 우리아이를 지키자(2)
  • 승인 2009.07.1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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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성 기자

최진성 기자

cjs5717@http://


김윤희
한방소아과학회 회장, 둔산한방병원 소아청소년센터 교수

민족의학신문 창간 20주년 특별기획II
체계적 통합치료시스템 필요

학습장애를 조기에 발견해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습장애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현재 의료계가 시도 중인 다양한 학습장애 치료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방소아과학회 회장이자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소아청소년센터의 김윤희 교수를 통해 학습장애에 대한 기초적 고찰을 들어봤다.

■ 학습장애와 학습부진은 분명히 다른 개념

김윤희 교수는 먼저 학습장애를 정상군(Normal child & adolescent)에서의 문제와 우울이나 불안 같은 정서적 측면 요인의 학습부진 등으로 구분해 이해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정상군에서 발생하는 학습장애는 공부방법이나 가벼운 정서적 문제나 동기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면 학습부진은 정상지능을 갖고 있지만 가정불화나 빈곤과 같은 사회적 환경적 요인과 강박감,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정서적 요인, 신체적 장애 등으로 인해 자신의 지적능력만큼 학습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문제 요인을 제거하거나 치료하면 정상적인 학업성취도를 보이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며 차이를 구분했다.

■ 과도한 학습량 오히려 학습장애의 원인

그렇다면 최근 들어 학습장애가 급증한 원인과 배경은 무엇일까?
김 교수는 학습장애의 원인으로 유전적 소인, 태아의 뇌 발달 이상, 임신기간 산모의 흡연이나 음주, 기타 약물 등에 의한 영향 즉 신경생물학적 원인과 가족환경, 부모의 교육수준이나 교육방법 같은 환경요인 그리고 인지적 결함 등을 꼽았다. 특히 아동의 과도한 스트레스가 학습장애 급증의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원인이라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아동들도 스트레스를 받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이들도 많겠지만 오히려 아동들이 어른들보다 스트레스로부터 받는 피해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동의 경우 인지능력과 사회적 경험이 아직 충분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피하는 방법이나 이를 해소하는 방법들이 미숙하고 특히 이러한 정신적 능력이 갖춰지기도 전에 과외학습을 통한 과도한 학습은 열등감뿐 아니라 학습된 무력감, 소극적인 저항과 냉담, 무감동의 정서반응을 야기하고 심할 경우 의욕적인 학습을 못하게 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가 자기 공명영상촬영으로 뇌 발달 과정을 촬영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두뇌 발달은 앞에서 뒤로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따라서 효과적인 학습법은 전두엽을 자극하는 과정에서 시작해 후두엽을 자극하는 과정으로 하는 것이 이상적이며 3~6세 사이의 유아들에게는 전두엽의 기능인 사고와 정신발달을 촉진하는 교육에 중점을 두고 종합적이고 다양한 사고를 발달시키는 교육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 학습장애의 다양한 검사법과 한의학적 치료

학습장애의 원인과 유형이 다양하듯 이에 대한 검사법도 매우 다양하고 세분화돼 있다.
학습장애 검사법은 크게 ▲인지기능 평가 ▲주의력 평가 ▲신경심리학적 평가 ▲운동기술평가 ▲학업성취 평가 ▲정서적·행동적 문제 평가 ▲부모나 교사 보고형 평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김 교수는 소아과나 소아신경과에서는 수많은 검사들 중 주로 인지기능 및 신경심리학적 평가가 시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지기능 평가는 지능검사에 해당되며 아동용 웩슬러 지능검사와 K-ABS, 유아 아동용 그림 지능 검사 등이 대표적이다.

신경심리학적 평가방법에는 시각·운동 통합 발달 검사(VMI), 벤더-게스탈트 검사(BGT), ROCF, 한국판 아동용 Stroop 색·단어 검사 등이 있다.
김 교수는 특히 학습치료의 경우 학습동기와 주의집중력, 기억, 읽기 및 필기, 사고력, 학업스트레스, 시간관리 등이 그 근간을 이루며 약물처치 같은 의학적인 개입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 학습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상담·치료 및 교육이 가능한 심리학자나 특수교육자가 있는 연구소나 상담센터를 찾을 것을 권장했다.

한의학적 치료법으로 김 교수는 “학습부진과 스트레스를 치료하기 위해 뇌를 치료하는 청뇌탕과 총명탕, 심장과 비장을 다스려 주는 안신탕과 불안감을 제거해주는 귀비탕, 열이 많아 과잉행동과 주의력이 산만해질 때 火를 가라앉히고 水를 補하는 청간소요산지제 등을 이용해 약물치료를 하며 기혈순환을 바로 잡고 水와 火의 균형과 정신안정을 위한 침치료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 한의학적 치료이론과 일치, 새로운 진료영역 기대

김 교수는 학습장애의 효과적인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양한 유형의 학습관련 문제를 보다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평가체계의 개발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우선 국내 교육 환경에 적합한 학습치료 프로그램과 단계적 치료 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학습에 대한 문제는 다양한 원인들로 인한 특성으로 의사만의 독점적인 치료영역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여러 학습 전문가들로 구성된 보다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의 개발이 절실히 필요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렇다면 과연 학습장애가 한의계의 새로운 진료영역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을까? 김 교수는 이 질문에 긍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한의학적인 측면으로 학습장애를 치료하는 것을 좀 어려워하거나 생소하게 생각하는 한의사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학습의 문제가 한의학적으로 전증(癲症), 광증(狂症), 매(呆), 건망(健忘), 어지(語遲), 소아다동증(小兒多動症) 등에 해당하고, 소아의 지력(智力)은 神, 心, 腦, 腎, 精에 해당합니다. 한의치료의 최대 장점은 심신일여(心身一如)의 관점에서 정신과 육체를 분리하지 않는 치료이론에 기초하고 있으며 심리치료 또한 그 같은 자연관, 생명관을 포함하고 있는 것을 이해하고 이에 移精變氣療法(울체된 기분을 풀어주고), 至言高論療法(질환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지식을 설명하고 교육을 하는), 五志相勝療法(핵심 七精에 따라 치료법을 달리하는) 등을 이용한 전통한방상담요법 등은 우리의 새로운 진료영역에 환한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지난 17여년 동안 아동을 전문적으로 치료해온 경험에 비춰 아동 치료 시 그 어떤 질환도 부모나 가족의 도움이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며 “(이런 측면에서) 한의사들은 한 가족의 치료자로서 대단한 능력을 이미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계속>

민족의학신문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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