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일간지에서 2020년 우리의 문화에 대한 가상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 기사는 모든 지구촌의 문화가 하나의 잡탕으로 만들어질 것이란 내용이었다. 하지만 최근 통일되고 획일된 문화를 강요하는 서구문명이 얼마나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고, 각 민족간의 갈등을 심화시키는지 우리는 보고 있다. 그리고 우린 인간이나 동식물의 생존이나 번영에 있어 다양성의 보존이 얼마나 소중한 문제이며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 과제임을 떠올리며, 그 기사를 황급히 넘긴 기억이 난다.
제목에서도 이미 눈치챌 수 있듯이 이 책은 통계와 관련된 내용이다. 이 책은 뚜렷한 저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e 메일로 떠돌아다니는 내용을 한 사람이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책의 대부분 내용은 ‘성장의 한계’, ‘한계를 넘어서’ 등을 저술한 환경운동가 도넬라 메도스박사의 세계시민이란 제목의 신문 연재 칼럼을 토대로 한 것이다.
사실 이 책을 다 읽는 데에는 꼼꼼히 읽어도 20∼30분 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하다. 한편 이 책이 남겨주는 우리 지구의 환경문제(자연 보호 차원의 환경이 아닌 인간을 둘러싼 모든 환경)는 몇 시간의 고민으로도 해결되지 않는다. 아니 사회적인 공감은 차치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데에도 며칠 몇 달 이상 걸릴 것이다.
내용은 먼저 모든 지구인의 성비, 인종, 종교, 언어 등을 가볍게 다루면서 시작한다. 그 이후 자본과 에너지, 식량의 소유, 교육 수준 등에 대해서 다룬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범죄에 대한 통계가 등장한다.
그러나 이 책의 감동은 이런 단편적이고 극도로 집약시킨 통계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세계인으로 함께 살아가는 기초적인 소양을 생각하게 한다는 점이다. 다음 문장은 바로 이 글들이 왜 쓰여졌는지 가늠하게 하는 대목이다.
‘별의별 사람이 다 모여 사는 이 마을에서는/ 당신과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일,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일/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일들을 안다는 것이 가장 소중합니다’.
또 마지막 대목에선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공동의 삶을 누려야 하는지도 나름의 길을 제시한다.
‘먼저 당신이 사랑하세요/ 이 마을에 살고 있는 당신과 다른 모든 이들을/ 진정으로 나, 그리고 우리가 이 마을을 사랑해야 함을 알고 있다면/ 정말로 아직은 늦지 않았습니다/ 우리를 갈라놓는 비열한 힘으로부터/ 이 마을을 꼭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꼭’
우리나 나를 잘 아는 것은 이 세상을 제대로 지키고 발전시키는 출발이며, 가장 기본적인 발상이다. 또 인간이 지구 환경을 개발하고 성숙시켜야 하는 자연으로부터 분리된 선민이 아니라, 그 스스로 자연의 하나일 뿐임을 깨닫는 일이야말로 환경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코드가 아닌가 싶다.
이케다 가요코 구성
국일미디어 刊
김 희 재 (서울 김희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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