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의 원인, 진단, 치료 및 관리
상태바
치매의 원인, 진단, 치료 및 관리
  • 승인 2008.11.14 13: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노화에 따른 精과 血 부족이 주원인

요즘 베토벤바이러스라는 드라마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소재의 신선함, 극본의 완성도와 함께 연기자의 수준 높은 연기력이 극의 재미를 더하는 듯하다.
그 중 치매환자로 분한 이순재 씨의 연기는 극의 전개를 탄탄하게 하는 노련한 조연의 힘이 무엇인가를 새삼 느끼게 한다. 외인부대 같은 극단의 특징을 표현하기 위해 극적요소로 설정된 역할이겠지만 임상한의사로서 느끼는 감회는 사회전반에 점점 드리워지고 있는 사회고령화의 한 단면을 보는 데서 오는 생뚱맞은 걱정이다.

인간의 고령화는 의학의 발전, 위생환경의 개선, 사회구조의 변화 등으로 인해 가속화되고 있고, 선진국, 상위개도국을 중심으로 한 저출산과 맞물려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1970년대에 5~6명의 자식이 50~60세까지 사는 부모를 부양하면 되었던 시절에서 2020년대에는 1명의 자식이 100세까지 사는 부모, 조부모, 외조부모를 모두 부양해야 하는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런 사회 고령화와 함께 노년기 질환, 즉 치매, 우울증 역시 중요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치매는 원래 있었던 정신기능이 쇠퇴하는 것이 주된 특징인 질환으로 매우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내는데, 기억력과 방향, 시간에 대한 개념이 떨어지고 말하는 능력, 계산하는 능력이 저하되며 판단력도 떨어지는 ‘인지증상’과 우울, 불안, 착각, 배회, 환각, 망상, 대소변실금 등의 ‘행동심리적 증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환자들은 치매초기에 기억력, 판단력 저하 등에 대해 스스로 조금씩 느끼기 때문에 괴로워한다. 그래서 어떤 경우는 당황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화를 내기도 한다. 더 진행되면 이런 인지증상이 더 심해지고 병식도 없어지며 점차 인격의 변화도 생기게 된다. 이때부터는 환자보다는 보호자가 힘들어진다. 점점 더 어린아이처럼 되고 인격이 황폐화되어 말기에는 거의 누워 있는 상태가 되고 결국 폐렴, 요로감염 등으로 사망하게 된다. 보통 일반적 치매의 경우는 발병에서 사망까지의 기간이 10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 인지적 증상보다 행동심리적 증상이 더 문제

그런데, 인지증상이 치매의 중심증상이고 이 증상의 개선여부가 치매의 호전, 악화를 결정하지만 환자를 간병하는 보호자를 힘들게 하는 것은 바로 ‘행동심리적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환자가 기억하지 못한다고, 계산하지 못한다고 해도 보호자는 많이 힘들지 않다.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이렇게 되었구나 하는 정도의 슬픔은 있겠지만 보통은 쉽게 적응할 수 있게 된다. 정작 보호자를 고통으로 내모는 것은 환자의 행동심리적 증상으로 밤새 집안을 돌아다니거나, 음식을 장롱에 숨겨놓는다거나, 누가 죽이려 한다고 말하거나 하는 이상행동이다.

이런 증상은 보호자를 쉽게 지치게 하여 가족 간의 여러 가지 문제를 발생시킨다. 치료에서 행동심리적 증상의 개선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런 점이다.
치매의 진단을 위해서는 증상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한데, 여러 가지 질문지형태의 검사도구들이 임상에서 활용되고 있다. 보조적으로 뇌단층촬영검사, 임상병리검사 등도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치매증상이 있다고 판단되면 병원에서 이런 검사를 받아 적절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렇다면 치매의 원인은 무엇인가?
동의보감에 의하면 늙는 것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기초물질인 정(精)과 혈(血)이 적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치매는 노화와 밀접한 질환이고 정과 혈이 부족해지는데 가장 근본이 되는 장기는 간장(肝臟)과 신장(腎臟)이므로 간신의 정혈이 부족해지는 것이 중심원인이다. 이외 몸 전체적으로 기혈(氣血)이 함께 부족해지거나, 노폐물이라고 할 수 있는 담음(痰飮)이나 비정상적인 혈액인 어혈(瘀血)이 쌓여 뇌의 정상적인 활동을 가로막거나 해서 발생한다. 한편, 서양의학에서는 알츠하이머병과 중풍이 가장 중요한 원인질환으로 전체 환자의 약 60%가 알츠하이머병, 약 20%는 중풍에 의한 치매라고 한다.

■ 침치료와 정신요법 병행

따라서 치매의 한방치료는 정혈을 보충하는 것을 중심으로 하는 약물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기본이다. 필자의 경우는 치료 전 치매증상의 정도를 파악하는 검사를 실시하고 6개월 단위로 약물투여를 한 후 재검사를 실시하여 치매의 호전여부를 평가하고 있다. 이외 다양한 증상에 따라 침치료, 정신요법 등을 병행할 수 있다. 정신요법은 감정의 기복이 심하거나 증상에 대해 불안을 느끼거나 적응능력의 저하 때문에 심리적 문제를 나타내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이정변기요법, 오지상승위치요법, 자율훈련법 등 한의학적 정신요법이 활용된다.

치매는 정혈이 부족해지는 노화과정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질환이므로 예방이 쉽지 않다. 양방적으로도 알츠하이머병에 대해서는 아직 예방법이 없다. 다만 정혈을 함부로 소모하지 않도록 과로나 과도한 스트레스, 음주는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 적절한 운동과 두뇌활동, 다양한 취미생활, 충분한 수면을 유지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되겠다. 구체적으로 친구만나기, 산이나 강 이름 외우기, 일기쓰기, 주기적인 음악 감상, 미술 감상 등을 권할 수 있다.

■ 적절한 운동·두뇌활동은 예방에 도움

치매는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관리가 더더욱 중요한 질병이다. 치매환자 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환자의 존엄성 유지, 정서 안정, 건강상태 유지이다. 아직도 가족, 사회에 필요한 존재라는 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적절한 식사, 운동, 위생관리가 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최근 치매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사회, 국가적 문제라는 인식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치매가정은 노인장기요양보험이나 요양기관과의 적절한 도움을 받는 등 보다 효율적인 치매환자 관리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치매에 대한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예방과 검진, 치료 등 종합관리대책을 발표하면서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정말이지 치매는 전쟁이라도 치루어야 할 만큼 심각한 문제가 되어 버렸고 치매를 치료하는 임상의로서 정부의 이번 정책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국가의 전폭적 지원과 사회의 전향적 관심, 의학계의 지속적 연구를 통해 치매를 정복하고 모든 국민이 9988(구십구세까지 팔팔하게)로 사는 건강한 대한민국이 실현되는 바람을 가져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