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신용협동조합 탐방기] 2. 대구한의사신협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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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신용협동조합 탐방기] 2. 대구한의사신협 편
  • 승인 2008.07.1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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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6일 새벽에 서울을 떠나 마산에 도착한 우리는 경남 한의사 신협에서 한의사 신협의 실제적 운영에 관한 많은 정보와 업무를 듣고 보게 되었다. 점심식사 후 2시경 일행은 대구 한의사 신협을 가기 위해 서둘러야 했다. 왜냐하면 배태현 대구 한의사 신협 전무님과의 약속시간을 지켜야 했기 때문이다. 오후 4시경 대구 신협에 도착했다. 약속시간 보다 다소 늦게 도착하였지만 따뜻하게 일행을 맞이해 주셨다.

대구신협의 양해와 협조를 구하고 급하게 새로 구입한 디지털 카메라로 자체적으로 보유한 신협 빌딩의 전경과 거대한 위엄을 간직한 금고 등 내부 이곳저곳을 사진에 담았다. 대구신협에서도 경남신협과 마찬가지로 미리 전달 드렸던 방문 질의서 내용에 대한 답변을 듣고 설립 초기의 힘들었던 상황과 영업적인 구조에 관한 이야기들을 충분히 들을 수 있었다.

대구 한의사 신협은 1991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았다. 대구 경북 지역 한의사 회원들의 복리향상을 위해 전국 최초로 한의사 신용협동조합이 탄생했었던 것이다. 타 의료단체 신협이 1970년대 결성된 것에 비하여 한의사 신협은 15년 이상 늦게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구 신협의 경우, 설립 초기에는 신협이 ‘스스로 내꺼다’ 라는 의식을 가진 지역 한의사회의 조합원들이 무척 많았었다고 한다. 한의과대학이 늘어나고 젊은 회원들이 급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결속력에서 조금 소원해진 느낌은 있지만, 지금까지도 역시 많은 조합원들의 참여로 인해 현재 800여 곳의 지역 한의원 중에서 650곳의 한의원이 신협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고 한다.

은행과 달리 한의사 신협은 여러 가지 고유한 특성상 파출직원을 두고 있다. 파출직원들은 환자를 진료하기에 바쁜 원장선생님들을 대신해서 대출업무나 예금업무를 돕기 위해 직접 한의원을 방문하는 도우미다. 신협은 ‘한사람은 만인을 위해서, 만인은 한사람을 위해서 일한다’는 표어에 걸맞게 사람중심으로 일한다.

협동조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성실하고 정직한 영업활동을 통해 꾸준히 발전한 결과, 90년대 말에는 자체적인 신협 빌딩을 구입하기에 까지 이르렀다. 1층에서는 신협이 업무를 하고 있으며, 2층에는 대구한의사회가 입주하고 있다. 현재 대구 한의사 신협은 마산의 경남 한의사 신협과 마찬가지로 지역 한의사회와의 여러 가지 협조적 활동을 통하여 회원의 권리와 복지향상과 위상을 업그레이드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대구신협에서 하는 업무는 예금 업무 외에도 신용대출, 한의원에서 결제하는 신용카드 단말기 무료대여, 인터넷뱅킹 등 각종 전자 금융 서비스 업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전문직 한의사는 정확한 은퇴의 시기가 불명확하고 퇴직의 개념이 없어 은퇴이후 또는 휴식기에 안정적인 수익이 없다. 이때 공제사업을 통해서 안정적인 기반을 다질 수가 있다. 동일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경제적 위험이나 예측치 못한 사고에 대한 상호구제를 목적으로 이루어진 사업인데 대구 한의사 신협에서는 이러한 공제사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그 결과로 수년 동안 신협 중앙회의 표창도 연속해서 받았다고 한다.

최근에는 주변에서 발생한 한의원 화재사고로 화재보험에 대한 수요도 많이 늘었다고 한다. 약탕기 등 한의원 내에는 화재에 취약한 요소들이 많아서 그러한 화재 사고가 나면 대책없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데 주변에 이러한 동료들의 화재 경험을 보고 요즘은 그에 대한 대비책으로 많은 회원들이 가입 신청을 한다고 한다.

한의사 신협이 잘 운영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의 질문에 대해서 오랜 실무경험자로서 배태현 전무님은 조합원이나 지역 한의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전제되어야 하며 신협의 발전이 결국 회원의 발전임을 조합원이나 한의사 회원들이 인식하는 것이 “신협 성공의 출발점”이라고 하였다. 출자 액수의 대소에 관계없이 한의사 회원과 그 가족, 한의원 직원들 각각이 1개의 신협통장을 갖는 참여의지와 주인의식만 있다면 한의사 신협은 잘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이번 방문을 통해 현실적으로 확신하였다.

최근 모든 경제 상황들이 매우 어려워지면서 한의원 자체의 경영에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한의원 경영의 다각화뿐만 아니라 금융전반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금융’이란 화두를 무시하고는 우리 사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스스로 한의사가 되어 사회에 첫발을 디디면서 개원을 하는 순간부터 금융거래가 시작되게 된다. 은행을 통해 개원자금을 마련하고 운전자금도 일으켜야 한다.

은행은 철저히 영리추구를 최고 우선 목적으로 하며 그 주체가 돈이 되는 자본결합체이다. 그러나 한의사 신협은 접근방식에서 시각이 전혀 다르다. 신협이 돈을 매개체로 하는 것은 은행과 유사하지만 조합원들에 의해 공동 유대관계라는 결속력을 기반으로 형성되어진 인격적 결합체이다. 신협 구성의 중심이 사람이기 때문에 돈에만 최고 목적을 두는 은행과는 출발부터가 커다란 차이가 있는 것이다.

우리 한의사는 한의학을 매개체로 한 의료인이다. 의료라는 동일한 직업에 종사하면서 인간의 질병과 생명을 다룬다는 근원적 사명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소명은 돈에 있지 않다. 우리는 의료를 통하여 돈을 벌지만 잘못 사용하거나 무관심하면 돈으로 인해 큰 고통을 받을 수 있다. 돈이 목적이 될 수 없지만 돈은 귀중한 자산이기 때문에 운영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한의사의 자본으로 신협을 설립하고 상호부조를 일으켜 안정적인 기반을 다지는 것은 한의사 사회의 전체와 개인적인 위상을 높일 뿐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 지역사회, 국가발전에도 역할자로서의 도움이 되어 애국자가 될 수 있는 일거양득의 기회인 것이다. 〈끝〉

김이현
(가칭)한의사 신협 설립추진위원회 위원
서울 강남구 상당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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