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기업 열전(19) - (주)아이나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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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기업 열전(19) - (주)아이나노스
  • 승인 2008.04.1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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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은 한의사의 무기, 우린 무기 제련사”

■ 특허출원 국내 2인자

“지금 거래하고 있는 한방의료기관은 약 500곳 정도 되지만 3년만 지나보세요. 시장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 겁니다. 다른 회사들도 변화하는 시대의 상황에 따라 새로운 침을 내 놓아야 할 것이고, 우리가 먼저 시작했으니 우리가 앞서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까?”
아이나노스 양원동 대표(45·사진)는 아주 자신 있다는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버터 냄새(?)가 조금 풍기는 그의 얼굴은 처음 만났는데도 매우 친숙했다.

“‘구마적’, 이제 아주 익숙해요. 주점에서 옆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이 사인해 달라고 하고, 서비스도 더 나오고, 값도 깎아주는 걸요.”
양 대표는 자신의 외모 덕분에 거래 상대방에 깊은 인식을 심겨줬다고 말했다. 얼굴에 점 하나만 찍으면 드라마 야인시대에 ‘구마적’으로 나왔던 연기자 이원종 씨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지적이거나 수려한 외모는 아닌 듯 한데 예상외로 양 대표는 612건의 특허 출원 기록을 갖고 있는 국내 발명특허 출원부문 2인자였다.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관찰하며,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될 때는 저돌적으로 연구개발을 감행하고, 산업화를 밀어 붙이는 뚝심의 소유자다. 아이나노스는 이러한 그의 성품이 이루어낸 작품이다. 아이나노스는 현재 서울 구로동과 독산동 두 곳에 회사를 두고, 약 20명의 직원들이 나노침 생산과 판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탕전용 정수 시스템 개발

은나노 침이 한의계에 본격적으로 선보인 것은 1년이 조금 넘지만 양 대표가 한의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3년 (주)월드린부터로 벌써 15년이 지나고 있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사건으로 수돗물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었고, 한의사들은 조금이나마 환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생수를 사다 날랐다. 정수기가 있기는 했지만 한의원의 물 사용량을 감당할 수 없었다. 이것에 착안해 대용량 정수 시스템을 개발하게 된 것이 한의계와의 인연이다. 5년 후에는 이를 이용해 치과용 워터시스템을 개발, 치과 의료계에 선풍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다.

양 대표는 “탕전수의 상태에 따라 약의 효능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고, 탕전수의 개선에 일익을 했다는 데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대학한방병원을 비롯해 수천 곳의 한방의료기관에 자신의 정수기가 들어가 있다고 은근슬쩍 자랑을 늘어놓았다. 모든 광고나 영업을 중단한지 꽤 됐는데도 아직도 주문이 들어와 그때마다 조립해 납품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00년경 TV 인기 연예인 부부가 수중분만을 통해 아이를 출산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었다. 물과 관련된 시스템에 관심이 많았던 양 대표도 곧 수중분만 시스템 개발에 들어갔고, 2001년도에 제조허가를 받았다. 주물을 제작하고 몇 차례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제품을 개발했다. 하지만 2003년 사업을 중단하기 까지 판매된 것은 단 1대.
당시 10억원하던 서울 강남 대치동 아파트를 팔아 생산시설에 투자했다. 그땐 엄청난 돈이 굴러들어 올 것이라고 좋아 했는데 지금은 그 이야기만 나오면 부인 앞에 머리를 들 수 없다고 말한다.

■ 성장 가능성 확신으로 ‘침’ 선택

항상 생활 속에서 발명의 테마를 찾고, 사업을 추진했던 양 대표가 이번에 선택한 것은 침이었다. 나노침 사업을 펼치기 위해 뜻을 함께하는 한의사들과 함께 2006년 아이나노스를 설립했다.
월드린의 매출규모로 볼 때 치과용 시스템이 훨씬 컷지만 이를 접고 ‘침’을 선택한 것은 한의사들과 ‘첫 인연’을 맺은 것도 있지만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심감이 때문이었다. 매일 한의사들과 만나 이야기 하면서 생활 속에서 발명 거리를 찾던 그에게 ‘침’이 눈에 뜨인 것이다.

침은 한의사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무기이다. 그러나 현대과학이 발전하면서 침술에 대한 임상효과는 검증돼 가겠지만 거꾸로 시술기구에 대한 안전성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국의 모든 한방의료기관이 일회용 침으로 시술하고 있으나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자신할 수 없었다. 모 시·도지부 한의사회에서 일회용침을 현미경으로 촬영한 결과 기름때와 침첨의 연마가 매끄럽지 않아 환자에게 통증을 줄 뿐 아니라 시술자에게도 부담을 준다는 것이 확인됐다.

나노침을 사용해 본 한의사들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러나 일반침 가격이 개당 12원 정도인데 비해 나노침은 14원이고, 엔 값 상승으로 어쩔 수 없이 곧 18원 정도로 가격을 올린다는 계획이어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나노침의 원자재, 강선은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 오고 있다.
양 대표는 “일본의 경우 개당 180원씩하는 고가 침도 소비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가격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여러 명의 한의사들과 침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한 결과 침을 은나노 입자로 두 차례에 걸쳐 코팅을 하고 침첨의 연마 과정에서 한 단계를 추가하는 기술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아이나노스는 한의사의 최대 무기를 만드는 제련사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아이나노스 양원동 대표의 머릿속에는 등산용 지팡이의 문제점을 개선한 제품을 사업화하는 것 등 무궁무진한 소재들로 들어차 있지만 한의계에 첫발을 담근 이상 지금은 한의사와 함께 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은나노침의 확산에 주력할 생각이다.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jemin@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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