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한국사회의 변동양상과 한의계의 미래전망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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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한국사회의 변동양상과 한의계의 미래전망③
  • 승인 2008.03.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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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심·뇌혈관질환 유병률·사망률 급증 추세
“국민의료비를 줄여라” 질병예방사업 봇물

의료분야에서 한국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을까? 다양한 분석을 해볼 수 있지만 국제비교를 통해 접근해보면 그 실상을 어느 정도 추정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인구구조적 측면에서 보면 노인인구가 증가한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2005년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비율이 9.1%로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2030년에는 전체 인구의 1/4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산율은 최근 다소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하지만 2005년도 합계출산율이 1.08명으로 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어서 향후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의료이용 측면에서는 우리나라의 의료이용 수준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의료비 지출이나 의료이용 측면에서 외래 비중이 입원 비중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경증질환에 대한 의료낭비가 의심된다고 추정하고 있다.
건강위험요인의 측면에서 보면 음주소비량은 OECD 국가의 평균 이하로 나타난 반면 남성의 흡연율은 최고 수준으로 그에 따른 폐암 사망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 외적 건강은 상위, 질적 건강은 하위

국민건강 수준 측면에서는 한 국가의 건강수준을 나타내는 보건지표인 기대수명이나 영아 사망률은 국제기준에서 상위권인 반면 기대수명과 건강기대수명의 차이가 큰 것으로 미루어 국민들이 생존기간 중 질병이나 상해로 고생하는 기간이 긴 것으로 나타났다. 즉, 외적인 측면에서 국민들의 건강수준은 높으나 질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건강수준은 하위에 속한다는 것이다.
이를 다시 보건지출의 측면에서 접근하면 2005년도 국민의료비 수준은 GDP 대비 6.0%로 선진국에 비해 가장 낮은 수준이나 국민들이 직접 부담해야 하는 본인부담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증가속도가 지속된다면 국민의료비에 대한 국민의 부담이 너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종합하면 우리나라의 보건의료시스템은 치료위주로 정립되어 있어 외적인 건강수준에서는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지만 질적인 수준인 건강한 삶의 질 측면에서는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는 것이다.
이런 분석이 타당하다면 향후 국가의 보건의료정책은 건강증진정책에 초점을 맞출 것이고, 주요 대상은 노인보건정책이 되며, 비용측면에서는 노인인구의 증가에 따라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의료비의 절감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 사망률로 본 질병의 추이

국민의료비는 질병발생과 불가분의 연관을 맺고 있어 질환별 사망률을 보면 국민의료비의 규모를 예측할 수 있음은 물론 국가정책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2006년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사망률 1위를 차지한 질환은 암이었다. 암은 사망자 구성비 중 27.0%를 차지했다. 2위는 뇌혈관질환(12.3%), 3위는 심장질환(8.3%), 4위는 당뇨병(4.8%)였다. 고혈압성질환은 1.9%로 9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사망률 순위 1위인 암은 모든 악성종양을 포괄한 것이어서 단일 질환으로는 뇌혈관질환(뇌졸중)이 사망원인 1위를 차지했다.

이중 사망원인 2, 3, 4, 9위인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6만 6천541명이며, 이는 전체 사망자의 27.3%로 사망원인 1위인 암 사망률 27.0%를 상회했다. 결국 전체 사망자의 54.3%가 암과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자인 셈이다.
10만명당 뇌졸중 사망자 수는 우리나라는 113.9명으로 일본 55.2명, 미국 41.1명의 2배 이상이나 되었다.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률도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 당뇨병은 매년 50만명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률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급속한 고령화와 생활습관의 변화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심·뇌혈관의 선행질환도 증가하고 있다. 30세 이상 인구의 고혈압 유병률도 1995년 22%에서 2001년 30%로 높아졌다. 이중 65세 이상 노인은 고혈압 유병률이 50% 이상으로 조사됐다.
이화여대 순환기내과 신길자 교수는 고혈압 인구가 매년 60만명 넘게 늘어나 2010년이면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수가 824만명(실제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고혈압의 증가는 결과적으로 고혈압 치료제 시장의 팽창을 가져왔다.

이에 따라 2000년 2900억원, 2004년 6400억원대이던 고혈압 치료제 시장은 2007년말 1조원대를 넘긴 것으로 추정됐다. 9조원대의 국내 의약품 시장에서 단일 품목으로 1조원 대를 돌파한 것이다. 고혈압 환자의 급증은 고혈압 판정기준의 하향조정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국민의 질병양태를 가늠해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에는 천식과 아토피의 유병률도 급증해 국가적 관심을 끄는 질병이 됐다. 1천명당 천식의 유병률은 2001년 12.9명에서 2005년 23.3명으로 111% 증가했으며, 아토피 유병률은 2001년 12.0명에서 2005년 91.4명으로 661% 증가했다.

■ 부쩍 증가한 정부의 예방대책

질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정부는 최근 들어 국가 차원의 예방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이들 질환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너무 커 국민의 의료비 지출을 압박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는 암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5조 6천억원, 심·뇌혈관질환은 5조 2천억원, 골다공증 및 근골격계 관련 질환은 2조 2천억원으로 추계했다. 이중 심뇌혈관질환에 대한 요양 급여비용은 2004년에 1조 5천억원이었다.

정부는 위험요인을 적정관리만 하면 질환의 발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고 보아 암, 심·뇌혈관질환, 호흡기질환, 근골격계질환, 정신질환, 전염성질환을 국가중점관리 주요 질환으로 선정하고 이들 질환에 대한 예방사업에 착수했다.
암 관리 프로젝트는 물론이고 심·뇌혈관질환 종합대책, 천식·아토피 예방관리 캠페인, 골다공증 유병조사, 인공임신중절의 예방과 감소를 위한 법적·제도적 개선방안 모색 등이 추진된다. 이들 사업들은 하나같이 정부의 예산이 집중 투입되고 있는 양상이다. <계속>

민족의학신문 김승진 기자 sjkim@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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