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재] 형상의학회, 네팔 오지마을에 仁術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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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취재] 형상의학회, 네팔 오지마을에 仁術심다
  • 승인 2008.03.0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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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의 세계화 불씨 계승

□ 본지 강은희 기자 현지동행 취재기 □

■ 나마스떼! 네팔

“나마스떼! 안녕하세요. 여기는 가난하지만 마음이 부자인 나라 네팔입니다.”
대한형상의학회는 2월 21~28일 세계 10대 최빈국 중의 하나로 꼽히는 네팔의 오지마을에서 해외의료봉사를 실시했다.
학회회원 10명과 가족으로 구성된 17명의 의료봉사팀은 2월 21일 오전 7시30분 인천공항에 집결해 대한항공 KE695편 네팔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성민규 학회 총무이사는 “형상의학회가 지금까지 이뤄온 성공적인 역량을 사회에 환원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 인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네팔의료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나우단다에서의 첫날 의료봉사

6시간 30분 가량 걸려 도착한 네팔에서의 첫날은 수도인 카트만두 소재 솔티호텔에서 하루를 묵고, 다음날 오전 9시경 네팔 국내선 예티(Yeti 히말라야에 살고 있다는 네팔전설의 雪人) 경비행기를 이용해 네팔 제2의 도시 포카라로 이동했다. 일행은 낮12시경 포카라 숙소에 짐을 풀고 곧바로 한국에서 준비해 간 침과 곽향정기산·내소산·오적산 등 8종의 한약제제를 포함한 의료물품들을 챙겨 첫 번째 의료봉사지인 나우단다로 향했다.

안나푸르나를 거쳐 1시간여 걸려 도착한 마을엔 마을촌장들과 현지 주민들이 나와 꽃목걸이를 걸어주며 대대적인 환영행사로 일행을 맞았다. 특별히 현지의 스쿠란담 문화관광부장관이 나와 주민들에게 한의학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네팔에는 한의대는 없으나 중국인들이 국경을 넘어 자주 왕래하고 있어 침술로 치료하는 한의원들은 조금 있는 편이라고 했다.

네팔의 전체인구는 2500만명으로 힌두교를 국교로 삼고 있다. 전 인구의 의료혜택이 6%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문맹률이 70% 이상에 달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다. 도시에 대형병원이 몇 개 있지만 지방은 의료혜택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형편이다.

첫날, 이른 새벽부터 500명의 환자들이 몰려들었다. 대부분 40~50대의 연령층으로 두통과 어깨, 허리와 다리 통증, 소화불량 등의 문제를 호소했다. 이날 의료봉사에는 70여명의 학생들이 자원봉사를 나와 진료접수와 식사준비를 도왔다. 어깨와 팔 통증을 호소했던 쩐드라 갈리(73) 할머니는 “어깨와 팔이 아파 잘 움직이지 못했는데 침을 맞으니 좋다”며 한의사들에게 “단야밧! 단야밧!”(감사합니다) 감사의 인사를 몇 번이고 전한 후에야 집으로 돌아갔다.

첫날 의료봉사를 마치고 가진 결과보고에서 환자들의 눈빛을 맞추며 진료하려 노력했다는 은종원 원장은 “모두가 협력을 잘해 출발이 좋았다”고 평가했으며, 백근기 원장은 “의료봉사를 통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남기수 원장은 “마지막 남은 한사람까지 치료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 현지주민과 교감나눈 베라바리 의료봉사

이튿날 남은 의료봉사를 위해 자동차 한대 겨우 지나갈만한 비포장도로를 지나 냇물이 흐르는 강가와 자갈밭길을 가로질러 1시간 30분 걸려 도착한 곳은 베라바리(양을 기르고 밭농사를 많이 했다고 붙여진 이름)라는 지역이었다. 이곳에도 23~24일 이틀간 입소문을 타고 약 900명의 환자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약제팀에서 의료봉사를 도운 22살의 대학생 쁘렘 씨는 “한국의 의료봉사단이 와서 너무 행복하다. 대학에서 비즈니스를 공부하는데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 가서 공부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의료봉사 마지막 날인 24일 팀원들은 20명 남짓 겨우 탈 수 있는 비좁은 버스를 타고 험난한 시골길 오지마을을 가면서도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을 환자들을 위해 네팔어 연습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제주가 고향인 한의사 이상훈 씨는 “어릴적 서양의사들에게 받은 혜택을 이곳 사람들에게 갚는 느낌”이라며 “내가 가진 기술로 작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 한 번의 치료로 많이 좋아질 순 없지만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기꺼이 동참하고 싶다”고 했다.

23~24일 이틀간 이뤄진 의료봉사에서 남자들은 힘든 농사일로 독한 담배를 피거나 음주로 인한 호흡기질환을, 여성들은 못 먹고 물을 긷거나 뗄나무를 옮기는 등 고강도의 노동으로 위장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았다.
한의사들은 대부분 의료봉사 3일간 매일 5시간이 넘도록 허리한번 제대로 펼 새 없이 진료에 임했다. 의료봉사를 마친 팀원들은 어려운 현지 학생들을 위해 즉석 모금한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 형상의학 및 한의학의 세계화가 목적

네팔 의료봉사단을 이끈 정행규 전 형상의학회장(서울 본디올 홍제서초한의원)은 “이번 의료봉사를 통해 형상의학과 우리의 문화도 알리고, 진료하면서 현지인들과 느낌을 교환할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번 의료봉사에 대해 “형상의학회가 해외의료봉사를 하는 이유는 한의학의 세계화”라면서 “이러한 의료봉사가 앞으로도 꾸준히 이뤄지고, 학회가 베풀 수 있는 원행들이 진행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 네팔 해외의료봉사 참여 한의사

▲정행규(55·서울 본디올 홍제서초한의원 대표원장) ▲김혜경(56·서울 본디올 강남한의원장) ▲은종원(51·경기 인제당한의원장) ▲남기수(50·부산 본디올 청학한의원장) ▲백근기(48·서울 본디올 경희한의원장) ▲심태욱(43·경남 지리산 쌍계한의원장) ▲이상훈(41·경기 광동한의원장) ▲손영재(36·서울 본디올 홍제서초한의원 부원장) ▲성민규(30·서울 본디올 홍제관악한의원장) ▲박정의(25·서울 본디올 대치한의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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