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331] 晉寓神方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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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331] 晉寓神方①
  • 승인 2007.04.0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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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醫寶鑑』의 무대, 山淸의 한의학

다소 생경한 이름의 이 책은 세상에 처음 공개되는 조선 후기 지방 명의의 경험방서이다. 겉표지 다음의 내지에는 ‘著作者 山淸郡紫陽里 許醫’라고 되어 있고 書寫人은 ‘晋州郡二班城□□…… 權□□’라고 써 있다. 앞쪽의 상당 부분이 다소 손괴되어 있고 겉표지는 『書傳』의 표지를 접어서 재활용한 것으로 소장자가 다시 改裝한 것이어서 겉모습에서도 風霜의 세월을 느낄 수 있다.

본문의 수록내용을 목록에 의거하여 살펴보면 養性延年과 養老가 가장 먼저 배치되어 있어 저자가 얼마큼 예방과 건강장수를 중시했는지 알 수 있다. 이어 精, 氣, 神, 血夢, 聲音 등 『동의보감』 내경편의 차서에 따라 병증항목이 설정되어 있다.
소변, 대변 다음으로는 頭面眼耳로부터 前陰, 後陰에 이르기까지 외형편의 병증항목이 잇달아 연재되어 있고 이후에는 吐汗下와 運氣로 시작하는 잡병편의 병증항목들이 뒤를 이어 게재되어 있다.

또 風寒暑濕燥火로 이어지는 외감병과 내상, 허로, 곽란, 구토, 해수 등 각종 잡병질환이 수재되어 있다. 이어 잡병질환은 여러 가지 외과질환과 종창, 창상을 비롯하여 해독, 구급, 잡방까지 이어 지고 뒤이어 부인, 소아, 마진까지 차례대로 수록되어 있다. 이로 보아 이 책에는 『동의보감』의 편제 중 거의 모든 항목이 수재되어 있다.
이와 비교되는 책으로 『晉陽神方』(189회, 04년 2월 16일자, 산골처녀 목숨구한 楚客湯의 주인공)이 있는데, 여기에는 중풍으로부터 소변, 대변, 안, 충에 이르기까지 잡병, 내상, 외감, 외형편의 질환들이 뒤섞여 혼재되어 있고 분류도 상당히 다르다.

또 수록범위나 분량에 있어서는 120板에 이르는 이 책의 내용이 『진양신방』에 비해 훨씬 다양하고 방대하다. 다만 동일 병증항목에서의 수록 방제는 대동소이한 것으로 보아, 두 책 사이에 밀접한 상관성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이것이 許 楚客 영(영)이 지은『진양신방』의 모본이라고 생각된다. 그것은 앞서 언급한 ‘著作者 山淸郡紫陽里 許醫’라는 표기에서 볼 수 있듯이 원작자인 허모 의원의 활동지가 ‘山淸郡紫陽里’로 허초객의 근거지와 일치하고 두 책에 수록된 방제가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은 침구편이 따로 되어 있지 않고 각 질병탕증에도 침구법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것은 원작자가 거의 침구치료를 쓰지 않았거나 별도의 침구서를 집필한 탓으로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지은이의 치료방식에 연유한다. 일찍이 산청 땅에는 楚客과 楚三이라는 형제 명의가 살았는데, 형인 초객은 약방으로 병을 치료했고 동생인 초삼은 침을 즐겨했다고 전해진다. 이 구전되는 내용으로 보자면 이 책에 침구법이 수록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대충 수긍할 수 있다.

이 방서에는 각 병증항목별로 분류가 되어 있으나 별도의 이론과 방론을 싣지 않았으며, 다만 처방 항목 중에 변방이나 가감방이 소개된 경우, 원출전과 비교하여 특이점을 별도로 권점을 치고 구분하여 해설하였다.
예컨대 풍문의 防風通聖散의 경우, 활석 2돈4푼, 감초 1돈, 방풍·당귀·천궁·백작·연교·박하·마황·대황·망초 각4푼, 석고·길경·황금 각8푼, 백출·치자·형개 각3푼 강3 煎服이라한 처방을 소개하였다.

이어 醫鑑에 활석 1돈7푼, 감초 1돈2푼, 석고·황금·길경 각7푼, 방풍·당귀·천궁·적작약·대황·마황·박하·연교·망초 각4푼반, 형개·백출·치자 각3푼반 강5라 하여 ‘의감’(동의보감)의 처방과 바뀐 내용을 상세하게 대조해 놓았다. 바꿔 말해『동의보감』 수록처방의 가감변용방을 제시하고 원방의 내용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주석을 달아놓은 것이다.

이상으로 보아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동의보감』의 편제에 따라 각 병증항목을 분류 설정하고 해당 방제만을 제시한 다음 달라진 내용을 비교해 놓았다.
하지만『동의보감』에 수록된 병증약론과 침구법, 도인법 등은 전혀 수록하지 않았다. 또 서로 다른 방제라 할지라도 연계성이 있는 것은 주처방 아래 삼각표시를 두고 이어서 수록함으로써 두 가지 방제간의 비교점을 찾아보기 쉽게 배치하였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상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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