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기] 채한 교수의 SYMPOSIAC⑥
상태바
[방문기] 채한 교수의 SYMPOSIAC⑥
  • 승인 2007.03.23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도야마(富山)와 일본 전통의학 캄포(漢方)(2)

■ 한중일의 전통 의학

일본에서의 행운 중 하나는 필자(한국), 연수중인 중서결합의(중국), 화한의학 진료 의사(일본)가 병원 의국에서 책상을 맞대고 앉아서 서로간의 차이와 장단점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는 점이다. 앉은 자리에서 매일 매일이 국제학회가 되다보니 뭔가 서로에 대한 명칭이 필요한 법이고, 국제회의가 된지라 (국제 공용어) 영어와 (동양인의 공통 글자) 한자가 사용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상호간 자존심을 지키면서 누구도 불만을 표시하지 않을 명칭으로 사용한 영어와 한자 표기는 다음과 같다. <표 참조>

중국은 中醫를 뜻으로 풀이한 Chinese Medicine을, 일본은 漢方의 발음인 Kampo를 쓰고 있기에, 韓醫를 읽는 용어로 Oriental Medicine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어색하다. 일본 전통의학에 대한 공식 명칭은 과거 여러 논문들에 사용된 것처럼, 일본 동양의학회(The Japan Society for Oriental Medicine)가 발간한 영어판 공식 교재 ‘Introduction to Kampo, Japanese Traditional Medicine (Elsevier Japan, 2005)’에도 ‘Kampo(漢方)’를 사용하고 있다.

명칭의 차이만큼이나 삼국의 전통의학은 현저한 차이를 지니고 있었다. 한국 한의(韓醫)가 중풍 치료에 큰 장점을 보이는 것처럼, 일본 한방(漢方)은 습사(濕邪)에 의한 류머티스 관절염의 치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한의(韓醫)가 치료에 있어서 체질(體質) 및 변증(辨證)을 통해 침구와 한약을 사용하는 반면, 일본 한방(漢方)은 변증(辨症)을 통해서 처방증(處方症)을 구별해내고자 한다. 중국 중의(中醫)가 의료 혜택의 대중 보급에 역점을 두고 모택동(1950년)에 의해 정책적으로 장려된 반면, 일본 한방(漢方)은 메이지이신(明治維新, 1868년) 이후 군사력의 증강에 적절한 독일식 의료제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완전히(!!) 맥이 끊긴 이후 새롭게 만들어지는 과정에 있다.

일본 한방(漢方) 진료 임상은 한국 한의(韓醫) 진료에 양방 진료를 섞은 것이라는 인상을 주는데, 그리 특이한 것은 없으며 기본적인 SOAP로 이루어져 있다. 다만 맥진에 있어서 28맥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부-침, 지-삭, 허-실, 대-소의 정도를 판단하며, 복진(腹診)을 통해 처방증(處方症)을 구별한다는 것, 부종(浮腫) 여부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 그리고 한방 처방을 양약 선택과 같은 방식으로 한다는 점 등이 가장 확연히 드러나는 차이라 할 것이다.

한국 (한-양방) 의학계가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이 한약과 양약의 동시 처방에 의한 (한-양방) 약물간의 상호작용일 것이다. 무엇인지 모르지만 아주 심각한 의료 문제 내지는 부작용(Adverse event)이 숨어 있을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일본 한방과 중국 중의, 한국 한의의 임상 경험을 종합하며 토론해 본 결과로는 기존에 보고된 연구 결과들이 대부분의 상호 작용을 설명하고 있다는 추정을 할 수 있었다.

■ 도야마대학에서의 한방 의학 연구

국립 도야마대학(Toyama University)은 2005년 일본 정부의 국립대학 통폐합 시책에 의해서 과거 도야마대학, 도야마의과약과대학, 고강단기대학이 통합된 것으로, 과거의 도야마의과약과대학은 현재 도야마대학 스기타니(의약계열) 캠퍼스로 불리고 있다.

도야마대학 화한의약학종합연구소(Institute of natural Medicine, University of Toyama)는 1963년 약학부 부속 화한약연구소로 시작하여 그 역할이 증대됨에 따라 1974년 도야마대학 부속으로 바뀌었고, 1978년 도야마의과약과대학 부속 화한약연구소로 개편된 후, 1980년 현재의 연구동을 완성하였다. 연구소는 기부에 의해 만들어진 화한진단학부문과 화한약제제개발부문을 포함한 5개 분야의 연구부와 함께 민족약물연구센터로 이루어져 있는데, 많은 외국 유학생과 연구원을 받아들여 세계 천연약물의 중심연구기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도야마대학 부속병원 19개 부문의 하나인 화한진료학강좌(Department of Japanese Oriental Medicine, Faculty of Medicine, University of Toyama)는 한방 진료, 학생 교육과 함께 관련 기초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젊은 의국 스텝들이 도야마대학의 다양한 연구팀에 연구원으로 직접 참여함으로써 진료만 아니라 연구에 있어서도 수준급 교육을 가능케 한다는 점이다.

일본 한방(漢方) 진료에 있어서 한국 한의학 전문의 시스템과 같은 분과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는 않지만, 진료의들은 각각 세부 분야의 양방 전문의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흥미로운 연구 중의 하나는 대장내시경 검사에 작약감초탕을 사용하는 것이다. 대장내시경 자체가 유발하는 장관의 수축 및 경련을 억제하기위한 양약의 사용은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하는데, 이러한 양약대신에 진통 및 진경효과가 있는 작약감초탕(TJ-68)을 사용함으로써 부작용을 줄이고 있다. <계속>

채한
現 : 대구한의대학교 교수, 대구한의대의료원, 한방임상시험센터
前 :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하버드메디컬 스쿨, 한국한의학연구원
연락처 : www.chaelab.org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