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기업 열전(11) - 영일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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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기업 열전(11) - 영일엠(주)
  • 승인 2007.02.1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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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골격 치료 및 예방 기구 제조기업

■ 추나의료장비 국산화 성공

한방의료장비는 양방과 비교해 규모로나 가짓수로나 전혀 상대가 못 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한·양방 모두 환자 진료에 꼭 필요한 테이블이 단순히 환자를 누이기 위한 장소가 아니라 효율적인 진료를 위한 장비로 바뀌고 있고, 이것이 한방의료장비를 개발했던 한 업체에 의해 주도됐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 장비판매에만 그치지 않아

대학에서 전자계산학을 전공한 문경록(41·사진) 영일엠 대표가 의료기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90년 모 의료장비회사에 프로그래머로 입사하면서부터다. 물리치료기나 카이로프랙틱 기기 등 수입 의료장비의 프로그램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개선하는 등 연구를 수행했다.
당시 한의계에서는 추나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었던 때이다. 문 대표는 이들 한의사에게 의료장비를 소개해 주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고, 1993년 ‘영일무역’을 설립했다.

1991년 추나학회가 설립하고, 92년 대한한의학회 정회원학회로 인정받는 등 활동이 활발해 지면서 영일무역은 선진국의 의료장비 보급에 주력하기 시작했다.
영일은 세계 최대의 카이로프랙틱 장비제조업체인 미국의 Zehith사 등 주요 20여개 업체의 국내 총판을 맡는 등 국내에서 추나의학 장비분야에서는 1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문 대표는 “단순히 장비를 소개해 판매하는 것만이 아니라 의학 정보를 찾아내고, 시스템을 만들어 내려고 열심히 했던 것을 한의사분들이 인정해 주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나 문제는 있었다. 추나장비 수요가 좀처럼 크게 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추나의학을 하는 한의사 수가 갑자기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가격도 만만치 않아 쓰던 것을 버리고 새것으로 바꾸는 경우는 드물었다. 또 고장도 별로 없어 추나치료를 하는 한의사 수가 늘기만을 앉아서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문 대표가 이 문제의 해결방식으로 제시한 것이 바로 자체 생산이었다.

■ “진료의 효율성을 높여라”

1997년 영일은 무역회사에서 제조업체로 업종을 변경했다. 연구 개발 및 A/S를 활성화해 미국 윌리엄스 헬스케어 한국에이전트로 계약을 맺고 롤링베드 등 10여종에 이르는 의료기기를 개발·생산해 미국, 영국, 사우디, 호주 등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양은 그렇게 많지 않았고, 우리나라의 비수술 척추치료시장은 매우 협소하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었다. 문 대표는 “기술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가격이 올라가 시장성이 없기 때문에 고급 제품을 생산해 낼 수가 없을 때가 제일 우울해진다”고 말한다.

영일에서 개발해 보급하고 있는 것은 일상에서 한의사들이 활용하는 데 큰 무리가 없는 수준의 제품이며, 이와는 별도로 고 기능을 원하는 한의사를 위해 Zehith사의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프로그래머 출신이고 기계와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빨랐던 문 대표는 처음 추나장비를 중심으로 한의계와 인연을 맺게 됐지만 이것에 그치지 않았다. 한의사들의 진료모습을 옆에서 직접보고, 가깝게 지내며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진료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어떠한 것이 필요한가”에 관심을 집중했다.
이때 문 대표가 찾아 낸 것이 테이블이었다.

■ “세계 유일의 한방시스템”

여러 전자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장치에 입을 헹굴 수 있는 장치, 거울 등 복잡하고 커다란 치과 테이블도 처음에는 일반 나무베드였다. 환자와 의료인 모두의 편리를 위해 조금씩 개선하다보니 현재의 테이블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치과의 진료테이블은 치료의 효율성만을 높여준 게 아니라 치과의료의 대중화, 발전에도 한 몫을 단단히 해냈다.
한 곳에 앉아 환자를 살피는 내과나 소아과 의사와 비교했을 때 한의사들의 활동 영역은 더 넓다.

진료의 형태에 따라서 조금은 다르겠지만 처방만 하면 그만인 양방과 달리 한방 의료인이 직접 침과 각종 수기요법을 시술하기 때문에 진료에 따른 피로도가 높다.
이런 점에 착안해 개발해 낸 것이 OMS (Oriental Medical System) Table이다. 문 대표는 “한의사나 환자나 더욱 좋은 시스템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화 시킨 세계유일의 한방시스템 테이블”이라고 자신한다. 유선 리모콘으로 높낮이를 조정하고, 히팅장치가 들어와 있다.

그리고 적외선등 및 수술등을 부착할 수 있는 등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얼마든지 기능을 추가 할 수 있다. 특히, 진료시 환자의 지갑, 핸드백, 핸드폰 및 치료도구의 수납이 가능하도록 만든 공간은 오랜 기간 한의사들과 만남을 통해 진료시 무엇이 불편한가라는 것을 듣고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원터치 동작으로 빨리 테이블을 올렸다 내렸다할 수 있도록 만든 M-Table도 한의사가 불편해 했던 것을 공학도가 개선해낸 작품이다.

체질침을 편하고, 정확하게 시술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일반 침상보다는 높은 곳에 누워 있어야 된다. 이것을 해결한 것이다. 한방에서 시작한 편안한 진료를 위한 테이블은 현재 한·양방에 약 7000대가 보급돼 있다.
영일은 경기도 성남 본사와 지난해 이전이 완료된 경기도 광주의 자동화된 공장에서 연구인력 중심의 30여명의 가족들이 좀 더 우수한 의료장비를 개발해 내개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경기 성남 =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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