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의 젊은 힘, 지역보건의 참 일꾼(8)
상태바
공공의료의 젊은 힘, 지역보건의 참 일꾼(8)
  • 승인 2006.11.17 1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도시속에 살아 숨쉬는 한방보건사업을 기대하며

□ 도시형 보건소의 공중보건의사 생활 □

한의원도 많은 도시에서 공중보건의사는 무슨 일을 할까?
공중보건의사 역할은 크게 진료업무와 한방건강증진사업으로 나눌 수 있다.
분당구 보건소는 다른 도시형보건소에 비해 진료를 전문으로 하는 한의사가 따로 있어, 공중보건의사인 나는 주 2회의 외래진료와 금연침 시술, 가정방문진료, 복지관 순회진료, 한방양생교실 사업 등 한방건강증진사업을 주 업무로 한다.

보건소에 내원하는 환자들을 살펴보면, 생활보호대상자가 많다. 보건소의 설립취지는 공공의료기관으로서 보건의료 소외계층에 대한 보건의료서비스 제공이 첫째이나, 일반 병·의원에 비하여 진료비가 싸다는 이유로 형편이 넉넉한 일반인들도 찾아오는데, 최근 들어 그 수가 부쩍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농촌지역 주민에 비해 도시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편이라 비용부담 의지만 있으면 언제든 근처 병·의원에 가서 얼마든지 진료를 받을 수 있는데, 이로 인해 보건소가 개원의와 환자유치 경쟁을 한다는 개원가의 비판도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보건소 한방진료에 대한 수요는 한방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실제적인 수요로 볼 수 있으며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면 한의학을 공공기관에서 직간접적으로 홍보하는 것이니, 결국 한방의료서비스 시장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한의계에 이익이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개원가와 공공보건의료기관간의 역할분담을 기본으로 상호 역할에 대한 존중이 반드시 선행되어야만 할 것으로 보인다.

거동이 불편해 진료에 소외되어 있는 환자들의 가정에 직접 찾아가는 가정방문진료는 참 호응이 좋다. 의료서비스 제공에 있어 고가의 무거운 장비를 동반해야 하는 서양의학과는 달리 침·뜸·부항으로 대표되는 한방의료서비스는 한의학의 장점을 잘 살린 사업으로, 치료효과도 높아 환자들의 호응도가 매우 높다. 판단하건데 의사의 손길이 잘 닿지 않는 소외층에게 저비용-고효율인 시술을 펼치는 한의사들이 늘어날수록 사회속에서 한의학 및 한의사의 역할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구체적으로 공중보건의사 뿐만 아니라 개원한의사들도 지역 의료봉사네트워크를 구성해 순번제로 2개월에 1회만 시간을 내어 가정방문진료사업을 실행해도 한약분쟁 때마다 외쳐온 ‘한의학을 국민속으로’라는 명제를 실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는 한의학을 주민과 지역사회에 밀착하게 하며 한의학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함양하여, 국민과 한의계 모두 다 이점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윈-윈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올해 초 국무총리실 산하 국가청소년위원회와 대한한의사협회가 함께한 청소년 금연침 사업은 한방보건사업으로서 국민과 함께 하는 한의학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하겠다.

최근 보건사업의 최대 이슈는 치료의학적 접근이 아닌 예방의학적 접근으로 ‘건강증진사업’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생활수준 향상과 고령화 사회의 변화로 개인의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고 웰빙문화의 영향으로 기존의 전염병 예방 사업 위주에서 비만교실, 운동처방 등 건강증진사업이 부각되었으나, 보건 행정가들이 기존의 서양철학과 의학을 패러다임으로 하고 있어 건강증진 마인드의 본고장인 한의학의 활용도가 낮다.

실제 보건직공무원들 조차도 한의학에 대한 인식도가 낮고, 한의계의 한방건강증진프로그램에 대한 준비도 부족하다. 서양의학 의료기술이 날로 발전됨에도 불구하고 만성·난치성 질환이 날로 늘어가는 역설적인 상황속에서 한의학은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의학으로서의 패러다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점에 있어서 한방예방의학의 최대장점이라 할 수 있는 양생학(養生學)을 잘 정리하여 계발하는 방안도 새로운 보건의료서비스의 지평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우리 보건소에서는 한방양생교실<사진>을 월 3회 시행하고 있으며 기존의 한방기공체조교실에서 한방양생교육을 추가하여 한의학이 생활의학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3년간의 공중보건의사 생활에서 가장 큰 보람과 이익은 봉사에 대한 마음가짐을 배운 것이다. 내 몸의 안락도 행복을 주지만, 함께 나누는 기쁨이 훨씬 더 크고 행복함을 알게 된 것이다. 의사의 게으름은 죄악이라고 생각한다. 생명을 다루는 의사로서 의술을 배움에 게으르면 환자에게 죄를 짓는 것이요, 조금만 손을 내밀면 많은 이들이 도움과 행복을 얻을 수 있는데, 그러한 역할자로서 현실을 외면하고 무관심한 것도 하늘에 죄가 되는 것이다.
한의학은 예방의학과 1차진료로서 무한한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한의사로서 그러한 장점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본인이 있는 자리에서 조금만 더 세상에 대해 사랑을 펼칠 수 있다면 더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약력 : ▲99년 원광대 한의대 졸 ▲전남 신안군 흑산도 보건지소(04.4~05.3) ▲경기 성남시 분당구 보건소 공중보건의사(現)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임상학술이사(現)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