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종희 집행부 1년 빛과 그늘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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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종희 집행부 1년 빛과 그늘 공존
  • 승인 2006.07.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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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개정 저지, 일회성 회무 지양” 평가
“人的 네트워크 와해, 포용력 부재” 비판

엄종희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은 지난해 7월 24일 회장에 당선돼 전임 안재규 회장의 잔여임기를 채우고 올 3월 19일 정기총회에서 2년 임기의 37대 회장으로 선출돼 4개월째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이달 24일이면 만 1년이 된다.
엄종희 회장은 임기시작부터 제도권과 비제도권 양쪽으로부터 협공에 시달렸다. 양의사는 물론 침구사, 안마사, 한약업사, 혹은 중의사, 민중의술살리기 단체의 공세가 거셌다. 소비자단체의 공세도 만만치 않았다.

엄종희집행부는 보궐집행부 기간에는 체제가 갖춰지기도 전이었고, 정식 집행부로 출발한 지금은 재임기간이 4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제한된 재임기간동안 대외현안에 전력을 기울인 결과 아직 현재진행형이긴 하지만 현재까지 법개정의 저지에 성공하고 있다.
문희상 전 당의장을 초빙해 한의협집행부와 정책간담회를 개최하고, 이를 계기로 열린우리당내 전통의학발전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엄종희집행부의 업적이다.
한약재의 안전성,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도 약무팀을 중심으로 조금씩 성과를 축적해가는 중이다.

한의계 사상 처음으로 한의약육성계획 5개년계획이 수립된 것도 작년의 일이다.
특히 그동안 답보상태에 있던 국립대한의대 설립문제를 진척시킨 것도 전집행부와 다른 점이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국립대한의대를 서울대 외에 지방대에도 설립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튼 것이다. 한방의 날 제정, 한의학 영문명칭, 표준한방질병사인분류 등이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점도 그의 추진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들이다.
일회적인 한풀이식 회무를 하지 않고 회무기반을 착실히 다진 점, 회장과 정책담당부회장이 상근하며, 격주로 중앙이사회를 개최함으로써 정책결정을 신속히 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늘도 있는 법. 엄종희집행부는 잇단 악재에 시달렸다. 제1차 한의약육성 5개년 계획을 출범시킨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 속에 담긴 한방전문병원제도의 위험성을 간과해 갈수록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의사전문의제도 개선대책이 답보상태인 상태에서 한방전문병원제도를 수용함으로써 개원가를 양극화시킨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CT와 태백침시술사건의 잇따른 패배, 보건신문의 악의적 보도에 대한 언론중재 수용도 엄종희집행부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이에 따라 엄종희집행부에 대한 한의사들의 불만은 다양한 형태로 표출됐다. 7월 8일 발표된 시도지부장협의회의 성명서가 대표적이다.
한의사들은 엄종희집행부가 회무를 너무 서툴게 한다고 비판했다. 대구의 한 한의사는 엄 회장이 “회원과 의사소통이 안 됨은 물론 지부장들을 제어하거나 애써 설득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런 태도는 권위적인 스타일에 기인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임 집행부를 불신임하고 들어선 집행부로서 갖가지 구설에 휘말리지 않기 위한 회무스타일로서 이해도 되지만 포용력이 부족한 모습으로 비춰진다는 것이다.
내부적인 조화의 부재는 그 자체에 머물지 않고 한의협의 운신 폭을 좁혀놓았다. 정부의 주요 정책부서관계자들과의 갈등으로 ‘일하기가 정말 힘들어졌다’, ‘외부의 시선이 너무 차가와졌다’는 지적은 엄종희 집행부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엄 회장의 단절적인 태도는 급기야는 한약분쟁 이래 십수년간 구축해온 인적 네트워크를 무용지물로 만들었다는 비판론까지 낳았다. 한의사의 비전을 심어주는 기획력과 개개회원의 경영을 개선시키는 실질적인 조치 또한 미흡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엄종희 회장체제가 소수파집행부라는 동정론도 있으나 이런 동정론은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의협의 예산과 인적 자원을 가진 회장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그가 준비될 때까지 마냥 기다리기에는 일선한의사들이 처한 사정이 너무 급박하기 때문이다.

민족의학신문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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