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고 요구되는 한의계 인력관리
상태바
신사고 요구되는 한의계 인력관리
  • 승인 2003.03.18 1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하나의 단체가 기능하려면 인적으로 임원과 직원이 요구된다. 그래서 임원과 직원 둘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하고 가치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어느 한 쪽이라도 없으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모두가 주요한 구성멤버다.
이중 직원은 존재 자체가 불안한 게 보통이다. 한의협의 경우 자기 사업장을 가진 임원과 달리 월급만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므로 직장은 자신의 일터요, 행복의 터전이다. 사회학자들은 경제적 목적뿐만 아니라 자기실현의 장으로서의 기능을 직장에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 이 직원들이 근무할 수 없다고 자꾸 나가고 있다. 그것도 집중되어 있다. 재작년 대리가 나간 데 이어 작년에 부장과 대리가 나가고 신입직원이 1달도 채 못 되는 사이 연달아 2명이 나갔다. 보험직원이 전무한 상태다. 이 때문에 작년 말부터 올 1월까지 의료보험체계에 일대 변화가 일고 수가마저 변경되었지만 복지부 고시를 설명해 줄 직원이 없어 일선 회원들은 애를 먹어야 했다.

얼마 전부터 한의협은 이상징후를 감지하고 호봉제 실시를 천명했지만 이직사태를 진정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길래 보험부서가 초토화되고 있는가?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몇 가지 현상적인 원인은 짚어진다. 수당문제, 업무과중, 인사의 적절성 등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경력직원의 사직사유는 이와는 좀 다른 구석이 있다. 전임 직원의 사직서를 유심히 살펴보면 임원들이 유념해야 할 대목이 적지 않아 보인다. 그 중에서 직급에 대한 예우는 어떤지, 직원이 주인이 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은 되어 있는지 등의 지적은 뜨끔할 정도다. 어쨌든 현재 시점에서 인력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만은 부인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인력관리는 관리자의 몫이라는 점에서 임원의 책임이며, 나아가서는 한의협의 주주인 개별 한의사의 책임이다.

역사적으로도 노사간의 관계는 끊임없이 변해왔다. 테일러가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콘베이어시스템을 도입하여 대량생산시대를 열긴 했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기계적 관리방식은 불량률이 너무 높아 실패했다. 그래서 지금은 품질위주의 관리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마지막 1%의 공정이 제품의 품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는 인간적 관리방식을 도입하지 않을 수 없는 배경이자 기계적 관리방식에 익숙했던 관리자의 의식이 변해야 한다는 역설이기도 하다.

한의협도 양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회원도 늘고 예산도 팽창하고 있으며, 한의학의 외연이 몰라보게 넓어졌다. 한의사와 한의학의 사회적 위상도 높아졌다. 아울러 종사자의 질적, 양적 성장도 있었다. 몸이 커졌으면 그에 걸맞는 옷을 입어야 하고, 생각도 성숙해져야 한다. 인사관리의 개선은 성숙한 한의협, 성숙한 한의계를 여는 1차 관문이다.

김승진 취재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