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단계 진입하는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과제 규모 키우고 개수 줄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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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단계 진입하는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과제 규모 키우고 개수 줄일 것”
  • 승인 2023.06.08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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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인터뷰: 이준혁 신임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장

한의약 R&D 성장 핵심은 ‘산업 규모’…대형 산업 플레이어 육성 통한 선순환 필요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은 전임 박민정 단장이 서울디지털대 보건의료행정 교수직을 맡게 되면서 이준혁 신임 단장이 업무를 이어받게 되었다. 그동안 한국한의학연구원 정책팀에서 15년간 한의약 정책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힘써온 이준혁 단장이 앞으로 이 사업단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 예정인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단장으로 취임하게 된 소감이 궁금하다.

지난 5월 1일자에 단장직을 맡아 취임하게 되었다. 지난 4월부터 준비해서 5월에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기 때문에 갑작스럽고, 동시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은 한의계 R&D 분야에서 가장 규모 있는 사업이기 때문에 성공적으로 잘 수행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크지만 열심히 적응해나가고 있다. 전임인 박민정 단장은 개인적으로 오래 알고 지내던 선후배사이였다. 단원들과의 관계 적응과 사업단 업무 적응 두 가지 측면에서 많은 조언을 하며 도움을 주었다.

 

▶사업단으로 오기 전까지는 한의학연에서 한의학정책분야 업무를 담당해왔다. 비슷한 계열의 업무를 수행해왔겠지만 사업단 업무와 차이를 느끼는 점도 있을 것 같다.

한의학연에서 한의학 정책 분야 업무를 15년 간 해왔다. 원래는 보건정책대학원에서 석사를 따고, 정책과 관련 일을 하고 싶어서 고민했었다. 그러던 중 당시 한의학연에 정책팀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보건 정책 업무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일을 시작했다. 막상 업무를 경험해보니 내 생각과 달리 업무는 보건정책이라기보다 R&D 정책이었다. 이후 전문성을 쌓기 위해 카이스트 기술경영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았고, 그때부터 한의약 R&D쪽 업무를 이어왔다.

한의학연에서 해온 업무는 주로 한의계의 정책을 만들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 통계 인프라나 정책인프라를 활용한 정책연구 등을 해왔다. 이전의 업무가 사업을 기획해서 런칭하는 단계였다면, 현재 업무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해서 나아가는 단계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은 사업을 온전히 수행하는 단계로, 실무적으로 이전보다 더 현장감 있는 편이다. 예전에는 주로 정부부처를 대상으로 일을 하다 보니 정책관련 의사결정자나 예산 담당자와 소통하는 일이 많았다. 그에 비해 사업단은 연구자, 교수들과 만나서 연구를 잘 수행하도록 독려하기도 하고, 갈등을 조정하기도 하고, 불만사항을 받아들이는 일을 하게 되면서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교수들은 각자 자신의 분야의 전문가이기에 연구에 대해 가장 잘 알겠지만, 나는 사업단 전체를 이끌어가면서 바라봐야 하기 때문에,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 않을 때가 있다. 이를 어떻게 조종해야 할지가 고민이다. 궁극적으로는 연구자는 연구를 수월히 할 수 있고, 관리자는 최대한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사업을 바꿔나가야 할 것이다.

 

▶사업단을 운영함에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가 있다면.

사업단의 목표는 두 가지다. 하나는 그 사업의 취지에 맞게 성공시킬 것, 그리고 또 하나는 후속사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사업의 중간단계에 단장으로 취임한 상태이기 때문에 사업단의 기본목표와 가치를 빨리 파악해서 무사히 종료시키는 것, 그리고 사업이 종료되더라도 최소한의 후속사업을 만들어놓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현재 한의약 R&D 분야가 지닌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한의약 R&D분야에 있어서 예산이 많고 적음을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분야는 각자 자신의 분야만큼의 예산을 가질 것이고, 이는 곧 산업의 크기를 뜻한다. 단순히 지금 예산이 얼마인지가 문제가 아니라 한의약 산업이 그 R&D예산만큼 성장했는지를 봐야 하고, 한의약 R&D가 커지려면 산업의 파이가 커져야 한다. R&D와 한의약산업이 함께 선순환해야 한다. 단순히 예산만 올린다고 성과가 나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업단 뿐 아니라 한의약 R&D 전체적으로 봤을 때 산업이 커지려면 산업의 플레이어가 커야한다. 플레이어란 서비스 측면에서 본다면 의원이나 병원 등의 의료기관이고, 기업으로 치면 제약회사나 기기업체 등일 것이다. 이런 플레이어를 대형으로 키워야 산업이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R&D만으로 산업을 키울 수는 없지만, 산업을 키울 수 있을만한 기술을 개발하거나 밑받침이 될 정책을 만드는 일에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업단은 사실 산업에 중심을 두고 있지는 않다. 사업단은 국민건강증진을 비롯한 공익을 위한 내용이 주가 되기 때문에 산업을 키워야 R&D가 커진다는 주장은 사업단에 걸맞는 이야기는 아니다. 사업단의 업무와 산업을 포함한 R&D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우리가 가야할 방향이다. 그래서 사업단을 처음 기획할 때도 ▲CPG개발 및 근거 확보 ▲산업 R&D ▲정보화R&D 기획 등의 업무를 모두 함께 진행하는 방향으로 기획했는데, 이 중 CPG 관련 업무만 남고 다른 부분은 별도의 사업으로 생산하게 되었다. 현재 사업단은 신의료기술과 CPG 관련 업무를 주로 수행하게 되었지만, 나머지 복지부 R&D도 함께 시너지를 이룰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할 것이다.

 

▶올해 사업단의 계획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이 올해로 4년차다. 내년부터는 중간 단계에 진입하기 때문에 하반기 사업을 준비해야 하는 단계다. 그래서 올해는 전체적인 중간평가를 하고, 중장기전략을 새롭게 구성하려 한다. 지금 사업단은 소액으로 구성된 과제가 다수 있는 구조다. 이는 사업단이 감당하기에 과도한 업무량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내년부터 과제의 수를 줄이고 규모를 키우는 방향으로 조정해보려 한다. 큰 규모의 과제를 수행해야 연구진의 역량도 키울 수 있고, 관리자의 업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내용을 비롯해 전체적인 사업단의 구성이나 방향성을 재평가하고 재기획하려 한다.

 

▶이외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R&D가 쉽지 않다. 연구자도, 예산도 한정적이고, 연구를 통해 사업으로 진입하기까지 규제도 많다. 사업단의 성과가 산업으로 들어가려면 정책적인 문제가 해소돼야 한다. 이 과정에 이르기까지 어려움이 있는 만큼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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