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는 동의신정(15) 틱장애 부모님들도 함께 치유하는 한의 진료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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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읽는 동의신정(15) 틱장애 부모님들도 함께 치유하는 한의 진료실을 위해
  • 승인 2023.06.09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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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권찬영
동의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조교수

틱장애(tic disorders)는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빠르며, 반복적이고, 비주기적으로 발생되는 움직임이나 소리가 특징이다. 틱장애는 유전적 요인을 포함하여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국내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틱장애가 있는 소아청소년 환자들은 우울, 불안, 과잉행동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더 흔하다 (J Korean Child Neurol Soc, 2012). 이 뿐 아니라, 연구결과에 따르면 틱장애가 있는 아동의 부모는 불안이나 우울의 위험이 높고, 좋지 않은 부부관계가 자녀의 틱장애 발생에 기여할 가능성도 보고되고 있다 (Mol Genet Genomic Med, 2020).

실제로 틱장애를 진료하는 임상의분들은 많은 틱장애 환자들, 그리고 그 보호자들에서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를 발견하고 계실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임상에서 틱장애가 있는 아동과 그 보호자들을 모두 치료에 참여시키는 것은 치료 만족도 뿐 아니라, 치료 결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틱장애에 대해서는 약물치료나 심리치료, 뇌심부자극술 등의 치료가 사용되는데, 이러한 기존 치료의 한계로 인해, 또는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를 찾아 많은 틱장애 환자 및 보호자들이 한의치료를 선택하기도 한다. 그리고 실제로 틱장애에 대한 한약치료, 침치료 등 한의치료가 임상적으로 유효하고 안전하다는 연구도 보고되어 왔다 (Chin Med, 2014; Complement Ther Med, 2021).

이번 칼럼에서는, 이처럼 틱장애를 진료하는 한의사 선생님들이라면 임상진료에 있어서 틱장애 아동 보호자의 경험을 이해하는데 참고하면 좋을 만한 논문이 동의신경정신과학회지 33권 4호에 발표되어 소개하고자 한다.

윤석인, 서효원, 이미선, 홍성규, 정선용. 틱장애 아동 보호자의 일상 및 한의치료 이용 경험에 대한 질적 연구. 동의신경정신과학회지. 2022;33(4):361-376.

 

이 연구에서는 틱장애 또는 투렛증후군으로 1개월 이상 한의치료를 받고 있는 만 13세 미만 환자의 주양육자 5명을 대상으로 심층면담을 진행했다. 반구조화된 질문지를 사용하여 조사된 주요 질문의 주제는 (1) 환자 및 보호자의 질병 경험 및 부담, (2) 한의치료 과정에서의 경험, (3) 급여 확대 필요성, (4) 사회적 및 제도적 차원에서의 요구사항이었다.

 

틱장애 자녀를 돌보는 부모의 경험에 있어서는, 심층면담을 통해 4개의 구성요소, 즉 (1) 틱에 대한 전반적 인식, (2) 틱으로 인한 부정적인 정서, (3) 사회적인 결핍, (4) 틱장애 자녀와 함께 살아가기가 도출되었다.

이 중에서 특히 부모들의 정신적 부담을 시사하는 (2) 틱으로 인한 부정적인 정서를 보면, ‘심한 증상이 나타날 때의 좌절감’, ‘자녀에 대한 죄책감’, ‘점점 심해지는 증상에 대한 불안감’, ‘교우관계에 대한 걱정’, ‘편견과 낙인에 대한 두려움’을 경험했다는 하위구성요소가 관찰되었다. 또한, (3) 사회적인 결핍 구성요소에서는 ‘주변 사람들의 이해 부족’, ‘또래와의 갈등’, ‘주변인의 양가적인 반응’, ‘주변 사람에게 털어놓기 어려움’이 있었다는 하위구성요소가 관찰되었다.

즉, 이 보호자들은 자녀의 틱장애 자체에 대한 불안감, 좌절감, 죄책감 뿐 아니라, 주위 환경에서의 이해 또는 지지 부족으로 인해 심리적 고통을 경험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이들은 친숙하고 호감이 있으며, 지인에게 추천을 받은 믿을만한 한의치료를 선호했고, 한의약이 부작용이 적고 자연친화적인 치료라고 생각했으며, 한의치료를 통해 증상의 완화 뿐 아니라 심리적 및 신체적 건강이 함께 개선됨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 연구는 그 설계와 포함된 대상자 수를 고려할 때, 그 결과를 틱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보호자들의 일반적인 경험으로 확장해 해석하기 어렵지만, 틱장애 자녀를 돌보는 부모들이 자녀의 틱증상에 대해서도, 그리고 주위 환경으로부터도 다양한 심리적 고통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글의 서두에서도 적었듯이, 틱장애 아동들은 틱 증상 뿐 아니라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정신증상을 동반할 위험이 더 크고, 그들의 부모 역시 이러한 정신과적 문제의 위험이 더 높으며, 그것이 자녀의 틱 증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전인적인 관점에서 사람을 치료하는 한의치료의 입장에서는 틱장애 아동의 부모를 치료에 포함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또 그 치료효과를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즉, 틱장애 부모님들도 함께 치유하는 한의 진료를 통해 치료 만족도와 치료효과를 모두 높이기 위해, 기초적인 수준이지만 이 질적연구에서 발견된 요인들을 임상에서 보호자들과의 면담 및 나아가 치료를 받게 하는데 있어 고려해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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