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 불편함 느끼면 문제를 정의하고 해법 찾고 실행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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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정신, 불편함 느끼면 문제를 정의하고 해법 찾고 실행하는 것” 
  • 승인 2023.06.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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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mjmedi@mjmedi.com


주7일-대만드 토크콘서트 개최, “전문가 및 좋은 선생님 찾아 묻고 길 찾아야”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한의대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하는 한의대생들을 대상으로 기업가정신과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라는 이야기를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다.

주식회사 7일(대표 김현호)과 한의대생 단체 ‘대신만나드립니다’는 공동으로 지난 4일 서울 역삼역 팁스타운 S6에서 ‘TEAM 토크콘서트 2023’을 개최했다. 

‘어디에나 있는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발표한 김현호 대표는 지난 2021년도에 작은 사무실에서 2명의 공동창업자와 창업을 했고, 만 2년이 된 현재는 10명의 직원이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중심인 강남 역삼에서 일한다고 하면 도전적이고 멋있게 보일 수도 있으나, 시장의 냉혹함에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더 큰 곳이라며 운을 뗐다.

그는 “한의학과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다소 이질적인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거의 시도된 적이 없고, 따라서 한의계는 IT나 디지털 기술의 혜택을 많이 느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며 “임상가 입장에서는 전자차트, 대형 스크린, 고객에게 문자 보내는 것, 치료실 베드에 있는 타이머 시스템 등이 일종의 디지털 기술이다. 아직까지는 한의계와 접목된 IT기술은 작고 초라하다. 그러나 한의학도 IT를 제대로 만나면 훨씬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는 IT와 한의학, 나아가 전 세계 통합의학을 접목하여 발전을 가속화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회사 7일은 창업 이후 서울대기술지주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았다고 한다. 오랫동안 국립대에서 소외된 한의계에 상징적인 의미를 보여주고 싶어서, 다른 투자처를 검토하지 않고 창업 후 바로 서울대의 투자를 받았다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이어 “우리 회사 명함에는 각자의 마음가짐을 쓰게 한다. 나는 Pathfinder라는 포지션이다. ‘길을 찾는 자’라는 뜻인 Pathfinder는 문제에 봉착했을 때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을 뜻한다. 돌이켜보면 항상 그러한 마음으로 살아왔던 것 같다. 그리고, 길을 찾고 개척해서 걸어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후배들에게 그 길을 알려주는 것이 더 중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과학고 졸업 후 서울대 전기공학부에서 석사과정까지 공학을 연구했다. 이후 다시 수능을 통해 한의대에 입학, 경희대 한방병원에서 수련을 마치고 펠로우로 근무를 하였다. 학부생때부터 내내 공학과 한의학을 어떻게 융합할 수 있을지 수많은 고민과 시도를 했었다. 그러나 학교라는 곳이 연구하고 가르치는 것에는 자유롭지만, 안타까운 건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과감한 도전을 하는 점에서는 너무 느리다고 느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침 외부에서 제안이 왔다. 목동 동신대한방병원장으로 오라는 것이었다. 아무 경험이 없는 경영자를 불렀다는 건 바닥부터 새롭게 다지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많은 것을 바꿔놨다”라며 “운이 좋았고 주변에서 많이 도와준 덕에 병원을 정상화할 수 있었다. 내가 잘했다기보다는 70여 명의 직원이 합리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며 “그렇게 3년을 보내면서 병상 수도 매출도 몇 배로 늘린 후, 원래 가진 꿈인 ‘공학과 한의학의 융합’을 위해 2021년에 공동창업자 2명과 주식회사 7일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불편함을 느끼면 문제를 정의하고 해법을 찾고 실행한다. 그 후 또다시 불편함을 평가하고 문제를 재정의하고 해법을 수정하고 또 실행했다. 그것이 다름 아닌 기업가정신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스터디그룹, 학회들이 학술대회를 개최해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한자리에 모이지 못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래서 비대면으로 한의학을 나누는 플랫폼인 HAVEST를 만들었다. 비수도권에 있는 한의사들에게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말도 들었다. 코로나의 위협은 떠났고 이제 비대면 문화가 남았다. 그 안에서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교육의 길을 찾고 있다. 이 모든 것이 한 번에 다 되지 않는다. 실행하고 불편함을 다시 평가하고, 나아진 건 무엇이고 더 안 좋아진 건 무엇인지 등 해법은 자연스럽게 수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기업가정신이란, 특별한 지식이 아니라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려는 태도이다.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잘 짜인 계획과 자원 분배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알아야 한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파악하고 대체 불가능한 자신만의 가치를 가져야 한다.”며 “처음부터 좋은 선택이란 없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좋은 결과를 나오게 만들어야 한다. 시간은 한정되어있고, 고민만 하다 보면 상황에 떠밀려 결정하게 된다.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사업을 꿈꾸는 한의사들이 준비해야 할 것. 시기와 기간과 비용’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고 이에 대해 “가장 필요한 건 실천이다. IT가 필요하다면 개발자를 만나 아이디어와 현실의 구현이 가능할지 물어라. 상상만 하면 상상으로만 끝난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내 아이디어가 어떻게 구현되는지 상상해보고 구현 가능한지 해당 분야에 몸담고 있는 이들을 만나서 물어야 한다.”고 답했다. 

또 ‘경영의 핵심은 사람이라고 했다’라는 질문에는 “겪어보니 모든 건 사람이 하는 일이다. 뜻이 맞는 동료를 만들고 그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얻느냐가 중요하다.”며 “이용한다는 생각으로 팀원을 보면 안 된다. 진심으로 같이 성장하고 같이 파이를 키우고, 기여한 것 이상 보상해주는 마음으로 인연을 맺어야 한다. 내가 그린 꿈에 그 사람이 들어와서 함께 하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라고 말했다. 

이어진 2부에서 이승민 해외사업팀장은 “침이란 무엇일까는 생각으로 한의대에 입학했지만 다닐수록 침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6년이 지난 후, ‘침을 어떻게 써야 하지’에 대한 답을 얻지 못하고 2만 번대 면허를 받았다. 이 말은 나보다 침을 더 잘 아는 사람이 2만 명이 있다는 뜻이다. 후배들도 면허를 받고 나올 텐데 부끄럽지 않은 선배가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했다”며 “당시 T자형 인재라는 책을 읽었다. 한 우물만 파는 게 아니고 깊고 다양하게 알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한방병원에서 수련을 시작하면서 침술을 나의 주제로 잡자고 결심했다. 침에 대해서는 모든 경험을 다 하겠다고 생각했다. 침구의학전문의, 침구의학박사를 거치면서 많은 연구를 수행하고 논문을 출판했다. 연구뿐 아니라 다양하게 들어오는 제안은 다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커리어를 개척하는 것이 살길이라고 생각했다. 10년간 내가 잘하는 걸 더 잘해 내기 위해 노력했다“며 ”사회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는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범 운영팀장은 “카이스트를 졸업하고 동국한의대를 입학했다. 공학을 전공하고, 다시 한의사가 되었고, 경희대학교에서 대학원과정을 보내면서 연구 분야에서도 많은 경험을 하였다. 이후 특화 한의원을 개원하여 임상가에서 치료 경험, 그리고 한의원이라는 조직 경영 경험도 했다”며 “지난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은 나의 능력과 한계에 대한 메타인지, 그리고 함께 하는 팀의 중요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생 같이할 수 있는 사람들과 돈도 벌며 한의사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를 위해 한의학 콘텐츠의 생산과 발전 그리고 확신이 필요하다. 결론은 대체 불가능한 구성원이 돼 성장에 이바지하고 그에 합당한 보상을 얻으며 개인과 기업이 같이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어 Bridging Innovation & Learning을 주제로 발표한 홍지성 교수학습팀장은 교육공학석사, 한의학박사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기업가정신은 앙트십이라는 약어로 타 분야에서는 잘 알려져 있는 개념이라며 운을 뗀 그는, 미래 예측, 통찰, 혁신, 창의 등 멋진 키워드를 종합한 기업가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좋은 선생님을 찾는 것, 그리고 나와 우리가 잘하는 영역을 찾는 것”을 제안했다. “진짜 잘 알고 실행까지 하는 좋은 선생님을 찾아야 한다. 교육공학분야에서는 나에게 그런 선생님이 몇 분 계시고, 어려울 때마다 중요한 조언을 해주시고 도와주셨다. 한의대생인 여러분들께도 한의계에 그런 닮고 싶은 롤모델이 필요하다. 좋은 선생님, 멘토, 롤모델을 찾으면서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 있는데, 각자 타고난 것, 경험을 통해 습득하게 된 것, 그리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절대 혼자서는 못한다. 나에게 부족한 것이 있다면, 선생님과 팀의 도움을 받아 문제 해결을 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것이 우리에게 기업가정신이 필요한 이유이며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창업가이자 통번역사 및 요가 마스터트레이너로 활동하는 네다(Neda Shenavai) 씨는 “내 고향은 캘리포니아이며 연세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하며 연구원으로 일했고, 졸업후 미국에서 자생한방병원을 알게 됐다”며 “한의학을 직접 경험해보니 세계로 확산시키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처음에는 교수가 목표였지만, 사업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겨 스타트업계에 참여하고자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한국에서 함께한 회사는 교육의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만든 곳이었다. 이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캘리포니아에서 창업을 준비하면서 한의학을 깊게 알고 싶다고 생각으로 자생한방병원을 찾아가 인턴십을 했다. 그러다가 2019년 9월에 다시 한국으로 와서 <고요xGOYOx高曜>라는 이름으로 창업을 하였다. 그리고 현재, 내가 함께 하고 있는 주식회사 7일의 목표도 치료에 대한 불편을 없애고자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루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을 때 많은 사람과 인터뷰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10년 후에 세상이 여러분을 어떻게 알길 원하는가는 것을 고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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