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1056> - 『漢醫學治療實際集』② 
상태바
<고의서산책/ 1056> - 『漢醫學治療實際集』② 
  • 승인 2023.05.06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상우

안상우

answer@kiom.re.kr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한의임상과 질병분류체계

  원작의 개요를 재빨리 파악하는데 있어서 저자 서문이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범례를 숙독해 보고 목차의 얼개를 살펴보는 것도 속독의 요령일 것이다. 이 자리에 지면이 넉넉하진 않지만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만 몇 구절만이라도 읽어보기로 하자.

◇ 『한의학치료실제집』
◇ 『한의학치료실제집』

  첫 머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본서는 難解라 칭하는 한방의학을 임상의 실제에 平易를 도모하기 위하야 해설한 것임. 본서에서는 내과, 소아과, 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산과, 부인과, 피부과, 비뇨기과 및 생식기질환 성병과, 치과, 각과에 亘하야(걸쳐) 한의술로서 처치할 수 있는 것을 열거하야 그 증후와 요법을 기재한 것.”

  이로보아 이 책의 가장 큰 특색은 제반 병증질환을 서양의학의 각과 분류체계에 따라 배치하고 병증별 증후와 한방치료법을 재편한 것이다. 원작자가 오래 전 한의제도가 사라진 일본임상가에서 대학병원에 근무하던 한방의들에 의해 집필된 것임을 상기한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리라. 하지만 이후 이러한 병증분류 체계가 구조적 틀로서 당연시된 사실을 떠올릴 때 아쉬움이 크다.

  또 치료처방에 대해서는 “약방은 그 병 치료에 비교적 多用하는 것으로서 다만 이 처방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그 외의 각 약방에 대하여서는 각자의 연구에 의존하기로 함.”이라 하여 어떤 기준을 제시하기 보다는 향후 각자의 연구와 개별적 선택에 유보하였다. 한편 진단에 대해서는 ‘簡約히 본서의 약방을 운용하는데 필요한 최저한도로 해설한 것’이라고 밝혀 처방운용에 필요한 최소한의 진단요령만을 간략하게 제시한 것일 뿐이라고 한정하였다.

  특색이 있는 것은 약방해설편이라 할 수 있는데, 수록처방 가운데 “중요하고 응용범위가 넓은 것으로 약 100방을 선출하야 그 구성을 논하고 운용상 목표를 지시한 것이므로 특히 味讀하심을 바람.”이라고 제시하였다. 이어 처방집편에서는 그 분량은 대인 1일 량으로서 물 500cc를 넣고 대략 1시간가량으로 300cc되게 煎詰하야 滓去후 1일3회로 分하야 식전 1시간에 溫服시키라 했다.

  소아의 경우, 양방의학과 동일하게 연령에 따라 분량을 산정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곧, 12세 미만의 자는 대인의 반량, 5~6세는 대인의 3/1량, 2세는 대인의 4/1 내지 5/1량으로 사용한다. 기타 약품의 精粗, 병증의 劇易, 체질의 강약 등에 따라 소위 ‘匙加減’을 고려한다. 마지막 구절은 합성제제가 아닌 천연 한약처방을 사용하기에 정량하기 어려운 한방의 특색을 감안한 것이다.

  기타 용법상의 상세조목과 주의사항에 대해서는 지면관계상 생략하기로 하고 목차를 통해 전체 본문 구성체계를 살펴보기로 한다. 목차에서는 제목이 ‘한의학실제진료전집(전)’, 혹은 ‘한의실제진료전집’이라는 명칭으로 혼재되어 있어 원서제목을 반영하여 한글서명을 정하는데 있어 마지막까지 선택이 쉽지 않았던 듯하다.

  전서는 크게 나눠 진단편, (각과진료편), 약방해설편, 처방집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진단에서 전통적인 사진(망문문절) 이외에 腹診과 舌診, 그리고 열과 한, 대소변에 대한 기술이 특징적이다. 다음으로 치료각론이라 할 본편의 각과 분류에 대해서는 앞서 범례에 제시된 바 있으므로 다시 중복하지 않는다. 다만 철저하게 양방병명으로 질환증상이 열거되어 있으며, 현재 한방의료 범주에서 사라진 산과와 치과 영역까지 다룬 점이 특색 있다 할 것이다.

  약방해설편에서는 인진호탕, 황련해독탕, 갈근탕으로부터 영계출감탕, 시작육군자탕, 용담사간탕까지 고방과 후세방을 망라하여 대표처방 100방을 선정해 놓았다. 처방집편은 실제 처방을 제시해 이 책이 철저히 한방임상을 목표로 집필되었음을 볼 수 있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