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재의 임상8체질] 8체질의학에서 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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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의 임상8체질] 8체질의학에서 면역
  • 승인 2023.05.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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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

이강재

mjmedi@mjmedi.com


8체질의학을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_73

면역치료법

8체질의학의 치료는 면역치료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면역치료라는 말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개념이 저마다 다른 듯하다. 그렇다면 창시자는 이 용어를 어떻게 규정했는지 살펴보면 될 것 같아서 자료를 찾아보았다. 권도원1) 선생은 빛과 소금19972월호에 실은 체질에 맞는 음식법이 건강비결이다에서, 8체질의학의 체질침이 원인치료이며 면역치료법이라고 하였다.2)

세상에서 사는 동안 음식, 운동, 습관 등 무엇인가에 의하여 강하게 타고난 장기가 지나치게 강하여지거나 약하게 타고난 장기가 지나치게 약하여져서 과불균형이 될 때, 그 치료는 바로 과강한 장기를 억제하고 과약한 장기는 촉진하여 타고난 적불균형 상태로 돌려놓는 것이다. 그것은 8체질 침법으로 장기구조의 과불균형으로 감소되었거나 죽어버린 면역을 다시 복구시키는 원인치료 또는 면역치료법을 사용하면 된다.”

평소에 사석이나 진료실에서는 어떻게 말했었는지 알 수는 없으나, 권도원 선생이 8체질의학을 면역과 연관하여 밝힌 자료는 이것이 유일했다. 이 내용은 8체질의학의 생리3)와 병인4)과 병리5) 그리고 질병상태와 치료법6)에 관한 설명이다. 선생은 8체질의학적인 치료법이 죽어버린 면역을 복구시키는 면역치료법이라고 했다. 단적으로 말한다면 체질침은 질병에 작용하는 것이 아니고 면역에 작용하는 치료법인 셈이다.

 

면역

면역(免疫 immunity)이란 용어는 물론 서양의학에서 왔다.

면역이란 병원균 등 외부의 적에 대비하여 생체가 갖추고 있는 체내 방어기구로서, 감염성 질병으로부터 보호한다는 의미다. immunity의 어원은, 중세시대에 페스트(pest 흑사병)에 감염되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들을 신의 가호를 받은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로마 교황이 과세를 면제하였는데, 과세(munitas)를 면제(im-)받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서양의학적인 의미에서 면역은 감염성 질병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감염성 질병에 대한 인체의 방어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의학적 지식과 인류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면역이라는 용어에 담기는 영역이 확대되었다. 면역에서는 선천면역 적응면역 수동면역 면역관용 자가면역 면역결핍 등이 중요한 키워드이다. 그리고 알레르기는 과민반응인데, 면역반응과 과민반응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반응이다.

 

자율신경

8체질론에서 생명이란 바로 불()이다. 그리고 생명체가 나타내는 생명활동의 주인공은 자화(自火)와 상화(相火)이다. 자화란 생명체 자체에 있는 불이고 상화는 생명체 밖에 있는 불인데, 생명이 유지된다는 것은 자화와 상화가 연결되어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뜻이다. 이것을 몸 안에서 구현하는 시스템이 바로 자율신경이다. 자화의 명령은 부교감신경을 통하고 상화의 명령은 교감신경을 통해서 모든 장기에 전달된다.

우리 몸에는 10장부의 경락에 심포경 삼초경이 더해져 12경락이 있다. 이 중 심경과 소장경, 심포경과 삼초경의 오행 속성이 모두 화()이다. 심경과 소장경은 자화를 심포경과 삼초경은 상화를 표상(表象)한다. 각 경락에는 장부를 직접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장부혈이 있다.

8체질이란 10장부와 자율신경의 강약배열이 여덟 가지 다른 구조로 나뉜 것이다. 8체질의학에서 질병이란 이 구조에서 강약배열의 불균형이 심화된 상태를 말한다. 체질론적 원리에 따라 장부혈을 조작하면 불균형이 심화된 상태를 원래의 적당한 구조로 복귀시킬 수 있다. 그것이 체질적인 치료이다.

 

면역의학

권도원 선생의 아들인 권우준(權佑浚) 씨는 1986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임상을 시작7)했고, 1997년부터 체질침에 관심을 가졌던 한의사들과 만났으며 하와이 등지에서 강의를 했다. 그리고 2000년에 조재의(趙載宜) 씨가 중심이 되어 신기회가 출범8)한 후에는 한국에서 활동하기도 했다.9) 이 무렵에 면역과 관련하여 권우준 씨가 남긴 자료들이 몇 있다.

권우준 씨는, 면역이란 치유하는 능력 회복의 능력으로, 인체에 부담과 소모를 주게 되는 모든 것에 대한 반응이 면역체계이며 인체를 다시 평안하고 자연스러운 상태로 되돌리기 위한 기능이라고 했다. 이런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자율신경과 연계되어 있으며, 8체질적인 치료는 몸으로 하여금 스스로 상황을 인식할 수 있도록 깨워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8체질치료는 면역치료이며 8체질의학은 면역의학이라고 말했다.

서양의학에서 면역이 감염에 치중되어 있는 개념이라면, 8체질의학에서 면역은 인체에 부담과 소모를 주게 되는 모든 것에 대한 반응이다. 위험한 환경은 피해서 보호해야 하고, 해로운 물질은 거부하고 경고10)해야 하며, 감염원에 노출되면 싸워서 이겨내야 하며, 몸과 마음에 쌓이는 피로도 해소시켜야 한다. 건강한 상태라면 이런 면역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면서 별다른 부하나 손상을 남기지 않는다.

 

자가면역질환

권우준 씨는 2017528일에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스승의 날 행사에서, 옥토한의원 문성환 원장의 질문에 답하면서 모든 질병은 자가면역질환이라고 말했다.

8체질의학적으로 보면 모든 병이 자가면역질환이라면서, 외상은 제외하고 감기도 루프스도 자가면역질환이고 관절염 우울증 불면증도 다 자가면역질환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면역에 연결되지 않은 질환은 단 하나도 없다고 했다. 어떤 특정한 질병을 증상을 통해서 자가면역질환이라는 개념으로 한정해서 볼 것이 아니라, 모든 환자를 자가면역질환 환자라고 생각한다면 사람이 가진 증상이 아니라 그 사람의 몸을 볼 수 있는 시각이 넓혀진다는 것이다.

사람에게서 면역을 떼어내면 자꾸 증상을 쫓게 된다면서 그럴수록 원인과 멀어질 수밖에는 없다는 것이다. 원인을 알려면 몸을 봐야 하고 그 사람의 내장구조가 어떤지가 명확하게 드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가 드러내는 증상이 내장구조와 연관되어 도출되어야 하고, 그 사람의 상태가 어떤 장부와 결부되어 있는지 그림으로 보는 것처럼 선명하게 판단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면역시스템

8체질치료는 면역치료이며 8체질의학은 면역의학이기 때문에, 모든 질병은 자가면역질환이라는 언급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면역이라는 시스템이 손상을 받거나 이상이 생기면 질병이 발생한다. 그런데 이 면역시스템을 떠받치는 구조는 8체질로 각기 다른 내장구조라는 것이다. 이 내장구조는 적당히 불균형한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다 다양한 인자에 의해서 내장기관 사이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이 구조에 이상이 발생한다. 불균형한 구조가 심화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면역시스템에 혼란이 발생하면서 반응기능의 저하나 과잉반응의 형태로 다양한 증상이 표출된다. 의학의 역사는 이런 것들의 범주를 만들고 일정하게 구분을 지어서 이름을 붙여 놓았다. 그것은 표준화된 병명이거나 증후군들이다. 또한 아토피, 알레르기, 류마티스 등 잘 모르겠다고 표현된 것들도 많다.

 

알레르기

알레르기(allergy)의 어원은 “allos(다른)+ergos(반응)”으로, ‘직접 관련이 없는 증상이라는 뜻이다. 현대에 와서 알레르기는 흔한 질병이다. 모든 암을 합친 발생률이 1000명당 4, 5명인데, 알레르기비염은 1000명당 300~400명이고, 만성두드러기는 1000명당 50명이다.11)

과거에 먹고살기 어려웠던 시절에는 알레르기가 흔치 않았는데 이제 알레르기는 흔하다.”고 하는데 이 말 속에 알레르기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 인류가 다양한 먹을 것에 쉽게 노출된 것이 알레르기 발생률이 증가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서양의학계도 알레르기에 체질적인 소인12)이 있고, 쌍둥이 연구를 통해서 유전적인 요인이 있음을 인정했다.

사람의 몸에서 표출되는 모든 반응과 증상은 신호이다. 즉 몸의 호소인데, 알레르기도 면역체계가 나타내는 경계 경고 방호 신호이다. 그리고 알레르기는 면역의 균형이 깨지면서 점막이 벌이는 방어 투쟁이 주요 증상이 된다.

지금 서양의학에서 알레르기내과의 목표는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 탐색과 제거라기보다는 증상의 관리이다. 왜냐하면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삶의 질 향상에 중점을 둔다. 그러므로 지속적으로 스테로이드와 항히스타민제 같은 약을 복용하거나 사용해야 한다. 진정 먹는 것이 문제라면 8체질의학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면역강화라는 허울

면역체계란 해당하는 체질에서 그의 몸이 가진 최적의 최대치가 있다. 거기에서 균형이 조금씩 깨지고 어긋나기 시작하면서 질병상태로 진행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원래 지녔던 최적의 조건으로 복귀하도록 돕는 것이 체질적인 치료행위이다. 그러니 면역을 강화한다는 개념은 병가(病家)를 향해 펼쳐놓은 일종의 상술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강재 / 임상8체질연구회

 
1)  權度沅(1921 ~ 2022)
2)  『빛과 소금』 〈143호〉 두란노서원 1997. 2.
3) 적불균형(適不均衡)
4) 음식, 운동, 습관 등
5)  과불균형(過不均衡)
6) 억강부약(抑强扶弱)
7) 1986년 6월 2일에 캘리포니아주 침구면허 취득. 
8)  新紀會 : 2000년 1월 15일
9)  이강재, 『시대를 따라 떠나는 체질침 여행』 행림서원 2019. 10. 20. p.242
10) “알레르기는 무엇이 해롭고 무엇이 이로운 것을 분별 못하는 인간에게 피해야 할 것과 개선해야 할 것을 알게 하고 촉구하는 체질적인 방호신호라는 것이다.” 
   알레르기는 체질적 방호신호, 『빛과 소금』 〈126호〉 두란노서원 1995. 9.
11) 조상헌 외 8명, 『알레르기입니다』 지식너머 2019. 12. 10.
12)  이때 사용된 ‘체질적’이라는 용어는 체질의 존재를 인정한 것은 아니며, ‘특정한 반응을 나타내는 그룹’이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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