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인 망양병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첫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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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인 망양병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첫 번째 이야기-
  • 승인 2023.02.10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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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mjmedi@mjmedi.com


현대적 언어로 풀어 쓴 한의학 이야기(49)
이준우탑마을경희한의원
이준우
탑마을경희한의원

소음인과 소양인

寒熱과 升降으로 생리, 병리가 설명되는 소음인과 소양인은 기존의 한의학이랑 크게 다르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소음인은 裏寒한 체질이라서 보명지주가 陽煖之氣가 되고 소양인은 裏熱한 체질이라서 보명지주가 陰淸之氣가 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소음인 처방들은 양난지기를 돕는 처방들이라고 할 수 있으며, 소양인 처방들은 음청지기를 돕는 처방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양난지기와 음청지기를 어떻게 도울 것이가?를 필자의 방식대로 표현한다면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소음인은 열생산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열생산 능력을 키우거나 열발산을 억제하는데 노력해야 하고, 소양인을 열생산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과도한 열생산을 억제하고 열발산이 잘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즉 집안에 비유하자면 소음인은 활동량이 적어 돈을 적게 버는 체질이기 때문에 활동량을 키워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고 동시에 지출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소양인은 활동량이 많아 돈을 많이 버는 체질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무리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고 지출도 수입에 맞춰서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제마는 소음인의 열발산을 억제하는 방법을 升陽益氣라고 표현하였으며, 소양인의 열발산을 돕는 방법을 表陰降氣라고 표현하고 있다.

 

內炭外氷과 內氷外炭

열생산이 많아지면 열발산이 많아지고, 열생산이 적어지면 열발산이 억제되면서 인체는 체온을 유지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열생산이 많은 체질은 손발이 따뜻하고 땀을 잘 흘리며, 열생산이 적은 체질은 손발이 차갑고 땀을 잘 흘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스트레스로 인해서 인체가 높은 체온을 필요로 할 경우, 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열생산이 증가하게 되고 동시에 열발산도 억제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모든 체질에게 나타날 수 있지만, 열발산이 억제가 되면 가장 괴로운 체질은 裏熱이 많은 소양인이라고 할 수 있다. 소양인이 지속적으로 긴장을 해서 열발산이 억제되면 상당히 괴로워질 수 있다. 예전에 메이저리그 중계를 보면서 박찬호 선수가 여름에 성적이 잘 나온다는 뉴스를 접하곤 했었는데, 만약에 박찬호 선수가 소양인이라면 그 당시에는 긴장을 많이 해서 소양인 表寒病이 생기기 쉬운 상태가 아니었을까 싶다. 소양인이 과도하게 긴장해서 表寒病이 생길 경우 땀을 흘리면서 열발산이 된다면 훨씬 컨디션이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소양인은 裏熱이 성한 체질이기 때문에 열발산이 잘 안되면 곤혹스럽고, 소음인은 裏寒이 성한 체질이기 때문에 열발산이 과도하면 곤혹스럽다. 그래서 소양인은 열발산이 잘 안되면 더 중병이 되고, 소음인은 열발산이 과도하면 중병이 된다. 소양인이 열발산이 안되고 陰氣가 내려가지 못해서 설사를 하는 상태를 <內炭外氷>이라고 하였으며 亡陰病이라고 하였다. 반대로 소음인이 陽氣가 올라가지 못해서 땀이 나는 상태를 <內氷外炭>이라고 하였으며 亡陽病이라고 하였다. 裏熱이 성한데 높은 압력으로 인해서 열발산이 잘 안 되는 상태를 <內炭外氷>이라고 한다면, 裏寒이 성한데 땀을 많이 흘리면서 열발산이 과도하게 되는 상태를 <內氷外炭>이라고 한 것이다(표1).

땀을 흘리면 혈관이 확장하면서 말초 저항이 낮아지며, 증발에 의해 기화열을 뺏기면서 체온이 떨어지게 된다. 체온이 올라가면 어떤 체질에게도 땀을 과도하게 흘리는 상황이 생길 수 있겠지만, 이러한 상황은 열생산 능력이 떨어지고 裏寒한 소음인에게 가장 괴로운 상황이 될 것이다.

 

소음인 亡陽病의 치료

소양인 表寒病의 치료가 어떻게 하면 인체의 表部 즉 피부와 근육으로 피를 보내서 말초저항을 낮출 수 있을까?에 대한 해답을 얻는 과정이라면, 소음인 亡陽病의 치료는 조금 더 복잡하다. 마황과 같은 약재로 교감신경을 갑자기 흥분시킨다면 일시적으로는 말초저항을 높일 수 있겠지만 그로 인해 체온이 조금만 올라가도 발한이 나면서 말초저항이 낮아진다. 즉 소음인 亡陽病의 치료 방법은 혈관을 수축시켜서 말초저항을 높이는 것이 아니다. 汗出이 덜 되도록 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陽氣가 올라가도록 하는 것이며, 이는 체온조절능력의 향상을 통해서 개선될 수 있다. 실제 소음인 亡陽病에 쓰인 약재들을 보면 체온조절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약재들로 구성이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소음인 亡陽病의 치료는 체온조절능력의 향상이라는 관점에서 접근되어져야 하며, 이는 앞서 보중익기탕의 自汗出 치료효과에서 소개했었다. 열생산 능력이 떨어지는 소음인은 영양상태가 안 좋은 사람 내지는 노인과 가장 유사한 체질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순환능력이 떨어지고 열생산 능력이 떨어지는 체질인 것이다. 보중익기탕 처방을 통해서 영양상태를 개선하고 체온조절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땀을 쉽게 흘리는 상태를 개선해 줄 수 있어 소음인 亡陽病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체온조절 능력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을까? 해답은 혈액순환능력과 혈류량의 향상이다. 혈액순환능력과 혈류량이 향상되면 땀을 흘리지 않고도 체온을 발산시킬 수 있는 구간, 즉 온열중성대(thermoneutral zone)가 넓어지게 된다. 한약처방을 통해서 自汗出 환자의 혈액순환능력과 혈류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면 체온조절능력이 향상될 것이다. 특히 소음인의 경우 氣血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혈액순환능력과 혈류량이 모두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황기, 계지, 인삼, 부자와 같은 약재들은 혈액순환능력을 개선시켜주는 약재라면 당귀, 작약과 같은 약재들은 혈류량을 도와주는 약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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