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함께읽는 동의신정(11) 한방신경정신과 임상에서 어떤 심리검사를 사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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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함께읽는 동의신정(11) 한방신경정신과 임상에서 어떤 심리검사를 사용할 수 있을까?
  • 승인 2023.02.10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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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찬영

권찬영

mjmedi@mjmedi.com


권찬영
동의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조교수

한방신경정신과 임상에서 주로 진료하는 정신장애로는 화병, 우울장애, 불면장애, 불안장애 등이 있다. 이러한 정신장애들은 그 특성 상, 물리적인 검사도구를 사용하여 진단하고 평가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심리검사가 정신장애나 증상 특이적으로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다.

임상 진료에 있어서 심리검사가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만, 심리검사는 객관적인 결과를 제공하여 진단, 평가, 그리고 치료에 도움이 되고, 정신과 환자의 치료 순응도 및 치료 만족도 증가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일부 검사도구는 임상적 판단을 내리는데 도움을 주는 cut-off 점수가 있으므로, 그 진료의 효율성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한방신경정신과 임상에서 어떤 심리검사를 사용할 수 있을까? 연구 현장이 아닌 임상 현장에서 사용하는 심리검사의 선택은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모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진료의 효율성 등, 실제로 임상 업무에 도움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임상진료지침을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는 각 정신장애 별 critical pathway (즉, CP)에서 제시되는 심리검사를 참고해볼 만하다. 왜냐하면 이러한 CP 개발은 이 CP가 사용되는 환경을 고려하여, 수행할 업무를 구체화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며, 의료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동의신경정신과학회지 2022년 33권 4호지에 발표된 연구는 이런 맥락에서 한방신경정신과 임상에서 활용해볼 수 있는 심리검사를 정리하여 제시하고 있다.

홍성규, 이현우, 정선용, 김종우. CP 기반 정신 평가 및 진단을 위한 심리검사의 활용. 동의신경정신과학회지. 2022;33(4):377-388.

 

이 연구는 기존에 한의계에서 개발된 불안장애, 불면장애, 화병, 치매에 대한 CP와 임상진료지침을 분석하여, 각 질환에 대해 CP에서 제안된 도구이며, 임상진료지침에 포함된 연구들에서도 고빈도로 활용된 심리검사 도구들을 정리하고 있다. 각 정신장애별로 제안된 심리검사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참고로, 제안된 심리검사는 각 정신장애에 특이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음)

 

위 검사들에 더하여 화병의 경우, 국내에서 개발된 화병척도, 화병 증상 5점 Likert scale, 5-Likert Scale for Hwabyung Major Symptoms (HBM), Hwabyung Scale-Symptom (HB-S) 등 화병 특이적으로 개발된 심리검사 도구도 사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오늘날 강조되고 있는 한의학의 세계화, 과학화, 표준화를 달성하기 위해, 필자는 진단과 평가의 표준화가 필수 전제조건이라 믿는다. 한방신경정신과 임상에서 적절한 심리검사 도구의 사용은 임상의 효율성을 높이고, 환자의 치료결과 및 만족도를 개선시킬 뿐 아니라, 한의학계의 발전을 위한 초석을 다짐으로써 한국 의료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방신경정신과 임상에서 보편적인 심리검사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실질적인 의료정책 변화도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예를 들어, PHQ-9, BDI 등의 일부 심리검사는 의과의 건강보험에서 선별, 진단, 검사도구로 급여 인정받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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