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 선텅, 마리
개인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버라이어티하게 보내며 심신이 지쳤던 2022년이 지나고 2023년이 시작되었다. 또 나이 한 살을 먹게 되면서 기억력의 쇠퇴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지만 좋지 않았던 기억까지 다 잊어버린다는 점에서는 아이러니한 장단점이 존재하는 것 같다. 여튼 필자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작년보다는 나은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면서 초긍정의 마인드를 가진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달을 방패삼아 소행성을 막으려던 ‘달 방패 계획’이 실패하고 모두가 철수하던 날, 정비공 독고월(선텅)은 지구 귀환 셔틀을 놓치고 만다. 평소 존재감이 희박했던 독고월이기에 동료들은 그의 탑승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떠난다. 하지만 지구는 소행성 파이와 충돌하며 멸망해버린다. 결국 독고월을 지구로 귀환할 수 있도록 도와줄 기술도, 인력도 없어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에 홀로 남은 독고월은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지구 귀환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다.
<문맨>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네이버 웹툰을 통해 연재되었던 조석 작가의 웹툰 <문유>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눈에 띄지 않고, 늘 주변만 맴돌던 주인공이 달에 홀로 남겨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문맨>은 원작 웹툰이 갖고 있는 기발한 스토리의 재미와 감동을 시각화 하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로 재탄생했다. 특히 원작에서는 혼자 달에 남은 주인공을 통해 판타지 시크 개그를 선보였다면, 영화에서는 러브라인과 함께 어떤 상황에서도 굴복하지 않는 초긍정 캐릭터로 그리면서 암담한 순간에도 꿋꿋하게 인류의 유일한 희망으로 대활약을 펼치게 된다. 특히 축구장 6개 면적의 스튜디오를 활용한 달 기지 세트를 제작한 것을 비롯하여 달 표면의 질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운석 구덩이를 조각한 조형을 만들고, 200톤의 바위를 가루 내어 달의 분진을 표현하는 등 최대한 리얼리티를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으며, 여기에 CG 기술이 더해지면서 나름대로 독특한 인간미 넘치는 SF 영화를 제작했다.
그로 인해 2022년 여름 중국 개봉 당시 7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작년 중국 박스오피스 2위의 흥행 기록을 세우고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하기도 한 <문맨>은 얼마 전 월드컵 때 우리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단어가 생각날 정도로 어떠한 상황이 닥쳐도 결코 좌절하지 말고 항상 잘 될 것이라는 긍정의 마음을 갖는 것이 엄청나게 중요하다는 것과 함께 근육질 캥거루와 주인공이 매사에 티격태격하다가 함께 가족으로 나아가는 모습 등에서 혼자보다는 누군가와 함께하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만약 원작 웹툰을 보지 않았다면 영화와 함께 감상하는 것도 좋을 것 같고, 만약 중국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영화로 제작했다면 어떻게 표현되었을까라는 궁금증이 들기도 한다. 평소 봐왔던 중국영화와 달리 큰 부담감 없이 감상할 수 있으며 모든 사람들이 영화 속 주인공처럼 초긍정의 마인드로 2023년을 시작하길 바란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