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읽는 동의신정(10) 한의계 고유 정신요법인 오지상승위치료법, 표준 매뉴얼 개발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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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읽는 동의신정(10) 한의계 고유 정신요법인 오지상승위치료법, 표준 매뉴얼 개발되다!
  • 승인 2023.01.0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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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찬영

권찬영

mjmedi@mjmedi.com


권찬영
동의한의대
한방신경정신과
조교수

필자가 임상에서 정신과 진료하면서 학생들이나 환자분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는 ‘한의정신요법은 다른 정신요법 또는 심리치료와 어떤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이다. 물론, 한의사의 정신요법에도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들과 방법을 공유하는 공통된 영역이 존재하지만, 한의학 고유의 독창적인 정신요법도 존재한다.

오지상승위치료법(五志相勝爲治療法)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이 정신요법은 오행(五行)의 상생(相生)·상극(相剋) 이론에 따라, 각 오행에 배속된 감정을 다른 감정으로 제거하거나 억제하는 방법으로써, 노승사(怒勝思), 사승공(思勝恐), 공승희(恐勝喜), 희승우(喜勝憂), 비승노(悲勝怒)가 그 핵심 이론이다.

이 정신요법은 특히 감정 증상이 두드러진 정신과 환자 진료에 매우 효과적인데, 예를 들어, 억울함과 분함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화병 환자(怒)와 상담하며, 자기 자신에게, 그리고 나아가 자신을 고통에 빠지게 한 사람에게 연민(悲)의 마음을 가짐으로써 화병을 극복하는 사례를 자주 접할 수 있다.

오지상승위치료법 외에도, 이정변기요법(移情變氣療法), 지언고론요법(至言高論療法), 경자평지요법(驚者平之療法) 등의 한의계 고유의 정신요법이 존재하며 임상에서 다용되고 있으나, 한의계가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이러한 한의정신요법을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언제” 적용하는지 표준화하는 것이다.

개체의 특이성을 중시하는 한의학, 그리고 정신의학의 입장에서 한의정신요법을 사용한 증례보고 역시 중요한 자료이지만, 한의정신요법의 과학화와 대중화를 위해서는 이 정신요법의 표준화 및 반복된 임상연구를 통한 그 임상적 유효성 확인도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 동의신경정신과학회지 33권 3호에는 전문가 델파이 합의를 통해 오지상승위치료법의 표준매뉴얼 초안을 개발한 연구가 발표되어 참고해볼 만 하다.

정문주, 이도은, 김지수, 강성현, 유영수, 정인철, 강형원. 오지상승위치료법의 표준매뉴얼 개발을 위한 타당화 연구. 동의신경정신과학회지. 2022;33(3)3:227-239.

 

이 연구에서는 기존에 오지상승위치료법을 사용한 선행연구들을 고찰하고 (문헌연구), 실제 임상에서 이 정신요법을 사용하고 있는 전문가군을 대상으로 포커스그룹인터뷰를 진행한 뒤, 1-2차 전문가 델파이 합의를 통해, 오지상승위치료법 표준매뉴얼(ver 1.0)의 타당성을 확보했다.

그 매뉴얼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현재 개발되어 있는 오지상승위치료법 표준매뉴얼은 ver 1.0으로 추후 매뉴얼 내용이 더 구체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이 매뉴얼에 기반하여 표준화된 오지상승위치료법이 임상연구를 통해 그 임상근거가 반복적으로 축적되기 위해서는 대상자가 분명해야 하므로, 향후 ‘공황장애 치료를 위한 ~’, ‘우울장애 치료를 위한 ~’, ‘화병 치료를 위한 오지상승위치료법’ 등 다양한 정신장애에 특이적인 오지상승위치료법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임상연구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 연구는 대상자에 관계없이 기본이 되는 오지상승위치료법의 A-to-Z을 표준매뉴얼로 개발함으로써 향후 한의정신요법의 연구와 과학화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또한, 이 매뉴얼을 개발한 연구팀은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을 이 정신요법에 접목하여 가상현실을 활용한 오지상승위치료법 활용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고 하니 이후, 디지털치료기기(digital therapeutics)의 관점에서도 향후 이 연구팀의 연구결과가 더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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