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한의학학술대회 첫 발걸음…“한의계 활용할 자료 만들어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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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한의학학술대회 첫 발걸음…“한의계 활용할 자료 만들어나가야”
  • 승인 2022.12.13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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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통합의학적 관점의 한의학 방향 및 기초한의학 정체성 제시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기초한의학만의 연구를 모아 공유하며, 한의학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한 ‘기초한의학학술대회’가 처음으로 개최됐다.

대한한의학회는 지난 11일 코엑스에서 ‘기초한의학학술대회’를 처음으로 개최하며 출범식을 열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한의학의 정체성을 제시하고, 시스템생물학과 변증, 감염병 등을 한의학에 접목시킨 연구가 소개됐다.

고성규 기초한의학협의회 위원장은 이날 출범식에서 “한의학에 있어 임상은 중요하지만 여러 학문의 근간은 기초한의학이라는 생각에 여러 회원학회가 힘을 모아 기초한의학협의회를 만든 뒤, 오늘 학술대회를 열게 되었다”며 “기초한의학 연구로 한의학 산업화 등 다양한 방면에 활용할 수 있는 여러 자료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여러 학회의 협동으로 이뤄진 만큼 연구 특색이 각기 다르지만, 이를 엮어서 앞으로도 잘 해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기초 분과학회를 대표해 나선 임병묵 대한예방한의학회장은 “기쁘면서도 마음이 무겁다. 대학에서는 점점 기초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줄어들면서 씨가 마르고 있다. 기초한의학은 다양하게 세분화되었지만, 그에 비해 각 분야의 연구가 질적인 발전을 이룩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기초한의학학술대회가 열린 것 자체가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남일 경희한의대 교수는 ‘보완대체의학 및 통합의학의 역사, 그리고 한의학’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통합의학적 관점을 강조했다. 그는 통합의학이 보완대체의학과 주류의학의 합산이 아니며, 의료일원화와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보완대체의학은 주류의학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개념이며, 과학적 연구를 통해 점차 주류의학으로 편입되어 변화하고 있다”며 “반면 통합의학은 보완대체의학과 주류의학을 더한 것이 아니다. 질병이나 치료의 개념을 넘어 전인적 관점에서의 건강과 치유를 위해 주류의학과 보완대체의학 모두를 협조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흔히 통합의학이 의료일원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오해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보완대체의학 논의는 양방을 중심으로 근거가 확립된 보완대체의학을 수용하려 했다면, 통합의학은 양방과 보완대체의학 모두를 협조적으로 활용하려 하며, 근거확립 역시 보완대체의학 각각의 진단적 특성을 고려한다”며 “따라서 한국에서의 통합의학 역시 한의학과 양방의학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이며, 한의학의 가치과 양방의학과 어떻게 협조적인 관계를 형성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규용 동의한의대 교수는 ‘기초한의학의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또 다른 기조강연을 실시했다. 지 교수는 지난 30년간 한의학의 변화를 살펴보면서 기초한의학의 범위와 역할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서양에서는 1800년대에 세균과 생리학, 정신의학이 탄생했고, 1900년대 Flexner시대(유전생물학, 생물정신의학)를 거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EBM시대, 그리고 2020년대 CISPR, 디지털의학 등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한의학의 경우 1800년대 체질의학 등에서 Flexner시대를 생략하게 되면서 과거의 용어를 정리하고, 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방법론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한양방혼합의학의 공교육과 형상, 체질, 고방 등의 사교육으로 나뉘어 혼란을 겪고 있다.

지 교수는 “측정 가능한 도구를 차용해 개념단위의 한의학 용어를 정의하고 이를 과학과 매칭해야 한다. 또한 새로운 한의학 영역을 발굴할 수 있는 주제를 만들고, 한의학연구에 최적화된 방법론과 실험 연구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해부, 생리, 병리 등의 한양방 과목을 통합해서 일관된 이해체계로 만들어야 하며, 변증논치를 적절한 프로토콜과 데이터베이스로 체계화해야 한다”며 “이러한 내용은 여러 한의사들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만성 난치성 통증의 평가 및 치료 기술(김선광 경희대) ▲역병과 의료 위기 대응의 역사(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 ▲시스템 생물학으로 본 변증 연구의 미래(이상훈 한국한의학연구원) ▲신종 감염병에 대한 한의학적 대응(김상현 한국한의학연구원) ▲무릎 골관절염에 대한 양방치료와 한방 침치료 병행의 경제성 평가 연구(현은혜 서울대) ▲기계학습 관점에서의 한의학 변증 모델링(배효진 가천대) ▲해석가능한 한약추천 시스템 개발과 검증(이원융 가천대) 등의 내용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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