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탕전에 대한 한의사 신뢰도 확보에 힘쓰고 한의약품 대국민 홍보 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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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외탕전에 대한 한의사 신뢰도 확보에 힘쓰고 한의약품 대국민 홍보 병행”
  • 승인 2022.12.08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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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mjmedi@mjmedi.com


▶인터뷰: 서영석 대한원외탕전협회 초대회장 

회원사 현장 어려움 청취하고 정책당국과 협의 통해 방법 모색 예정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원외탕전협회가 지난달 29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창립준비위원장이었던 서영석 청연원외탕전실 대표를 초대회장으로 선출했다. 한의사인 동시에 원외탕전원을 운영하는 대표로서 애로사항은 무엇이었으며 앞으로 협회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들어보았다. 

▶지난 여름 원외탕전실을 운영하는 대표들이 모인 자리에서 협회를 구성하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협회 창립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듣고 싶다. 
올해 5월 복지부 한의약정책관실에서 인증원외탕전실 CEO포럼을 개최했고, 이 자리에서 원외탕전실간 협의체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원외탕전이라는 제도가 시행된지도 10년이 넘었고, 협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과 필요성에는 어느 정도 공감했기에 논의가 빨리 진행될 수 있었다.
이후 여러 원외탕전실을 직접 방문하거나 하나 둘씩 만나게 되면서 인증원외탕전실뿐 아니라 미인증 원외탕전실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협회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7월에 기 연락된 원외탕전실 운영자간 1차 오프미팅을 통해 준비위원회가 발족됐다. 청연을 포함해 남상천, 옥천당, 큰나무, 해밀, 기린한의원 원외탕전실이 창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연내 창립총회를 열어 보자는 목표를 가지고 준비했고 출범하게 됐다. 

▶초대회장으로 선출됐다. 가장 우선적으로 실행할 과제는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과제가 몇 가지 있지만 이제 막 출범한 만큼 여러 회원들이 현장에서 실제로 겪는 어려움을 취합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한다. 

▶원외탕전실을 운영하면서 겪는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고객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다. 원외탕전실 고객은 한의사들이다. 여러 오해들 때문에 여전히 원외탕전실 이용을 주저하는 한의사들이 많고, 또 이용을 하는 한의사도 전적인 신뢰를 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가 조금 있다. 원외탕전실 운영자도 한의사라는 직업적 동료들이다. 원외탕전실을 운영하는 한의사들 상당수가 직접 환자를 진료하기도 하기에 내가 진료를 맡고있는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는 마음으로 고객 한의사의 조제 의뢰에 응하고 있다. 운영자와 고객 간의 상호신뢰는 여기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여느 사업과 마찬가지로 직원 관리 문제가 있다. 더한탕전원도 그렇지만 부동산 비용 등의 요소 때문에 원외탕전실들이 지방이나 도시 외곽지역에 자리 잡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직원 모집의 어려움부터 시작해 교통편, 적절한 임금, 복지제도 등을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맞춰주기가 어렵다. 원외탕전실에서 근무하는 작업자들도 경험과 숙련도가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장기근속이 필수적이다. 일반 한의원 원장들도 직원관리가 한의원 운영에 큰 애로사항인 것처럼 원외탕전실도 마찬가지이다.그리고 좋은 품질의 원부자재 확보에도 어려움이 많다. 경험치가 쌓이고 거래를 계속하다 보면 납품업체의 옥석이 가려져서 어느 정도 안정된 상황을 만들 수 있지만 그 과정이 험난하다. 또 한약재 특성상 계절적 요인, 해당 연도의 작황, 수입통관에서 발생하는 돌발 변수 등에 따라 수급 불안정이 발생하는 약재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조제탕전 가격을 바로 조정할 수는 없어 운영수지를 맞추는 것도 어려운 점의 하나였다. 이런 어려움은 대부분의 원외탕전원이 겪었고, 앞으로 겪을 문제인 만큼 회원들끼리 지금까지 운영하면서 겪은 고충을 서로 나누며 애로사항을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원외탕전실의 숫자도 늘어나고 점차 시장규모도 커지고 있다. 한의사들과 윈-윈하면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 한의계의 어떤 도움이 필요한가.
원외탕전실에 대한 편견, 이를테면 업자들이 돈이나 벌려고 하는 사업으로 생각하는 한의사들이 아직 많이 있다. 원외탕전실은 한의사들이 만들어서 운영하는 한의사 진료의 파트너라는 진지한 현실 인식이 필요하다. 한의계가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어떻게든 시장의 규모를 키워야 한다. 한약 조제 시장도 산업화의 영역으로 진입해야 하며 규모를 키운 상태에서 한약 처방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신뢰도 제고를 위한 사업들이 병행되어야 한다. 일부 반한세력의 한약에 대한 폄훼와 싸우고 한의학이 치료의학으로서 얼마나 우수한지, 한약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설득하고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한약 조제 시장에 진입한 업체들의 덩치를 키우고 원외탕전협회 등의 조직력을 갖춘 상태에서 조직적인 싸움을 해야 한다. 한의사들과 원외탕전실은 기본적으로 전문한의약품 시장의 확대라는 공통된 지향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한의원이 잘되고 한의사들이 더 많은 진료를 해야 원외탕전도 살아 남는다.  

▶정부차원에서는 어떤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한약 조제시장의 산업화를 위한 규정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뒷받침, 한의계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한의학 육성 정책의 실행, 그 과정에서 원외탕전이 한 축이 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임상에서 필요한 다양한 제형의 전문한의약품들이 원외탕전에서 제대로 조제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이 필요한데 임상 한의사, 한의학 연구개발인력, 원외탕전실 운영자, 정책당국이 함께 협력할 수 있는 연구개발과제들이 많이 생겨야 한다. 이 부분은 단지 정책당국의 지원만 기다리기 보다는 원외탕전협회가 한 축을 담당하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원외탕전인증제의 확대와 정착을 위해 원외탕전협회를 중심으로 현장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운영되는 원외탕전실 들의 업종 업태가 제각각이다 보니 통계나 실태조사에 정부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표준산업분류 및 국세청 업종분류에 원외탕전 현실에 맞는 업종 업태를 정해야 하고 그에 따른 제도 정비에 관련 당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일부에서는 ‘원외탕전실에 의뢰를 맡기면 약이 바뀌지는 않을까’ 혹은 ‘내가 처방한대로 조제가 잘 될까’라는 우려도 있는데. 
나 역시 15년 이상 임상을 했다. 임상한의사 입장에서는 처방한 약이 정확하게 조제되고 있는지 의심하고 따져 보는 게 당연하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원외탕전 조제에 대해 충분한 신뢰를 보내도 좋다는 생각이다. 최근 조제 시스템들이 자동화되고 있는 추세이며 조제 시 발생하는 휴먼에러를 제로에 가깝게 만든다. 조제 탕전 인력들도 전문화되어 있다. 특히 인증 원외탕전실의 경우 인증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조건이 있으므로 약재 관리는 원내보다 철저할 수 밖에 없다. 대부분 원외탕전실은 고객클레임이 생기면 원인 파악을 통해 시스템을 개선하는 노력을 지속하기 때문에 약을 처방한 한의사들이 원외탕전실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신뢰를 높일 수 있다. 

▶현재 원외탕전실들은 어떤 변화를 모색하고 있나. 
원외탕전업은 이제 산업화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 조제 과정의 자동화를 포함한 스마트 공장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으며, 일반적인 탕약뿐 아니라 여러 약침제제, 연조제, 환제, 정제, 캡슐제, 연고 등 다양한 제형의 한의약품들이 개발되어 조제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설비개선 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자체적인 연구개발 인력이 운용되는 곳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한약 조제과정의 안전성을 위해 공조시스템도 고도화되고 있다. 탕전시스템도 한약재 혼합 후 열수 추출이라는 전통적인 방법을 혁파하는 기술들이 개발되었거나 개발 중이며 그에 맞는 설비 장치들도 등장하고 있다.1980년대 시작된 파우치 포장이 한약 복용 편의성을 높이는 하나의 혁신이었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술개발과 혁신은 훨씬 다양하고 폭넓은 것이다.  
2018년 원외탕전 인증제 도입 이후 국민 신뢰도 향상을 위해 이미 인증을 받았거나 인증을 준비하고 있는 원외탕전실 들도 많이 있다. 임상 한의사 입장에서는 한의사 처방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고 한의사 고객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국민 신뢰도 또한 제고되리라 생각한다. 

▶협회 회원이 되기 위한 조건이 따로 있는가.
얼마 전 원외탕전의 형식을 빗대어 허위 과장광고를 하며 불법적으로 운영된 곳이 적발된 사례가 있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원외탕전실에 대해서는 소정의 절차를 거쳐 가입을 거절할 생각이다. 가입 절차가 있지만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특별한 제한을 두지는 않을 생각이다. 하지만 이미 가입이 됐더라도, 문제가 적발되거나, 건전한 원외탕전산업 문화를 저해할 요소가 발생한다면 제명 등 단호히 대처할 계획이다.

▶향후 협회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 로드맵을 말해달라. 
이제 막 시작한만큼 회원들이 원외탕전업을 하면서 실제로 겪는 어려움을 우선 모두 청취할 생각이다. 이후 사소해 보이는 것일지라도 실제 현장에서는 큰 애로사항이 되는 문제부터 정책당국과 협의를 통해 해결이 가능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임상한의사들이 널리 참여할 수 있는 연구개발 과제를 통해 치료효과가 좋은 유효한 처방들을 원탕들이 공동으로 한방의료기관에 공급할 수 있는 방안 등도 찾아볼 생각이다. 
또한 앞서 얘기한 대로 결국 전문한의약품 시장이 성장해야 원외탕전도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국민들에게 한의사가 처방한 한약의 가치를 알리는 데에도 힘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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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한약사 2022-12-09 16:09:51
제조를 하면서 조제를 했다고 속이는 원탕들은 제약으로 넘어가는 게 맞고, 한약도 양약처럼 의약분업을 실시해서, 조제의 비전문가인 한의사가 조제부분에 대해 개입을 안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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