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 1037> - 『新醫學要鑑』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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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의서산책/ 1037> - 『新醫學要鑑』③
  • 승인 2022.12.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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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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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病人을 소아로 생각할 事
    
앞글에 이어 약물편에 수록된 취급 약물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기로 하자. 약물 종류로는 수렴약 및 부식약, 변질약, 방부소독약, 유도약, 최면약, 진통약, 진정약, 흥분약, 강심약, 해열약, 국소마취약, 보혈약, 진해거담약, 건위약, 사하약, 制瀉藥, 이뇨 및 뇨방부약, 자궁수축약, 소화약, 구충약, 개선약, 치료혈청, 잡약 등인데, 분류는 크게 달라 지지 않았지만 명칭은 지금과 다소 다르다.

 ◇ 『신의학요감』
 ◇ 『신의학요감』

뒤이어 진단학편에는 진단의 順則, 진단의 法式이 실려 있는데, 問診(聞診), 望診(視診), 촉진, 화학적 진단법으로 구분하고 있어 전통적 사진법과는 접근하는 시각이 크게 달라진 것을 볼 수 있다. 시진에 있어서는 체격, 체질, 영양, 용모, 피부색, 체위와 보행을 살핀다고 하였고 촉진에는 타진과 청진, 복부진법, 피부와 근육의 이상, 檢溫法과 열형, 맥박과 호흡의 측정 등으로 나누었다.
『신의학요감』에서 가장 특색 있는 부분으로는 역시 전염병학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전염병학의 今昔’이라는 제목으로 조선에서의 돌림병과 현대의학에서 병원균을 발견한 이후 변화에 대해 짤막하게 요지를 전개하고 있다. “조선에서는 今尙諸種 전염병에 대하야 瘴毒, 天刑, 佛罰 등에 의하는 것이라 하고 아즉 전염병으로 취급하는 자가 심히 희소한지라 고로 예방상 처치를 강구치 안이하야 다수한 환자를 속출하는 경우가 ……”라고 말하였다.
이어 1876년에 이르러 독일의 곳호(코흐) 박사에 의해 脾脫疽(탄저병이 사람에게 발병한 경우를 일컫는 말)의 병원체를 발견해 증명한 이후로부터 오늘날 전염병이라 하는 것은 반드시 病原되는 特種生活物(병원균)의 기생에 의해 일어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이 병원균이 환자의 체외로 나와 적당한 곳에서 자라다가 여러 관계로 인해 인체에 전파되어 同病者를 속출하는 것이라고 단언하면서, “古來의 傳說은 온전히 상상적 浮說이라고 하여 배척됨에 이르렀다.”고 하며 병원체 발견사를 연대별로 기재하였다.
이어 10종 전염병에 대한 원인, 증상, 예후와 요법이 나열되어 있는데, 장지후스(腸窒扶斯), 파라지후스(파라窒扶斯) 赤痢(세균성이질과 아메바성 이질로 구분), 고레라(虎列剌), 지후데리아(實布垤里亞), 페스드(黑死病), 痘瘡, 猩紅熱, 유행성뇌척수막염 등이다.
기타 여러 가지 전염병으로 말라리아, 水痘, 麻疹, 丹毒, 유행성이하선염, 유행성감모(잉후루엔사), 백일해(疫咳), 再歸熱, 와이루씨병(전염성황달), 癩病, 파상풍, 비탈저(炭疽熱), 馬鼻疽, 恐水病 에 대한 처치법이 들어 있다. 이것들은 법정전염병은 아니지만 치명적인 감염질환으로 취급하여 전염병에 기준해서 상론한 것이다.
하편에서는 내외각과 질환을 차례로 열거해 치료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내과에선 소화기, 간장질환, 장막 및 늑막질환, 호흡기, 순환기, 비뇨기, 뇌와 신경계통 질환 및 중독증을 다루었다. 이중 중독증에는 鉛, 汞, 비소, 苛性那篤倫, 산화탄소, 靑酸 같은 독극물, 모루히네(모르핀), 고가인(코카인) 등 마약류, 烏頭, 莨菪, 산토닌, 河豚(복어) 등 독성물질에 의한 중독증상을 다루고 있다. 
간호법에서는 병실과 침구, 暖室法, 약물주의, 醫者를 신용할 事, 병실내의 담화, 食物, 병인을 소아로 생각할 事 등 조목에서 환자를 응대하고 보살피는 요령을 설명하였다. 말미에 “최후의 臨하야 一言할 바는 병인은 年高한 대인이던지 智識있는 학자를 물론하고 모두 동일한 소아라 생각하야 무리한 말을 하던지 또는 자기 마음대로 하고자 성을 내던지 부드럽게 대우할 것이며, 만약 유해한 물건을 달라든지 금하는 일을 하려는 경우 … 병자의 마음을 자극하지 말지니라.”라며, 의료인으로서의 자세를 표명했다.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동의보감사업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동의보감사업단에서는 동의보감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해왔다. 최근기고: 고의서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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