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영상진단기, 한의 의료행위 더 발전시키고 질병치료 혁신 역할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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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 영상진단기, 한의 의료행위 더 발전시키고 질병치료 혁신 역할 했으면”
  • 승인 2022.12.0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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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mjmedi@mjmedi.com


▶인터뷰: 한의사용 경혈 초음파기기 개발 참여한 김재효 교수

“다양한 체형의 환자에게 안전성 높이는 자침치료 표준지침 제시할 것”

[민족의학신문=김춘호 기자] 최근 출시된 한의사용 경혈 초음파기기는 여러 한의사 및 연구자 등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었다. 이 기기는 침을 자입하기 전부터 침의 예상 궤도를 추적하고, 이를 활용해 위험한 경혈에의 안전한 시술을 돕는 역할을 한다. 개발의 초기부터 출시까지 참여한 김재효 원광한의대 교수에게 그 과정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한의사용 경혈 초음파기기 개발 초기부터 출시까지 참여했다. 계기는 무엇이었나.

지난 2014년 중국과학연구원 황룡상 교수의 ‘실험침구표면해부학’을 번역 출판하는 과정에서 경혈학 및 침구의학의 기반 지식이 단순히 경락과 경혈의 개념이 아니라 인체 해부학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 이를 통해 경혈학 교육을 관념적 개념 전달 보다 인체 해부학을 연계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 시기에 한국한의학연구원 전영주 박사와 이상훈 박사가 이끄는 ‘초음파를 이용한 경혈 자침 가이드 시스템 개발 및 경혈 참조 영상 구축’에 참여하게 됐다.

 

▶한의학연구원 이상훈 박사와 함께 팀을 꾸렸다. 팀원은 어떻게 구성했었나.

처음에는 한의학연구원을 주축으로 구성된 연구팀에 관련 기술자문 역할로 참여했으며, 이후 본격적인 연구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위탁 및 용역과제 형태로 초음파영상진단기를 활용한 경혈 참조 영상 구축을 위한 임상연구팀으로 참여하게 됐다.

당시 나는 초음파영상진단에 대한 전문성이 높지 않았기에 대학내 공동연구진으로 진단학교실 및 한방재활의학교실 교수진과 공동연구팀을 구성했으며, 이때 학부생을 중심으로 연구팀을 확장했다. 당시 연구팀에서 활동한 학부생 대다수가 오늘날 한의계에서 초음파영상진단을 활용하는 한의사로 활동하는 것도 이와 같은 팀 구성에서 비롯됐다.

 

▶각각의 역할은 무엇이었나.

한의학연구원은 초음파영상진단기기 개발을 주도했고, 우리 대학의 연구팀은 초음파영상진단기기로 파악해야 할 대상을 한의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인체 경혈 중 자침치료 과정에서 의료사고 위험성이 높은 고위험부위 경혈을 선별했고, 이 고위험부위 경혈에 대한 초음파영상을 표준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DB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했다. 2015~2016년까지 2년 동안 임상연구를 통해 인체내 고위험부위 경혈 45종의 표준영상을 구축했고 그 결과물은 한의학연구원 주도로 진행된 각종 연구 성과와 함께 ‘초음파 유도하 침 시술 가이드북’으로 발간되었다.

 

▶개발과정에서 어려운 점도 많았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게 있다면.

경혈 초음파영상기기의 개발은 한의학연구원이 주도한 만큼 이번 개발과정에서 기술적인 측면에서 직접적인 어려움은 많지 않았다. 다만 영상진단의학 분야 전문가와 함께 공동연구하기 어려운 국내 의료환경이 아쉽게 느껴진다. 그렇기에 고위험부위 경혈에서 초음파영상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초음파영상에 대한 지식과 기술이 크게 향상됐다고 평가한다. 임상연구라는 점에서 많은 피험자를 모집하고 관리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묵묵하고 성실하게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해준 학부생 연구자들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반대로 보람됐던 순간도 궁금하다.

실험침구표면해부학을 번역하고 그 책이 발간되었을 때 모호한 경혈의 개념이 보다 명확해졌다. 그러나 그 결과물은 중국 중의학의 성과라는 점에서 우리가 직접 체험하고 얻은 결실로 보기는 아쉬웠다. 인체의 모든 경혈에 대한 초음파영상 DB를 구축한 상태는 아니지만, 이번 연구과정과 결과를 통해 일부 경혈의 초음파영상 DB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여러 후속 연구와 분석을 통해 결과를 내놓고 있다. 그러한 결과물과 과정들에서 그동안 모호했던 경혈에 대한 해부학적 이해를 초음파영상을 활용해 구체화하고 나아가 자침치료를 비롯한 한의학의 침습적인 의료행위에서 관찰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런 지식과 기술을 활용하는 한의사가 점차 늘어나고 그 지식과 기술이 공유되고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간의 노력에 보람을 느낀다.

 

▶한의사들이 경혈 초음파기기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말해달라.

한의학의 기술된 정의가 과거에는 전통지식과 기술에 국한했다면, 최근 현대과학기술을 활용한 전통지식과 기술로 정의가 확장하고 발전하고 있다. 이처럼 초음파영상이란 관찰도구가 한의학의 진료에서 치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수단이 될 수 있도록 의료행위의 표준지침이 되길 희망한다. 특히나 침습적 의료행위로서 자침치료는 매우 다양하게 진화하고 발전하고 있다. 그만큼 안전성과 유효성 모두에서 객관적 검증과 근거가 창출돼야 한다. 이를 위한 관찰도구로서 최근 개발된 아큐비즈와 같은 초음파영상기기는 한의사의 의료행위를 보다 발전시키고 다양한 환자의 질병치료에 혁신적인 역할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최근에는 초음파기기를 활용해 중완혈을 관찰한 내용을 다룬 SCI급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앞으로도 이를 활용한 연구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지난 임상연구로 DB가 구축된지도 벌써 5년이 지나가고 있다. 아직 그 DB속에 여러 경혈에 관련된 초음파영상 데이터를 계속 분석하고 그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던 경혈의 해부학적 특성과 특히나 다양한 체형의 환자에게 안전성을 높이는 자침치료 표준지침을 제시하는 일이 남아있다. 그리고 나아가 인체 전체의 경혈에 대한 DB를 구축하는 일도 남은 숙제이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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