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마을경희한의원
압력과 한의학
지금까지 칼럼들을 쓰면서 압력과 한의학에 대한 내용들을 군데군데 다뤄보았다. 그동안 압력에 대해서 소개한 바를 다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六氣와 기상현상의 연결을 통해서 소양상화는 높은 압력을 의미한다고 하였고, 궐음풍목은 낮은 압력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둘째 압력밥솥의 예를 들면서 높은 압력은 열생산에 관여할 뿐만 아니라 열손실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였다. 셋째 오행중의 火는 ‘군화+상화’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심장과 소장은 ‘높은 온도’와 ‘높은 압력’이 공존하는 상태라고 하였다. 넷째 육장 중에서 소양상화에 해당하는 장부가 심포이고 궐음풍목에 해당하는 장부가 간이기 때문에 심포는 ‘높은 압력’을 만들어낸다면 간에서는 ‘낮은 압력’을 만들어낸다. 다섯째 심장과 콩팥 주변에서는 높은 압력이 형성되고 있는 반면에, 간과 폐의 주변에서는 낮은 압력이 형성되고 있어 이 높은 압력과 낮은 압력이 경락의 운행노선을 결정하는 힘이 된다고 하였다. 여섯째 인체 전면과 적도지방에서는 따뜻하고 가볍고 수분이 많아서 熱, 風, 濕 세 가지 기운이 상승하고 인체의 후면과 극지방은 모두 차갑고 무겁고 건조해서 寒, 火, 燥 세 가지 기운이 하강한다고 하였다. 일곱째 사람의 일생 역시 마찬가지로 태어날 때는 따뜻하고 말랑말랑하고 습윤한 陰經絡이 우세한 상태로 태어났다가 나이가 들어서 노인이 되면 차갑고 딱딱하고 건조한 陽經絡의 기운이 우세해지면서 죽어간다고 볼 수 있다고 하였다.(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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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경락 |
적도, 인체 전면, 아기 |
熱, 風, 濕 상승기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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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락 |
극지방, 인체 후면, 노인 |
寒, 火, 燥 하강기류 |
딱딱하다와 말랑말랑하다
자연에서 언급한 압력이 대기압이라면, 인체에서 의미하는 압력은 혈압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대기가 무거운 것은 고기압이고 대기가 가벼운 것은 저기압에 해당하기 때문에 ‘무겁다’와 ‘가볍다’라는 표현은 압력과 관계있는 표현이다. 그런데 ‘말랑말랑하다’와 ‘딱딱하다’는 표현 역시도 압력과 관계가 있는 표현일까? 어린 아이들 중에는 고혈압 환자가 거의 없는 반면에, 노인이 되면 고혈압 환자가 많아지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말랑말랑한 것과 낮은 압력, 딱딱한 것과 높은 압력은 서로 관련성이 있어 보인다.(표2)
아기와 ‘말랑말랑하다’ 그리고 厥陰風木과 낮은 압력이 서로 연결이 되고, 노인과 ‘딱딱하다’ 그리고 少陽相火와 높은 압력이 서로 연결된 것은 직관적으로는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보다 더 구체적으로 그 관련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노인이 되면서 고혈압이 잘 생기는 이유를 찾아보면 보다 선명하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압력의 개념에 대해서 보다 자세하게 소개하고 난 이후에 노화와 높은 압력 그리고 소양상화와의 관련성에 대해서 설명을 해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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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
딱딱하다 |
궐음풍목 |
높은 압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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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
말랑말랑하다 |
소양상화 |
낮은 압력 |
압력과 무게와 힘과 일
우선 압력은 단위면적에 미치는 힘을 말하며 파스칼이라는 단위를 쓰는데, Pa = N/m2 가 된다. 단위면적에 미치는 힘이기 때문에 똑같이 망치질을 하더라도 그냥 벽을 두드리는 것보다는 못을 두드릴 때 훨씬 큰 압력이 가해질 것이다.
그러면 힘이란 또 어떤 개념일까? 물체의 운동을 변화시키는 원인을 힘이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가속도는 힘에 비례하게 되며, 질량이 클수록 더 큰 힘을 가해야 한다. 뉴턴의 운동 제2법칙을 보면 힘과 질량과 가속도의 관계식을 F=ma라고 하고 있다. 그래서 질량 1kg의 물체에 작용하여 1m/s2의 가속도를 일으키는 힘의 크기를 1뉴턴(기호 N)이라 한다. 그래서 1N = 1kg × 1m/s2이 된다.
사람이 F라는 힘으로 s라는 거리만큼 물건을 이동시켰다면 사람이 한 일 W = F×s가 된다.
각각의 단위를 보면 다음과 같다.
압력의 단위는 1Pa = 1N/m2 = 1kg /(m•s2)
힘의 단위는 1N = 1kg × 1m/s2 = 1 kg•m/s2
일의 단위는 1J = 1N × 1m = 1 kg•m2/s2
즉 압력이란 무게와 비례하기 때문에 무거울수록 압력이 커지며, 힘과도 비례하기 때문에 압력이 커질수록 힘도 커진다. 일과도 비례하기 때문에 똑같은 물건에 압력을 많이 가하면 가할수록 일을 많이 하게 된다.
압력과 유체의 이동
압력이라는 개념은 특히 유체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너무나 중요한데, 압력의 차이는 유체를 이동시켜주는 원동력이 된다. 공기와 물은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기 때문에 바람이 불고 해류가 일어나고 강물이 흐르는 원동력이 된다. 우리 몸의 피가 흐르는 원리 역시 압력의 차이에 의해서 생겨난다. 그렇기 때문에 압력이라는 개념은 열이나 수분만큼이나 인체에서도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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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리적 개념에 대한 자문을 해주신 황남주 선생님(서울대 물리학과 학사,석사/원광대 한의학과 학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 참고문헌 1) 네이버 지식백과 압력, 힘,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