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강솔의 도서비평] 지금 내가 해야 할 내 인생의 단 한 가지를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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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강솔의 도서비평] 지금 내가 해야 할 내 인생의 단 한 가지를 하기
  • 승인 2022.09.23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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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솔

강솔

mjmedi@mjmedi.com


도서비평┃원씽

오랫동안 내가 읽기 힘들어하던 도서 분야가 있었는데 자기계발과 교육 육아서이다. 이렇게 우주의 기운을 끌여들어 나는 성공하는 삶이 되었다거나, 우리 아이 이렇게 키워 영재가 되었거나(또는 서울대를 보냈다거나) 하는 류의 책들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서일까. 책을 읽는 일, 마음을 잘 공부하고 잘 다스리며 살아가는 것이 자기 의식의 만족이나 자기 위안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삶의 현장에서 잘 쓰여져야 한다는 생각이 나의 기본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맥마인드풀니스(McMindfulness)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게리 켈러‧제이 파파산 지음, 구세희 옮김, 비즈니스북스 출간
게리 켈러‧제이 파파산 지음,
구세희 옮김, 비즈니스북스 출간

원씽도 그런 느낌이 드는 추천 목록 중에 있었다. 친한 후배가 꼭 읽어보라고 해서 읽었지만 마음은 반쯤 발을 빼고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의외로, 원씽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마음이 한 번에 한 대상에만 붙을 수 있다는 부처님 말씀을 기억하고 있는데, 원씽은 그런 개념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한 개의 도미노를 넘어뜨려 다음의 도미노를 넘어뜨리게 되는 성취의 방식을 설명하고, 무엇보다 우리가 이렇게 해야 성공한다고 믿는 삶의 태도에 대해서 왜, 그것이 잘못되었는지를 잘 설명해주었다.

멀티태스킹을 해내는 것이 능력이라거나, 성공이 철저한 자기 관리에서 온다거나, 의지만 있다면 못 할 것이 없다든가, 일과 삶에 균형이 있어야 한다는 우리의 신념들에 대해서 왜 그것이 잘못된 생각인가에 즐겁게 읽었다.

의지력에 대한 실험 중 마시멜로 실험이 있다. 15분을 기다리면 마시멜로를 두 개를 주겠다고 했을 때, 기다리지 못하고 바로 먹은 아이들과 15분을 기다리는 아이들 사이에서 이뤄낸 성취의 차이가 크다는 실험은 만족 지연을 시킬 수 있는 의지력이 그 사람의 성취를 이루게 한다는 널리 알려진 실험이었다. 이런 의지력은 늘상 있는 것인데, 내가 의지를 세워 끌어오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라 몸에서의 근력처럼 의지력도 쓰면 닳는다는 것이다. 쓰면 없어지고 그것을 다시 재충전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그래서 사람들이 단 것들을 많이 찾게 된다는 것)에 대해서 흥미롭게 읽었다. 저항하고 버티는 것은 의지력을 소모하게 하는 일이다. 나의 의지력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 그것은 의지를 불러일으킬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해빗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구나 연달아 이해되었다.

일과 삶에서도 골고루 균형을 잡는 것이 아니라 중심을 놓치지 않는 것, 어떤 공이 너무 멀리 가서 중심으로 돌아올 힘이 없어지기 전에 그것들을 조절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내가 모든 일을 잘 해내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정말 중요한 한 가지를 찾고, 그 한 가지를 위한 우선순위를 찾고, 그리고 그것을 먼저 하는 것, 그 한 가지가 그 다음의 성취를 불러오는 것에 대한 글이었다. 이 책을 읽고 실제 해보려고 하니 나에게 어려운 점은 나에게 정말 중요한 한 가지를 찾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고전적이고 진부한 질문이 먼저이다. 내 인생의 목적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삶에서 무엇을 얻고 싶은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새삼 어려웠다. 지금 이 것을 생각 중이다. 구체화하기 위해. 이러한 목적의식을 찾고, 이것을 위한 우선 순위를 찾고, 우선순위의 일을 꾸준히 유지하도록 의지력을 먼저 쓰고, 이것이 행동의 생산성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원씽을 찾고, 한 가지를 위한 시간과 의지력을 먼저 확보 하라는 것이 원씽에서 하고 싶은 얘기이다. 그 한 가지를 찾는다면, 그것부터 도미노 현상이 일어 날 수 있다는 것. 이러한 시간들 중에 가장 먼저 획득 할 시간은 쉬는 시간이라는 것도 흥미로웠다.

아 참 이 책에서는 ‘재정적으로 부유한 사람이란 목적의식에 부합한 돈 이외에도 충분한 돈을 버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있던데 이 구절에 동의 한다. 행복해지고 싶다고 해서 행복을 추구한다고 행복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일생을 살고 후회 없었다고 말하기 위해선, 오늘 지금부터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가야겠다는 고전적이고 뻔한 결론을 내리게 된다. 이 도서비평을 쓰고 위에서부터 죽 읽어보니 내가 쓴 글인데도 뻔해 보이는 것도 어쩔 수가 없다. 그렇지만 자기계발서의 파트에 놓인 책 들 중에서는 오랜만에 뻔하지 않은 생각할 거리를 주는 책이었다. 페이지와 페이지, 문맥과 문맥사이에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많은 구절들이 숨어 있었다. 미사여구 없지만 아름다운 책이다.

 

강솔 / 소나무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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