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체온은 어떻게 조절이 될까?-네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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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체온은 어떻게 조절이 될까?-네 번째 이야기-
  • 승인 2022.08.26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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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mjmedi@mjmedi.com


현대적 언어로 풀어 쓴 한의학 이야기 (38)
이준우탑마을경희한의원
이준우
탑마을경희한의원

주위온도와 체온조절

포유류에서 뇌하수체, 뇌하수체를 제외한 다른 뇌조직, 척수, 심복부 및 심흉부 조직과 피부표면 등이 각각 대략 20% 정도 중추성 체온조절에 기여한다고 한다. 피부조직은 심부 조직들에 비하면 체온조절에 대한 기여도는 낮으나, 피부는 주위환경과 접하고 있으므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인간은 극지방처럼 추운 지방에서도 중심체온을 37℃로 유지해낼 수 있으며, 적도지방처럼 더운 지방에서도 중심체온을 37℃로 유지해낼 수 있다. 주위의 온도가 변하게 되면 피부의 온도가 변하게 되며 이 온도가 뇌하수체로 전달되어 체온조절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게 되고, 인체는 거기에 맞춰 재빠르게 체온조절에 필요한 반응을 하게 된다.

주위 온도(ambient temperature)에 대응해서 인체가 체온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Thermoneutral zone 즉 온열중성대라는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앞서 소개한 역치간 범위라는 개념은 중심체온이 시상하부에서 어떻게 조절되고 있는가에 대한 내용이라고 한다면, 온열중성대는 인체가 마주하고 있는 주위온도에 따라 인체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느냐에 대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Thermoneutral zone

“온열중성대란 항온동물의 개체 대사량과 환경온도와의 관계에서 대사량이 최소치를 나타내는 환경온도영역”을 말한다. 이렇게 표현하면 조금 어려운 것 같아서 표현을 바꿔보자면 “온열중성대란 피부혈관의 수축과 확장만으로 체온조절이 이루어지는 구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범위에서는 외부온도가 변해도 대사량은 변화하지 않는다(그림 1). 이것은 피부혈관의 수축 및 확장이나 입모(立毛) 등 방열수단을 제어함으로써 체온조절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즉 온열중성대란 특별한 대사량의 증가 없이 체온조절이 이루어지는 구간이라고 할 수 있다.

온열중성대의 하한에서는 피부혈관이 최대한 수축하기 때문에 열전도도가 최소가 되고, 외부온도가 이것보다 내려가면 비떨림열생산이나 떨림열생산에 의해 대사량이 증가한다. 온열중성대의 상한에서는 열전도도가 최대가 되고, 외부온도가 이 이상 올라가면 발한이나 가쁜 호흡에 의해 방열 촉진이 일어나기 때문에 대사량이 증가한다. 온열중성대의 크기는 종에 따라 차이가 있고 일반적으로 보온성이 좋은 동물은 하한이 낮다. 동일종이라도 겨울이 되면 피하지방층 발달이나 동모(冬毛)에 의하여 보온이 잘 되면 하한이 현저하게 내려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1. 온열중성대

 

역치간 범위와 온열중성대

앞서 소개했던 역치간 범위는 시상하부의 체온조절중추에서 자율신경계가 관여하지 않는 중심체온의 구간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온열중성대는 피부혈관의 수축과 확장만으로 체온이 조절되는 구간이라고 할 수 있다. 모두 체온조절에서 중요한 개념들이지만 이 둘의 개념이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니 이 둘의 차이를 비교해보면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역치간 범위는 관찰대상이 중심체온(core temperature)이다. 반면에 온열중성대는 관찰대상이 주위온도(ambient temperature)이므로 시작부터가 서로 다른 개념이다. 역치간 범위의 아래쪽 역치를 vasoconstriction thereshold라고 하였고 위쪽 역치를 sweating threshold가 된다고 하였다. 반면에 온열중성대는 아래쪽 경계가 metabolic heat production(non shivering thermogenesis이나 shivering)이고 위쪽 경계가 sweating이 된다. 역치간 범위의 그림(2)을 통해서 비교를 해보자면 온열중성대는 sweating부터 nonshivering thermogenesis 사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역치간 범위보다 온열중성대가 조금 더 넓은 범위라고 할 수 있다.

그림 2. Interthreshold range

 

구체적인 온도구간을 보면 그 차이는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온열중성대는 나이나 성별, 피하지방 두께 등에 따라서 다양하게 변하게 되는데, 공기에 노출된 28세 성인의 경우 온열중성대의 범위가 28.5℃∼32℃ 사이로 알려져 있다. 역치간 범위는 중심체온의 범위이기 때문에 기준온도(set point)가 37℃인 경우 역치간 범위는 36.9℃∼37.1℃ 정도로 매우 좁은 범위이고 개인차도 적은 반면, 온열중성대는 주위온도의 범위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온도의 범위가 훨씬 넓으며 개인차도 많이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표1)

 

역치간 범위와 온열중성대는 조금 다른 개념이긴 하지만 인체의 체온조절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는 개념들임에 틀림없다. 인체가 체온조절 시스템을 통해서 결과적으로 유지해내려고 하는 것은 중심온도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인체가 체온조절을 하기 위해서 마주해야 하는 현실은 더위나 추위 같은 외부온도라고 할 수 있으며, 특히 외부온도에 대한 서로 다른 개체들의 대응능력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온열중성대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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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1) 김진수, 수술중 체온 이상, 대한중환자의확회지 제 15권 제 1호, 2000. 2) Boris Kingma et al, The thermoneutral zone: implications for metabolic studies, Front Biosci(Elite Ed), 2012. 3) thermoneutral zone, 네이버 지식백과.

※ 그림을 그리는데 도움을 준 군자출판사 김도성 차장님, 유학영 과장님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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