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체온은 어떻게 조절이 될까?-세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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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체온은 어떻게 조절이 될까?-세 번째 이야기-
  • 승인 2022.08.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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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mjmedi@mjmedi.com


현대적 언어로 풀어 쓴 한의학 이야기(37)

 

이준우
탑마을경희한의원

체온조절과 교감신경의 역할

앞서 역치간 범위를 설명하면서 ‘자율신경계가 관여하지 않는 중심체온의 구간’이라고 하였는데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자율신경계 중에서도 교감신경이 관여하지 않는 구간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체온조절에는 자율신경 중에서도 교감신경이 전적으로 관여하게 된다. 체온조절과정을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눠보면 첫째 피부혈관의 수축과 확장만으로 체온조절이 되는 시기가 있다. 피부혈관이 확장하게 되면 피부혈류가 증가하게 되어 열손실이 증가하게 되면서 체온을 떨어뜨리게 되며, 반대로 피부혈관이 수축하게 되면 열손실이 감소하면서 체온의 하락을 막게 된다. 둘째 피부혈관의 확장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체온이 올라갈 경우에는 땀을 흘리면서 체온을 떨어뜨리게 된다. 셋째 피부혈관의 수축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하로 체온이 더 떨어질 경우에는 대사성 열생산이나 떨림을 통해서 체온을 올리게 된다.

그런데 이 세 가지 기전에는 모두 교감신경이 관여한다. 이 중에서 세 번째 체온을 올리기 위해서 교감신경이 흥분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쉬울 것 같다. 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대사성 열생산이나 떨림이 일어나게 된다. 두 번째 체온이 올라갈 경우 땀을 흘릴 때에도 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발한과 혈관확장이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점은 앞서 설명하였다. 다만 첫 번째 피부혈관의 수축과 확장에는 교감신경이 흥분만 하는 것이 아니라, 흥분과 억제 두 가지 기전을 통해서 관여하게 된다.

정상 상태에서 혈관 운동중추의 혈관수축 부위는 1초당 1.5~2개 정도의 지속적인 흥분파를 전신의 혈관수축신경에 보낸다. 이 흥분파는 교감신경성 혈관수축섬유를 통해 혈관을 지속적으로 수축시켜 적절한 수축상태를 유지케하는데 이를 혈관운동의 긴장도(vasomotor tone)이라고 한다. 이보다 더 교감신경이 자극되면 혈관이 수축되고, 반대로 교감신경이 억제되면 혈관이 확장하게 된다.

 

마황을 복용하면 어떻게 될까?

마황의 ephedrine은 교감신경 흥분작용이 있다. 심근의 β1 수용체와 말초혈관의 α1 수용체를 흥분시켜 심박수와 심박출량을 증가시키고 혈관 평활근을 수축시켜 혈압을 상승시킨다. 마황을 복용하면 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대사가 항진되기 때문에 중심체온이 올라가게 된다. 체온이 올라가면 원래는 교감신경이 억제되면서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체온이 발산되어야 한다. 하지만 마황은 거꾸로 말초혈관을 수축시키기 때문에 체온이 발산되지 않으면서 체온이 더 올라가게 된다. 그 이후에 발한역치 이상으로 체온이 더 올라가게 되면 땀이 나게 된다. 이 때는 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땀이 나고 혈관이 확장하게 되면서 체온을 떨어뜨리게 되는 것이다.

땀이 나지 않을 때는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혈관이 수축되지만, 땀이 날 때는 반대로 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혈관이 확장하게 된다. 이렇게 교감신경에 의해서 혈관이 수축되기도 하고 확장되기도 하는 모순이 생기는 이유는 서로 다른 섬유가 관여하기 때문이다. 혈관을 수축시키는 섬유는 교감 혈관수축 신경섬유(sympathetic vasoconstrictor fibers)이고, 혈관을 확장시키는 섬유는 교감 혈관확장 신경섬유(sympathetic active vasodilator fibers)이다.

초기에는 심부체온이 증가함에 따라 교감신경에 의한 혈관수축(sympathetic vasoconstriction)이 감소하여, 수동적인 혈관확장이 일어난다. 하지만 그 이후 특정 심부 온도 역치점에 도달하면 교감 활성 혈관확장 신경계(sympathetic active vasodilator system)의 작용을 통해 피부 혈류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한다. 즉 심부온도가 어느 정도 이상 올라가게 되면 교감신경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혈관이 확장되고 땀이 나게 되면서 체온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교감신경이 억제되면서 혈관수축이 감소하여 일어나는 혈관확장을 수동적인 혈관확장이라고 한다면, 발한과 함께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일어나는 혈관확장을 능동적인 혈관확장(active vasodilatation)이라고 한다. 마황을 복용할 경우 수동적인 혈관확장은 억제되었다가 땀이 날 때는 혈관이 확장하게 된다.

땀샘은 교감신경에 의해 자극되면 다량의 땀을 분비하게 되는데, 부교감신경의 자극에 의해서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땀샘(손바닥과 발바닥의 일부 아드레날린성 섬유 제외)에 분포하는 교감신경섬유는 대부분의 아드레날린성인 교감신경섬유와는 달리 콜린성이다. 즉 심부체온이 증가하면서 땀이 나고 혈관이 확장할 때는 교감신경 중에서 콜린성 섬유가 관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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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1) 의학계열 교수 32인 공역, Guyton and Hall 의학생리학 12판, 범문에듀케이션, 2017. 2) 김기진외 공역, 운동과 스포츠 생리학 5판, 대한미디어, 2018. 3) Wong BJ, et al. Current concepts of active vasodilation in human skin, Temperature,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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