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체온은 어떻게 조절이 될까? -두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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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체온은 어떻게 조절이 될까? -두 번째 이야기-
  • 승인 2022.07.22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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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mjmedi@mjmedi.com


현대적 언어로 풀어 쓴 한의학 이야기 (36)
이준우
탑마을경희한의원

체온을 변화시키는 신경 효과기기전

인간은 항온동몰이기 때문에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해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 시상하부의 온도중추에서 체온이 너무 높거나 낮음을 감지하면 적절한 체온 감소과정 혹은 체온 증가과정을 시작한다.

체온이 너무 높아질 때 인체의 열을 감소하기 위해서 3가지 중요한 기전을 사용한다.

1. 혈관 확장. 인체의 거의 모든 부위의 피부혈관이 강하게 확장된다. 이것은 후시상하부에 위치하여 혈관수축을 일으키는 교감신경성 중추를 억제함으로써 일어난다. 완전한 혈관 확장은 피부로 이동되는 열의 양을 8배 정도 증가시킬 수 있다.

2. 발한. 증가된 체온이 발한을 일으키는 효과는 그림 1)에서 실선에 의해 잘 설명된다. 그림은 중심체온이 임계온도 수준인 37℃ 이상으로 올라갈 때 발한의 결과로 증발에 의한 열 방출량도 가파르게 증가함을 보여준다. 체온이 1℃ 추가 상승하면 기초 열생산량의 10배를 방출할 정도의 충분한 발한이 일어난다.

3. 열생산의 감소. 화학적 열생산(chemical thermogenesis, 떨림없는 열생산 non shivering thermogenesis라고도 한다) 및 떨림(shivering) 과 같은 과잉 열생산을 일으키는 기전이 강하게 억제된다.

그림 1. 시상하부의 온도가 증발에 의한 열방출에 미
치는 영향과 시상하부의 온도가 근육활동과 떨림에
의한 1차적인 열생산에 미치는 영향. 이 그림은 열방
출이 증가하기 시작하고 열생산이 최소 안정 수준에
도달하는 임계 온도를 나타낸다.

 

몸이 너무 차가워질 때 온도 조절 체계는 정확하게 반대로 설정된다.

1. 몸 전체에 걸친 피부의 혈관 수축. 이것은 후시상하부의 교감신경성 중추의 자극에 의해 일어난다.

2. 입모. 입모는 털이 꼿꼿하게 “서 있는 것”을 의미한다. 교감신경성 자극은 모낭에 붙어 있는 털세움근을 수축시켜 털을 서 있게 만든다. 이것은 인간에서는 중요하지 않지만 하등동물에서는 털을 세우는 것이 피부 바로 위에 두꺼운 공기절연층을 만듦으로써 외부로의 열 이동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3. 열생산의 증가. 대사성 열생산은 떨림, 열생산에 관여하는 교감신경 흥분, 그리고 티록신 분비를 항진시킴으로써 증가된다.

 

Interthreshold range

시상하부의 체온조절 중추에서 일어나는 기전을 조금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interthreshold range라는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Interthreshold range를 번역한 표현을 찾을 수 없어서 이 글에서는 ‘역치간 범위’로 번역하고자 한다. 역치간 범위란 자율신경계가 관여하지 않는 중심체온의 구간을 말한다. 역치간 범위를 벗어나게 되면 체온조절을 위해 자율신경이 관여하기 시작하는데, 일반적으로 인체에서 역치간 범위는 0.2℃~0.4℃ 정도 된다.

역치간 범위의 위쪽 역치를 sweating thresthold 즉 발한 역치라고 하며, 이 발한역치보다 체온이 올라가게 되면 발한이 일어나면서 체온을 내리려고 하게 된다. 역치간 범위보다 아래쪽 역치를 vasoconstriction threshold 즉 혈관수축 역치라고 하며, 이 혈관수축 역치보다 체온이 내려가게 되면 피부의 혈관들이 수축하면서 체온손실을 억제하게 된다. 체온이 더 떨어져서 혈관의 수축만으로 체온을 보존할 수 없게 되면 먼저 떨림없는 열생산(non shivering thermogenesis, 교감신경의 흥분으로 인한 화학적 열생산)이 작동을 하게 되고 그보다 더 체온이 떨어지면 떨림(shivering)이 작동하게 된다.

그림 2. Interthreshold range
그림 2. Interthreshold range

 

참고내용

역치간 범위는 중심체온의 역치간 범위를 말한다. 그런데 interthreshold range를 검색해보면 오른쪽 sweating과 vasodilatation의 자리가 서로 바뀐 그림들을 간혹 접할 수 있다. 하지만 interthreshold range의 정의가 vasoconstriction threshold와 sweating threshold의 사이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므로 그림 2)에서 소개한 그림이 올바른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한다면 왜 sweating과 vasodilatation이 서로 바뀐 그림들이 존재할까? 땀이 날 때 혈관확장이 일어나는 현상은 땀이 나지 않을 때 혈관확장이 일어나는 현상과 기전이 조금 다르다. 땀이 나지 않을 때 혈관확장이 일어나는 것은 교감신경의 억제에 의해서 일어나지만, 땀이 나면서 이루어지는 혈관확장은 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이루어지며 발한과 거의 동시에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땀이 나지 않을 때의 혈관확장을 passive vasodilatation이라고 하는 반면, 땀이 날 때의 혈관확장을 active vasodilatation이라고도 한다. 발한과 혈관확장이 거의 동시에 일어나기 때문에 sweating과 vasodilatation의 위치를 서로 바꿔서 그린 그림들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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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을 그리는데 도움을 준 군자출판사 김도성 차장님, 유학영 과장님, 이민지 대리님께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 참고문헌 1) 의학계열 교수 32인 공역, Guyton and Hall 의학생리학 12판, 범문에듀케이션, 2017. 2) Sessler DI, Temperature monitoring and perioperative thermoregulation, Anesthesiology,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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