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보건사업] 디지털 헬스케어(1) 건강행동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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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보건사업] 디지털 헬스케어(1) 건강행동을 부탁해
  • 승인 2022.07.15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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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경

한은경

mjmedi@mjmedi.com


◇그림 출처: https://www.indiatvnews.com/lifestyle/health-health-apps-boost-well-being-in-youth-study-480885.
◇그림 출처: https://www.indiatvnews.com/lifestyle/health-health-apps-boost-well-being-in-youth-study-480885.

건강증진 중에서 특히 ‘사람의 행동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라는 고전적인 질문에 답하기 위해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새로운 방법들이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하겠습니다. 최근에 무척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디지털 헬스케어’일 텐데요, 이 글은 그 중에서도 주로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application)에 관한 것입니다. 모바일 앱이 쓰이는 분야는 실로 광범위하기에, 특히 건강한 식생활 실천과 규칙적인 운동을 보조하는 앱을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다이어트, 식생활 관리를 돕기 위해서는 진료실에서도 예전부터 ‘식사일기 기록’을 권하고, 기록에 따라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이 드물지 않게 쓰여 왔습니다. 다수의 연구에서 ‘식사 기록을 하는 사람이 기록하지 않는 사람보다 좀 더 성공적으로 체중 감량을 할 수 있었다’고 알려져 있고요. 그런데, 이제 손으로 쓰는 식사일기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각 개인이 앱에 식단을 기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식단관리 앱(야지오, 눔, 밀리그램 등)에서 먹은 음식의 이름과 양을 입력하면 총칼로리,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의 함유량(g) 등이 산출되고 식이 패턴 분석을 제공합니다. 또 다른 앱(스프린트 등)의 경우, 먹은 음식의 사진을 올리면 식단은 앱에서 자동으로 기록합니다. 균형잡힌 영양 섭취에 대한 조언도 여러 앱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 식단 DB를 포함하지 않는 비교적 단순한 앱도 충분히 건강증진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한 예로, 하루 권장량의 수분 섭취를 위해 ‘물 마시기’ 시간을 지정해 두면 알람을 통해 알려 주는 앱이죠.

운동은 어떨까요? 노란색 동그라미 속에 오늘의 걸음수를 나타내는 화면으로 잘 알려진 걷기앱 ‘캐시워크’는 지난달 기준으로 누적 다운로드수 1,800만 건을 달성1)해 높은 수요를 보여줍니다. “계단을 이용하면 건강해집니다”라는 문구가 계단 앞에 붙여져 있는 건강증진 방식의 진화라고 하겠습니다. 걷기와 같이 건강을 개선하는 활동을 하는 개인에게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건강증진 프로그램은 이미 여러 나라에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넘나들며 연구되어 온 바 있습니다. 또, 달리기 앱을 비롯해, 운동내용을 기록할 뿐만 아니라 운동방법을 알려주기도 하는 앱을 동시에 여러 개 쓰고 계신 분도 있을 것입니다. 규칙적인 건강행동 여부를 기록해 ‘습관 형성’을 유도하는 이른바 ‘루틴 앱’(루티너리 등)도 다수 등장하고 있습니다.

체계적 문헌고찰 연구들에 따르면, 행동을 개선하기 위해서 일반적인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데 비해 모바일 앱 사용을 포함한 경우, 프로그램 수행 결과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고 합니다.2)3)4) 모바일 앱을 사용하면 스마트폰 보유율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쉽게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시도할 수 있지요. 물리적 제한을 극복하여 비대면·원격으로 진행하는 교육 및 상담도 가능합니다. 한편, 소개해드린 모바일 앱들은 모두 ‘기록’ 즉 데이터의 축적을 기반으로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축적된 데이터는 다시 각 개인의 행동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피드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입니다.

식이와 운동 등 주로 ‘건강행동 촉진’ 목적의 앱들은 웰니스(wellness) 앱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환자뿐 아니라 고위험군, 일반인들도 두루 쓸 수 있는 영역의 앱들이죠. 더 나아가 질병의 진단, 예측,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앱도 있지만, 의료의 특수성과 어느 정도로 결부되는가에 따라 웰니스 앱과 구분됩니다. 여기에는 앱의 실제 사용자와 의료비용의 지불자(보험사 등), 앱의 분류에 따른 인·허가의 필요 여부, 의료법 등과 관련된 규제의 정도 등이 두루 영향을 미치니 별도의 글로 소개드릴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

현재, 모바일 앱을 활용하는 건강증진 기술은 공공부문보다는 민간부문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공공영역에서 선도적으로 개발하여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보입니다. 다만 2021년 이후 정부는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방향에서 모바일 앱 활용을 포함한 비대면 건강증진 전략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매년 수행되는 한의약 보건사업에서 모바일 앱을 사용하는 프로그램의 비율이 어느 정도 되는지, 사용대상자와 주된 용도는 무엇인지 통계자료를 만들어 두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최근의 한의약 보건사업 사례들을 보면 사업 구성요소로서 신체활동 증진을 위해 걸음수 측정 앱을 사용하고 정신건강 등의 교육내용 중에서는 앱을 통해 전달하는 경우가 이미 있습니다. 원론적으로는 공공보건사업의 대상자가 현재 웰니스 앱의 사용자와도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한의약 보건사업에서도 꾸준히 응용될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한은경/ 호영보건의료연구소

각주

1) 매일경제. 건강관리 앱 캐시워크, 누적 다운로드 1,800만 돌파 (2022.6.23.)
https://www.mk.co.kr/news/business/view/2022/06/549761/

2) Iribarren SJ, Akande TO, Kamp KJ, Barry D, Kader YG, Suelzer E. Effectiveness of Mobile Apps to Promote Health and Manage Disease: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zed Controlled Trials. JMIR Mhealth Uhealth. 2021 Jan 11;9(1):e21563. doi: 10.2196/21563. PMID: 33427672; PMCID: PMC7834932.

3) Yau KW, Tang TS, Görges M, Pinkney S, Kim AD, Kalia A, Amed S. Effectiveness of Mobile Apps in Promoting Healthy Behavior Changes and Preventing Obesity in Children: Systematic Review. JMIR Pediatr Parent. 2022 Mar 28;5(1):e34967. doi: 10.2196/34967. PMID: 35343908; PMCID: PMC9002598.

4) Lee M, Lee H, Kim Y, Kim J, Cho M, Jang J, Jang H. Mobile App-Based Health Promotion Programs: A Systematic Review of the Literature. Int J Environ Res Public Health. 2018 Dec 13;15(12):2838. doi: 10.3390/ijerph15122838. PMID: 30551555; PMCID: PMC6313530.

5) 한의신문. 2021년 지역사회 한의약 건강증진사업 방향은? (2021.5.20.)
https://www.akomnews.com/bbs/board.php?bo_table=news&wr_id=44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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