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이현효의 도서비평] 세계사 속 돈의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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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이현효의 도서비평] 세계사 속 돈의 움직임
  • 승인 2022.06.03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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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효

이현효

mjmedi@mjmedi.com


도서비평┃흐름이 보이는 세계사 경제공부

대항해시대에는 은광의 발굴이 중요한 사건이다. 16세기후반에서 17세기에 걸쳐 신대륙인 아메리카의 은이 유럽이 대량으로 유입되며 장기간의 인플레가 생겼고,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이와미 은광의 은과 멕시코의 아카풀코에서 대형범선 갈레온으로 마닐라로 오가는 마닐라-갈레온무역에 의한 은이 명나라에 유입되어 일조편법이라는 세제를 통해 중국의 봉건제도를 보강하는데 쓰였다.

고기를 먹는 것이 금지된 사순절의 단백질원으로 애용되던 청어. 엄격한 카톨릭 국가인 스페인이 15세기 유대교 추방령을 내리며, 유대인들이 암스테르담으로 이주한다. 그들은 북해에서 유망으로 잡은 청어를 소금에 절여 유럽 전 지역에 판매했다. 청어잡이 어선을 개량하며 조선업이 발달하였고, 항해사고가 잦았던 당시, 유한책임을 기반으로 한 최초의 주식회사가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였다. 대항해시대가 열린 것이다.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황선종 옮김, 어크로스 출간

영국은 본디 사략선으로 대서양을 왕래하던 스페인 은수송선을 습격하는 약탈로 시작된 경제였다. 스페인이 레콩키스타라는 종교전쟁에 신대륙에서 긁어 모은 은의 80%를 소모하며, 디폴트를 되풀이하는 사이, 그랜드 아르마다를 쳐부순 영국은 유럽의 제해권을 거머쥐었고, 청교도혁명으로 실력자가 된 크롬웰은 항해조례를 제정하여, 네덜란드의 중계무역을 흔든다. 서아프리카 연안의 부족에게 소총, 일용품을 주고 노예사냥을 시킨다. 노예를 저렴하게 구입해 아메리카 대륙 및 카리브해로 이주시켜 사탕수수(설탕)을 대량재배(플랜테이션)하여, 유럽에 수출한다. 설탕의 판로확대를 위해 영국은 기호품 문화를 육성했는데, 청나라의 홍차, 아메리카의 카카오, 이슬람의 커피가 그것이다. 대서양 삼각무역으로 영국은 패권국이 된다.

영국과 프랑스는 북아메리카를 놓고, 100년이상 싸웠는데, 영국은 막대한 적자국채를 발행하여, 식민지에 떠넘기려다 미국 독립전쟁이 발발한다. 미국의 독립전쟁을 지원하다 재정난에 빠진 프랑스에서는 프랑스 대혁명이 발발한다. 대혁명이 아사냐(assignat)의 증쇄로 인한 하이퍼인플레로 끝나자, 나폴레옹이 등장한다. 나폴레옹을 물리친 영국의 힘은 어디에 있는가? 1781년 와트가 기계의 동력원으로 증기기관을 발명하여, 화석에너지의 시대가 열린 것. 소형화된 증기기관을 장착한 기관차와 철도가 보급되어 전세계적인 규모로 확대된 것이다. 19세기 이러한 패권을 바탕으로 인도에 기계면포를 팔았고, 인도 벵갈에서 아편을 제배하여 아편을 청나라에 팔았다. 그렇게 벌어들인 은으로 청나라에서 차, 비단, 도자기를 사왔다.

1차 세계대전이 터지며, 유럽은 폐허가 되고 유럽의 경제패권과 식민지 시스템이 무너지며, 미국이 부상하기 시작한다. 미국은 군수물자와 농산물을 유럽에 수출하며 어부지리를 얻는다.

대공황이 터진 미국. 미국은행이 자본을 회수하자 4년 동안 독일공장의 60%가 도산하며, 히틀러가 등장. 2차 세계대전이 터진다. 2차 대전에서 승전한 미국이 패권국으로 올라가는 것이 브레튼우즈 시스템과 GATT다. 달러기축과 달러를 통한 자유무역질서의 확립이 그것이다.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으로 재정적자가 확대되자 1971년 금태환은 폐지된다. 달러약세와 70년대 오일쇼크로 스테그플레이션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발도상국으로 공장이 이전하며, 신흥공업국이 한국과 대만 등이 약진한다. 78년 덩샤오핑이 집권한 중국의 경제성장도 그때부터였다. 2001년 WTO에 가입하고 저렴한 노동력을 이용, EU와 미국으로 수출한 중국경제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08년 서브프라임으로 미국이 휘청되는 사이, 중국이 중화굴기를 선포하자, 미중전쟁으로 서로 패권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모습이다.

 

이현효 / 김해 활천경희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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