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사업, 공익적 가치 기반 의료정보 시스템 구축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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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사업, 공익적 가치 기반 의료정보 시스템 구축 의의”
  • 승인 2022.05.19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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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인터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사업 마무리 하는 김남권 단장

30개 CPG 개발부터 공익적 임상연구까지…인센티브 수가제 등으로 확산 모색해야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지난 2016년부터 6년 동안 진행됐던 한국한의약진흥원의 한국표준임상진료지침사업이 마무리되면서,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 사업으로 한의계는 어떤 자산을 얻게 되었으며, 앞으로 어떻게 더욱 발전해나가야 할 지 김남권 단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6년 동안 운영됐던 CPG사업이 마무리됐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보람이 크다. 개인적으로는 영광이고, 한의계의 입장에서는 좋은 사회적 자산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 자산이 어떻게 유지되고 성장하느냐가 우리에게 주어진 몫이라 할 수 잇을 것이다. 이번 성과보고회는 지금까지 일궈온 것들이 열매를 많이 맺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CPG 개발 이외에도 이를 확산하는 구체적인 실증과, 이를 제도화하기 위한 연구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이것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지지와 성원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는 이제 사업단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학교로 돌아가서 개인 연구 등에 힘쓰려 한다.

 

▶CPG 사업단이 지난 6년간 어떤 성과를 이뤄왔나.

구체적인 성과는 흔히 우리가 아는 30개의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과 한의표준임상경로(CP) 등이 만들어지고, 이와 관련해 임상에서 활용하기 쉬운 부수적인 정보지 등을 만들었다. 다만 우리는 한의계 최초로 근거기반 의료정보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의료를 선택할 때는 여러 가지 정보를 얻는다. 어떤 정보는 개인에게, 어떤 정보는 신문이나 광고 등에 의지할 수 있다. 우리는 국가가 지원해서 공공기관에서 관리하는 ‘가치기반 의료정보’를 제공한다는 의의가 있다. 이는 개인이 제공하는 가치와 큰 차이가 있다. 개인은 결국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제공하는 것은 공익을 기반으로 하는 공공가치 의료정보다. 이것이 잘 관리되면 환자 건강 증진을 넘어 사회적 편익이 될 것이다. 이 시스템을 어떻게 확산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제도화다. 의료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며 이를 따라가는 일종의 인센티브 수가제까지 시행되면 이를 기반으로 확산될 수 있고, 이러한 성과는 국민건강증진이나 국가 의료비 감소 등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업단은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근거 등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임상연구를 진행해왔는데, 사업 기간에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연구 수행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연구자들이 있었다.

천만다행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직전에 주요 임상연구들이 마무리단계에 진입해있었기에 많은 영향은 피할 수 있었다. 다만 CPG 개발 이후에 CPG가 임상에 쓰였을 때 어떤 편익이 발생하는지 분석하거나 CP가 임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알아보는 임상연구도 수행했는데, 이러한 연구들이 코로나19로 타격을 많이 받았다. 이러한 악조건에서도 일부 연구는 좋은 성과를 냈고, 일부는 모형으로 극복했다. 임상연구를 하기 위해 환자를 그 때부터 모집한다면 코로나19 상황에서는 힘들 것이다. 그래서 기존에 모아둔 환자데이터를 후향적으로 분석하는 모형을 활용했다. 실제로 일부 연구는 그 연구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후반의 본 연구를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일종의 파일럿 연구 형태로 수행됐다. 이 연구에서 나올 수 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본 임상 연구의 설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확보하는 것으로 구성했다.

▶보고회에서 발표된 김동수 교수의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확산을 위한 한의의료기관패널 연구’에 따르면 CPG에 대한 임상의들의 이해도가 부족해 활용률이 절반 이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어떤 홍보전략을 세웠나.

의료기관에서 CPG를 활용한다고 하는 것은 CPG 책을 읽는다기보다는 CPG에 있는 도구를 적용한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 그래서 우리가 주안점을 둔 것은 환자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설명문이나 질환안내문이다. 이를 임상의 개인이 직접 만들려면 수고가 많이 든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안내지를 만들어서, 개별한의원 이름을 별도로 기재해 본인들의 안내지로 활용할 수 있는 홍보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의료현장에서 임상의가 의사 결정을 할 때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근거가 기반이 된 자료를 활용하면 도움이 되고, 환자에게 이를 설명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사업단은 활동이 종료되지만, 한의약진흥원의 한의약혁신개발사업 등을 비롯한 후속사업에서 관련내용이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이 사업이 어떻게 후속사업으로 어떻게 연계되는지 궁금하다.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은 공익적임상연구와 CPG를 활용하는 연구들을 다루고 있다. 공익적 관점의 가치 연구가 나오면 이는 모두 CPG와 연계된다. 우리는 CPG를 개발하고, 인증하고, 확산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임상결과들이 CPG를 홍보할 수도 있고, 임상 연구 결과가 의료 결정에 도움이 되어, CPG 기반의 의료시스템을 발전해나간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사업단이 종료되기 전에 한의약혁신개발사업단이 런칭되면서 우리 사업단의 연구 인프라가 연계되거나 한의약진흥원의 다른 부서로 넘어가면서 이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이관하는 단계에 있다. 지금까지 일궈온 성과들이 매몰비용이 되지 않으려면 계속 사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사업단의 활동을 점수로 매긴다면 몇 점을 주겠나.

내 개인이 아니라 사업단을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의 100점을 주고 싶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일궈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일궈낸 CPG라는 시스템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근거 기반 정보시스템이다. 초기에 사업을 수행할 때는 한의계가 연구 방법론부터 연구성과를 도출하는 단계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많이 걱정했는데, 최종 성과물과 앞으로의 방향성을 보면 어느 정도 시스템이 완성되었고, 이를 기반으로 후속사업으로도 많이 연계되어 있다. 만일 사업단이 성과가 없었다면 후속연구나 지원도 없었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미션을 잘 수행했고, 다음 주자에게 좋은 바톤을 넘겼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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