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함께 읽는 동의신정(3) 감정자유기법, 학생들의 시험 불안, 스트레스 개선에 도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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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함께 읽는 동의신정(3) 감정자유기법, 학생들의 시험 불안, 스트레스 개선에 도움 된다!
  • 승인 2022.05.06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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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찬영

권찬영

mjmedi@mjmedi.com


권찬영
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한방신경정신과
조교수

감정자유기법(emotional freedom technique)은 지난 2019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에 대한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아 한의 신의료기술로 등재된 한의정신요법이다. 이 정신요법은 진단된 정신장애, 특히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나 공포증 등의 불안장애의 임상적 치료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코칭(coaching)의 방법으로 사용되어왔을 만큼, 아임상(sub-clinical) 상태에도 폭 넓게 사용될 수 있다.

학생들의 시험 불안(test anxiety)도 여기에 포함되는데, 의료 계열의 학생들은 많은 양의 중요한 지식을 집약적으로 배우고, 시험 결과에 따라 진급을 실패할 수 있는 등의 압박감으로, 시험 불안을 매우 흔하게 경험한다고 알려졌다. 감내할 수 있는 가벼운 시험 불안은 학습을 위한 동기가 될 수 있지만, 감내할 수 없는 심한 시험 불안은 오히려 학습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시험 불안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교육 과정에 포함하는 것은 학생들의 정신건강, 삶의 질, 그리고 학습역량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감정자유기법은 정말 학생들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이승환, 정보은, 채한, 임정화.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감정자유기법(EFT): 체계적 문헌고찰. 동의신경정신과학회지. 2017;28(3):165-182.

 

2017년에 동의신경정신과학회지 28권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기존에 학생들에게 감정자유기법을 적용한 연구 14편을 수집하고 분석했다. 포함된 연구들에서는 이 기법이 학생들의 발표 불안, 시험 불안 등의 불안, 스트레스, 우울 등의 증상을 경감시키며, 학습상황에서 긍정적 정서 증가 및 부정적 정서 감소, 식이습관 개선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고 보고해온 것이 이 체계적 문헌고찰의 주요한 발견이었다.

 

Lee SH, Han SY, Lee SJ, Chae H, Lim JH. Effects of Emotion Freedom Techniques on Academic Stress in Korean Medical Students: A Single-Group Pre-Post Study. 2022;33(1):33-48.

 

위 체계적 문헌고찰을 시행한 연구진이 이번에는 직접 한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단축형 감정자유기법을 구성하여 적용하고 동의신경정신과학회지 2022년 33권에 발표했다. 이 연구에서는 한의전 1학년 학생 49명에게 첫 학기 7-9주차 동안, 총 3주에 걸쳐서 매주 2회씩, 매 회당 15분의 감정자유기법 세션을 시행하였는데, 방법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자신의 심리적 문제를 확인하고 0-10점의 점수를 매긴다.

2. 흉부의 sore spot을 문지르며 ‘수용확언’을 3회 반복한다.

3. ‘연상어구’를 말하며 경혈점을 7-10회씩 두드린다.

4. 중저혈을 두드리며 ‘뇌조율과정’을 시행한다.

5. 다시 자신의 심리적 문제를 0-10점으로 평가한다.

6. 점수가 3점 이하인 경우 종류하고, 4점 이상인 경우 2번과 3번을 반복한다.

 

연구진은 감정자유기법을 시행하기 전, 3주 간의 프로그램 후, 그리고 프로그램 종료 2주 후(추적관찰)에 각각 참가자 학생들의 시험 불안, 인지된 스트레스, 긍정적 정서와 부정적 정서, 불안을 평가했다. 분석 결과, 시험 불안 수준, 인지된 스트레스 수준, 부정적 정서 수준에서 프로그램 후와 추적관찰 시점에서 모두 유의한 감소를 보였고, 특성 불안은 프로그램 후, 그리고 상태 불안은 추적관찰 시점에서 각각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

저자들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 감정자유기법 프로그램이 의학 계열 학생들의 시험 불안과 부정적 정서를 경감시키는 유용한 자가관리 방법일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나아가 그 효과를 직접 경험한 학생들에게는 좋은 학습 기회이자, 미래에 진료할 환자들에게 이 한의 정신요법을 적용하는 역량을 강화시켜 주었으리라 사료된다.

감정자유기법의 활용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꼭 학생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즉, 감정자유기법은 의료진의 정신건강 관리에도 물론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의 맥락에서 온라인으로 실시한 1세션의 감정자유기법 프로그램이 일선 간호사들의 스트레스, 불안, 소진(burnout) 수준을 감소시켰다는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의 결과가 존재한다. Dincer B, Inangil D. The effect of Emotional Freedom Techniques on nurses' stress, anxiety, and burnout levels during the COVID-19 pandemic: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Explore (NY). 2021 Mar-Apr;17(2):109-114.

학부생 또는 임상 한의사로서 통증이 있으면 침을 맞고, 감기에 걸렸거나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 OO산, OO탕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한의 의료기술인 감정자유기법 역시 우리 자신과 가족, 친구, 동료들을 돕는 자연스러운 방법이다. 최근에는 대한한의사협회 보수교육을 통해 감정자유기법을 온라인으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만큼, 이 방법을 자기 자신의, 그리고 한의원 직원들의 불안, 우울, 스트레스 개선을 위해 적용해보면 어떨까? 그렇게 된다면, 환자분들에게도 더 자신있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이 한의 정신요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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