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주여, 우리에게 어찌 이런 시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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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주여, 우리에게 어찌 이런 시련을!
  • 승인 2022.04.22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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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타미 페이의 눈
감독 : 마이클 쇼월터출연 : 제시카 차스테인, 앤드류 가필드
감독 : 마이클 쇼월터
출연 : 제시카 차스테인, 앤드류 가필드

최근 실화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고 있다. 오리지널 시나리오의 부재로 인한 현상일 수도 있지만 실제 있었던 인물이나 사건들을 다룬 이야기가 이미 결말을 알고 있어 긴장감이 떨어진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벌어졌던 이야기인만큼 개연성 있는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그 어떤 영화들보다 확실하게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 그리고 배우들도 실제 인물을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새로운 연기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에 그 어느 때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보니 각종 영화제에서 연기상을 수상하는데 공교롭게도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남녀주연상 모두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출연한 배우가 받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타미 페이 베이커(제시카 채스테인)은 목사인 남편 짐 베이커(앤드류 가필드)와 함께 여러 곳에서 목회 활동을 하다가 TV를 통해 전도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보게 된다. 우연히 방송 관계자와 만나게 되고, 신도들을 사로잡는 설교와 노래 등으로 유명한 TV 전도사가 된다. 이후 그들의 위세는 점차 커지게 되고 세계적인 종교 방송망과 테마파크까지 세우게 된다. 그러나 신실하게 이어오던 부부 관계는 점차 멀어지게 되고, 끝없는 욕망으로 사업을 확장하다가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기독교 신자가 아니라 정확히는 잘 모르지만 우리나라는 진지하게 예배를 보는 반면 여러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미국의 예배 스타일은 목회자나 성가대 등이 마치 엔터테이너 같이 굉장히 액티브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사실 타미 페이와 짐 베이커는 우리나라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1970년대와 80년대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TV 전도사 부부로서 토크쇼 같은 종교 방송을 진행하면서 쉽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이를 기부금으로 이끌어내며 엄청난 부를 축적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이전에도 많이 접했던 입지전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들과 마찬가지로 <타미 페이의 눈> 역시 흥망성쇠의 인간사를 다루며 전반적으로 영화적인 내용면에서는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다. 하지만 이 영화는 타이틀 롤이기도 한 타미 페이 역을 맡은 제시카 차스테인의 연기로 인해 추천 영화 리스트에 올려도 좋을 영화가 되었다.

영화의 제작자이기도 한 제시카 차스테인은 실제 인물의 인상적인 속눈썹과 눈 화장, 독특한 창법을 그대로 묘사하게 위해 매 촬영마다 4시간 동안 특수 분장을 하며 억양까지 연습하며 자신의 본 모습을 완벽하게 지워내는데 성공했고, 그 결과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과 함께 분장상을 수상하는 진가를 선보였다. 물론 기독교를 전도하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했기에 기독교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지만 종교와 관계없이 누구나 봐도 무방하며, 오히려 종교인들의 역설적인 행태를 통해 우리가 삶 속에서 놓치기 쉬운 신념에 대한 이야기를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영화를 보고나서도 타미 페이의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쉽게 잊혀지지 않는 <타미 페이의 눈>은 마지막 부분에 보여지는 장면을 통해 타미 페이 외에도 실제 인물과 출연 배우들의 놀라운 싱크로율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될 것이다. 현재 OTT인 디즈니 플러스에서 상영하고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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