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보건사업] 코로나19와 커뮤니티 헬스케어로 살펴보는 한의약 건강증진사업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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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보건사업] 코로나19와 커뮤니티 헬스케어로 살펴보는 한의약 건강증진사업 ‘환경’
  • 승인 2022.04.08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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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경

한은경

mjmedi@mjmedi.com


복원력(resilience) 1)2)3)이라는 단어가 각국의 코로나19 국면에서 종종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책적으로는 코로나 19로 인해 취약계층에게 특히 심화된 건강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한다는 뜻으로 사용되는데, 임상의의 관점에서는 코로나19 후유증에서 오래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환자들의 증상을 잘 치료하고 기능을 향상시켜 그야말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2022년 3월로 우리나라의 누적 확진환자 수 1000만명을 넘은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복원력에 초점을 맞춘 건강증진 기술과 건강정책이 필요함이 자연스러운 귀결이 될 것입니다. 코로나 19 ‘후유증’처럼, 동일한 건강 문제를 공유하는 환자군을 정의하고 사업을 기획하는 것도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19 이후 각 지역에서 수행되던 집합적, 대면 방식의 건강증진사업 규모가 축소되는 것을 종종 보셨을 것입니다. 한의약 건강증진사업도 예외가 아니지요. 보건소에서 방역 업무로 모든 역량이 집중되다 보니 전형적인 방식의 건강증진사업을 할 수 없었던 사정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보건소의 건강증진사업이 코로나 19 관련 의료체계와 연계하려는 모습, 비대면 건강증진사업 수행 활성화 등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AI·IoT 기반 어르신 건강관리 시범사업’은 독거 어르신의 신체활동량·복약·식사 기록 등이 앱에 자동 입력돼 보건소 전문 인력이 전화로 맞춤형 건강상담을 제공4)하는 내용입니다.

특히 디지털 수단을 중심으로 한 비대면 사업은 건강증진사업의 축소를 극복하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만.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의 경우 아직까지는 사업 내용이나 사업수단의 확보 등 비대면 방식을 어떻게 활성화시킬 수 있을지가 새로운 숙제로 보입니다.

신종감염병 시대, 건강증진 프로그램의 효과 평가 항목도 달라질까요? ‘왜 건강증진이 코로나19에 중요한가, 그리고 코로나 19가 건강증진에 중요한가’5)라는 에디토리얼을 통해 일찍이 강조된 점은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과 그 결정 요인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건강 증진의 핵심’6)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건강정보 이해능력(health literacy), 즉 개인이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감염병 대응과 적극적인 예방 조치의 실행에 매우 중요’6)하다고 지적됩니다. 개인 방역과 집단적 불확실성이 주된 변수가 되는 만큼, 앞으로의 건강증진사업에서는 교육 등 형태로 대상자의 건강정보 이해능력을 함양하는 것이 사업내용에 필요하고, 또 사업의 효과 평가에서도 하나의 기준으로 쓰일 수 있음을 제안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이미 제 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지표로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건강정보 이해능력은 ‘당신은 당신의 질병 치료에 필요한 정보를 얼마나 쉽게 찾을 수 있습니까?’ 등으로 구성된 설문지7) 등을 사용해 어렵지 않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한의약 건강증진사업의 효과를 평가할 때도 해당 지표를 포함하는 것을 염두에 두어볼 만합니다.

한편, 국내 건강증진사업의 정책적 환경에서 대표적인 변화도 짚어봅시다. 2019년 이래, 건강증진사업과 별도로 신설된 ‘통합돌봄사업’(커뮤니티 케어)가 수행되어 온 것인데요, 그간 정부 및 지자체 건강증진사업에서 의료기관의 치료를 ‘보완’하는 의미의 아이템들이 위주가 되었다면, 통합돌봄사업은 보다 적극적으로 의료서비스와 사회복지 서비스를 결합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대상자에게 ‘다학제적 팀 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통합돌봄사업 기조 안에서 한의약서비스와 사회복지서비스가 연계된 경우 ‘한의약 건강돌봄사업’8)인데, ‘한의사가 거동 불편 고령자나 장애인의 가정을 방문해 진료와 상담 등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9)으로 제공되어 왔습니다.

앞으로 새 정부에서도 이러한 사업내용은 이어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필요한 때에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도록 하고 서비스의 과잉이나 불충분한 공급을 막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의료의 조정성(coordination)과 연속성(continuity)을 강조하는 경향 자체는 해외 여러 나라의 선례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약집에 따르면, 이 부분은 ‘주치의 위주의 커뮤니티 헬스케어’ 즉 ‘의료와 돌봄을 맞춤형으로 통합한 커뮤니티 헬스케어 제공’10)으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조금 더 살펴보면, ‘현재 의료와 돌봄 서비스 제공이 서로 연계돼 있지 않으며 의료서비스도 병원 및 전문 진료과목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어 분절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치의가 돌봄계획을 작성하고 커뮤니티 헬스케어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합니다. ‘아동청소년, 노인, 만성질환자, 장애인 등이 선택한 주치의 중 의료뿐 아니라 지역사회 케어가 필요한 경우 주치의가 돌봄계획을 수립. 돌봄계획에 따라 커뮤니티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므로, 기존에 선도사업 지역을 중심으로 수행된 바 있는 한의약 돌봄사업과도 연속성을 가질 수 있으리라 예상됩니다. 큰 틀에서는 일차의료기관에서 주치의 역할의 강화와 같은 부분이 어떻게 구체적인 정책으로 나타나게 될지 계속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지금까지 수행되어 온 한의약 건강증진사업 몇 가지를 검토해 보고, 위에서 이야기한 최근의 ‘환경’ 변화를 염두에 두면서, 성공적인 사업 수행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보겠습니다.

 

한은경/ 채영한의원 원장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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