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세상에는 이런 커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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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세상에는 이런 커플도 있다
  • 승인 2022.03.04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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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장르만 로맨스
감독 : 조은지출연 : 류승룡, 오나라, 김희원, 이유영, 성유빈, 무진성
감독 : 조은지
출연 : 류승룡, 오나라, 김희원, 이유영, 성유빈, 무진성

개인적으로 굉장히 버라이어티한 2월을 보내고 3월을 맞이하게 되었다. 또한 직업상 3월은 새로운 만남과 시작을 하는 시기인 만큼 그동안 내재되었던 근심, 걱정 등을 떨쳐내기 위해 머리 속을 비우기로 작정하고, 아무 생각 없이 봐도 될 만한 영화를 찾아봤다. 그 중 눈에 들어온 작품이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통해 재미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개봉 당시 보지 못했던 <장르만 로맨스>라는 영화이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지만 7년 째 신작을 쓰지 못하고 있는 김현(류승룡)은 이혼한 전처 박미애(오나라)의 전화를 받고 집으로 간다. 그러나 두 사람은 아들 성경(성유빈)에게 보이지 말아야 하는 행동을 하게 되고, 성경은 그 장면을 보고 놀라 집을 나간다. 그러다가 옆집에 사는 배우 정원(이유영)을 만나게 되고, 그녀의 묘한 매력에 빠지게 된다. 김현은 출판사 대표인 순모(김희원)로부터 작품 독촉을 받게 되고, 우연히 제자 유진(무진성)이 두고 간 작품을 읽게 된다. 그 후 김현은 유진과 공동집필을 하게 되지만 동성애자인 유진과의 동거가 꽤나 신경 쓰인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제목이 완전 찰떡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장르만 로맨스>는 출연진 모두의 로맨스가 등장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로맨스와는 결이 완전히 다른 새로운 형태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 또한 이 영화는 다양한 영화에서 개성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배우인 조은지가 장편 영화 감독으로 입봉한 첫 작품이며, 배우 겸 감독답게 출연 배우들의 다양한 감정을 놓치지 않고 디테일하게 살려 내면서 코미디와 멜로 사이의 웃픈 상황을 제대로 연출하고 있다. 그리고 연령대별로 여러 커플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의 특징을 잘 살리면서도 너무 한 쪽으로 비중을 쏠리게 하지 않고 적절하게 배분하면서 자칫 뒷부분으로 가면서 전반적인 밸런스가 무너지며 지루해질 수 있는 상황을 그나마 줄이면서 끝까지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전반적으로 이것저것 다 끌어 놓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 이야기가 매우 산만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관객에 따라 기대했던 것보다 웃음의 강도가 약해서 좀 아쉬운 점도 있을 수 있지만, 류승룡을 비롯해 김희원, 오나라 등의 베테랑 배우들이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자연스러운 연기가 그나마 빈틈을 메우며 킬링타임용 영화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 있음직한 다양한 성격의 커플들을 통해 관계의 중요성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장르만 로맨스>는 따뜻한 봄의 기운이 시작되는 3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즐거운 공감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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