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락의 유주방향은 어떻게 형성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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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락의 유주방향은 어떻게 형성될까?
  • 승인 2022.02.18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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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mjmedi@mjmedi.com


현대적 언어로 풀어 쓴 한의학 이야기 (25)
이준우
탑마을경희한의원

팔다리에서 경락의 유주방향

한의학이야기 15,16편에서 음경락이 인체의 전면에서 상행하고 양경락은 인체의 후면에서 하행하는 이유에 대해서 소개를 했었다. 다시 한 번 소개하자면, 인체 전면에는 열생산이 많이 이루어지고 큰 혈관들이 많이 지나가는 반면에, 인체 후면에는 열생산이 적게 이루어지고 큰 혈관들과 거리도 멀다. 그래서 인체 전면에서는 熱, 風, 濕 세 가지 기운이 상승하는 환경이 마련된다면, 인체 후면에서는 寒, 火, 燥 세 가지 기운이이 하행하는 환경이 마련되기 때문에 음경락이 인체 전면에서 상승하고 양경락은 인체 후면에서 하행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팔과 다리에서 경락의 유주방향은 어떻게 결정될까? 하는 점이다. 우선 팔과 다리에서 흐르는 경락의 유주방향은 다음과 같다.

◯ 수삼음경 : 체간 → 손끝

◯ 수삼양경 : 손끝 → 체간

◯ 족삼음경 : 발끝 → 체간

◯ 족삼양경 : 체간 → 발끝

그러면 어떤 힘으로 이런 유주방향이 만들어질까? 지구에서는 불균등한 가열과 압력차에 의해서 대기대순환이 생기듯이, 인체 역시도 불균등한 열생산과 압력차에 의해서 체액이 이동하는 것이 경락유주의 방향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열순환과 압력

한이학이야기 16편에서 소개한 내용과 그림을 다시 소개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그 내용은 장기의 열생산과 압력을 근거로 체액의 이동에 대해서 필자가 세운 가설이다.

첫째, 인체 전면에서는 심장과 간이 인체의 열생산에 관여하고 큰 혈관들과 가깝기 때문에 체액이 따뜻해지면서 상승하고, 인체 후면에서는 폐와 콩팥이 인체의 냉각에 관여하고 큰 혈관들과도 멀기 때문에 체액이 차가워지면서 하강한다.

둘째, 심장과 콩팥에는 평균 100mmHg에 이르는 높은 압력이 형성되는 반면에 폐와 간에는 0~5mmHg 정도인 낮은 압력이 형성된다. 액체나 기체는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횡격막 위에서는 인체의 전면에서 후면으로 체액이 이동하고, 횡격막 아래에서는 인체의 후면에서 전면으로 체액이 이동할 것이다.(그림 1)

그림 1. 열순환과 경락 그리고 장부

 

필자의 두 번째 가설

여기서 틀림없는 사실은 심장과 콩팥 주변에는 평균 100mmHg에 이르는 높은 압력이 형성되고 간과 폐 주변에는 0~5mmHg 정도인 낮은 압력이 형성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횡격막 위에서는 인체 전면에 높은 압력이 생기고 인체 후면에는 낮은 압력이 생기며, 횡격막 아래에서는 인체 후면에 높은 압력이 생기고 인체 전면에는 낮은 압력이 생기게 된다. 또 한 가지 틀림없는 사실은 압력이 높은 곳에서는 액체나 기체가 밖으로 빠져나가고, 압력이 낮은 곳으로는 액체나 기체가 모여든다는 것이다.

위의 두 가지 사실을 연결해보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횡격막 위에서는 압력이 높은 인체 전면에서 손끝으로 체액이 이동했다가, 압력이 낮은 인체 후면으로 체액이 돌아온다. 횡격막 아래에서는 압력이 높은 인체 후면에서 발끝으로 체액이 이동했다가, 압력이 낮은 인체 전면으로 체액이 돌아온다.

그러면 그 경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될까? 우선 횡격막 위에서는 인체 전면의 연장선인 팔의 내측면을 따라 손끝으로 체액이 이동했다가, 인체 후면의 연장선인 팔의 외측면을 따라 돌아올 것이다. 횡격막 아래에서는 인체 후면의 연장선인 다리의 외측면을 따라 발끝으로 체액이 이동했다가, 인체 전면의 연장선인 다리의 내측면을 따라 돌아올 것이다. 이것을 표와 그림으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표1, 그림2) 특히 압력이 높으면 발산이 되고 압력이 낮으면 수렴이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그림을 보면 이해하기 더욱 쉬울 것이다.

 

그림 2. 팔다리에서 경락의 유주방향
그림 2. 팔다리에서 경락의 유주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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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리적 개념에 대한 자문을 해주신 황남주 선생님(서울대 물리학과 학사,석사/원광대 한의학과 학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 그림을 그리는데 도움을 준 군자출판사 김도성 차장님, 유학영 과장님께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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