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안세영의 도서비평] 다이어트는 비만을 위한 효과적인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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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안세영의 도서비평] 다이어트는 비만을 위한 효과적인 훈련
  • 승인 2022.02.18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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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안세영

ajhj@unitel.co.kr

1987.02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1993. 02 경희대학교 대학원 한의학박사 1996.10-현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1997.03-2012.02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신계내과학교실 주임교수 2017.03-2020.02 대한한방내과학회장 저서 남자 그리고 여자, 갑상선클리닉, 몸 한의학으로 다시 태어나다, 성학, 다한증의 이해와 치료 등


도서비평┃식욕의 과학

햇수로 3년을 넘기고서도 종식되지 않는 코로나 탓에 어수선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는가 싶더니 어느새 한 달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새해부터는 금주·금연·다이어트 등을 하겠노라 결심한 분들이 많았을 텐데, 설마 작심삼일로 끝내지는 않으셨겠지요? 함께 어울리기가 쉽지 않으니 술·담배 끊기보다는 체중감량을 계획한 분들이 더 힘들었을 것으로 여겨지는데…, 혹 실패하셨다면 이번에 소개드리는 『식욕의 과학(Why We Eat Too Much)』을 읽고 다시 시작해보세요.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면서도 이상적이며 건강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비밀을 담은 책이니까요.

앤드루 젠킨슨 지음,
제효영 옮김, 현암사 출간

지은이는 런던 UCLH의 위절제술 전문 외과의사 앤드루 젠킨슨 (Andrew Jenkinson)입니다. 대개 체질량지수 35 이상의 고도비만 환자들이 이런저런 감량 시도와 실패 끝에 최후에 찾는 의사겠지요. 저자는 ‘적게 섭취하고 많이 (운동으로) 소모하면 날씬해진다’는, 단순 논리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사례(위를 잘라내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마다않으며 자신을 찾아오는 환자)들을 마주하며 기존의 비만 관련 이론들에 의문을 품고, 인체의 에너지 대사에 관한 모든 측면을 처음부터 재정립하며 이처럼 멋진 책을 펴냈습니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은 어떤 방식으로 영양을 공급하는지, 좋은 영양소와 나쁜 영양소란 무엇인지, 유전자와 호르몬은 식욕에 어떤 과정을 거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급기야는 생활환경과 지리적 요소는 살이 찌는 것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생물학·유전학·인류학·진화론 등을 넘나들며 낱낱이 파헤친 것이지요.

책은 3부로 나뉘는데, 1부 「에너지 수업」과 2부 「무엇이 식욕을 유발할까」는 이론편이고, 3부 「현실적인 프로젝트」는 실천편입니다. 곧 1·2부에서는 인체의 영양대사·에너지 대사에 관한 전반적 내용을 그간의 오류를 바로잡으며 자세히 살펴보고, 3부에서는 이상의 지식을 바탕으로 실천 가능한 방법을 알려주는 방식이지요. 초장부터 무의식적인 수분조절을 예로 들며 체중설정값이라는 쇼킹한 아이디어 제시에 감탄을 자아내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 이후에도 재미있고 유익한 지식·정보들로 가득합니다. 저는 특히 “침대에 누워있기만 해도 평소 에너지의 70%가 소비될 정도로, 에너지 소비는 대부분 몸을 움직이는 것과 무관하다.”, “과식하면 대사율이 증가하여 에너지가 더 많이 연소된다.”, “천연식품으로 열량을 얻으면 체중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이어트를 하면 다이어트 전보다 배가 더 고파지고 배는 덜 부른다. 곧 다이어트를 반복하면 비만이 되도록 아주 효과적으로 몸을 훈련시키는 셈이다.”, “음식을 지지고 튀기고 삶거나 굽지 않았다면 인간의 위장이 작아지고 뇌가 커지는 진화는 일어날 수 없었다.”, “죽상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A타입 LDL콜레스테롤은 지방이나 콜레스테롤 섭취로 증가하는 게 아니라 탄수화물과 설탕 섭취로 증가한다.”, “건강에는 음식을 구성하는 개별 요소보다 식문화가 훨씬 중요하다.” 등의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댄 뷰트너(Dan Buettner)가 그의 책 『블루존(Blue Zones』에서 세계의 장수마을 다섯 곳을 거론하며 제시한 건강과 장수의 비결 - 식물을 기반으로 하는 식생활, 과하지 않은 수준의 적당한 신체활동, 낮은 스트레스, 가족중심의 공동체 생활, 활발한 사회적 교류 –은 무척 단순합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도 코로나가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기원합니다.

 

안세영 /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안세영
1987.02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1993. 02 경희대학교 대학원 한의학박사 1996.10-현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1997.03-2012.02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신계내과학교실 주임교수 2017.03-2020.02 대한한방내과학회장 저서 남자 그리고 여자, 갑상선클리닉, 몸 한의학으로 다시 태어나다, 성학, 다한증의 이해와 치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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