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회 국시, “체감상 어렵지만 평이…외치법 다량출제로 변별력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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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회 국시, “체감상 어렵지만 평이…외치법 다량출제로 변별력 높여”
  • 승인 2022.01.18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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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3․4교시 신유형에 체감 난이도 높아…한방정신과학 및 부인과학 등 양방비율 증가
호스피스 대상 질환 문제 첫 출제…한방과 양방 문제 출제 적정비율 고려해야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올해 국시는 체감상 어렵지만 합격에는 문제가 없는 평이한 난이도였다는 의견이 많았다. 수험생들은 특히 외과학의 외치법을 묻는 문제나 부인과의 양방문제 등에서 변별력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양․한방 문제의 비율을 적절히 조절해야 하는 점이나 더욱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활용해야한다는 과제가 남았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지난 14일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전북, 강원도 등 전국 7개 권역에서 제77회 한의사국가시험을 개최했다. 

이은용 한의사국가시험위원장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임상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는 KCD 중심의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중점을 두었고, 영상문제나 자료제시형 문제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했다"며 "현재 국시 수준이 많이 향상되고 안정된 상황이라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출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험생들은 이번 국시가 “체감상 난이도는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평이했다”며 “1교시와 2교시는 평이했는데 3교시부터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동국한의대 A 학생은 “1,2교시는 평이한 난이도였는데 3교시에서 난이도가 확 높아지고 낮선 유형의 문제들이 대거 등장해서 당황스러웠다”며 “특히 예방의학에서 새로운 유형의 문제들이 많이 나와서 어렵게 느껴졌다. 1, 2교시는 쉬운 느낌이었던 반면 3, 4교시에서 변별력을 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국시도 역시 양방비율이 전년도에 비해 증가하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대구한의대 B 학생은 “신경정신과학의 경우 작년 국시에서는 한방 7문제, 양방 9문제였는데 이번 국시에서는 한방5문제, 양방 11문제로 양방 비율이 늘었던 것이 체감됐다”며 “부인과학은 한방 변증-처방을 물어보는 문항이 5~6문제는 줄었고 대신에 양방진단을 물어보는 문항이 늘었다”고 전했다.

상지한의대 C 학생은 “부인과는 작년 시험도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도 생소한 양방 지식을 묻는 문항이 많았다”며 “채점을 하면서 가장 와 닿았던 건 ‘중요한 내용은 계속 나온다’는 것이다. ‘한 번 나왔는데 또 나오겠어?’하고 생각하면서 소홀히 했었는데, 그 부분들이 반복적으로 출제됐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호스피스·완화의료의 대상 질환을 묻는 의료윤리 문제가 처음 출제됐고, 코로나19라는 시의성을 반영한 문제도 출제되는 모습을 보였다. 

수험생들은 가장 기억에 남는 문제로 외과학의 외치법 문제를 가장 많이 언급했고, 부인과학의 혈액검사 해석 문제나 내과학의 구내염 원발성 원인 문제, 내과학의 담울 변증 문제, 본초학 문제도 언급됐다.

동국한의대 A 학생은 “피부외과학에서 16문제 중 외치법을 묻는 문제가 4문제가 나왔다. 많아봐야 1~2문제 나오던 외치법 문제가 4문제나 나올 것이라고 예상치 못했고, 답도 생소해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또한 부인과학에서 다낭성난소증후군의 혈액검사 소견에 대해 묻는 문제가 있었는데 단순히 1차원적인 교과서 지식으로는 풀기 어렵고 한 번 더 생각을 해서 응용해야 풀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부산대한의전 D 학생은 “본초과목과 외과학 외치법 문제가 인상적이었다”며 “외과적인 처치에 대해서는 공부가 조금 소홀했었는데 실제 문제로 만나게 되어 체감 난이도가 높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상지한의대 C 학생은 “내과 46번 문항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가슴이 답답하고, 움직이면 숨이 차고, 몸이 나른해 거동하기 싫어하며 맥이 침활한 환자를 담울로 변증할 수 있는지 묻는 문항이었다”며 “이 문항이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유는 안다고 생각했던 걸 틀렸기 때문이다. 자주 출제되는 쉬운 문항에서 점수를 놓치지 않아야 생소한 문제를 틀리더라도 안정적인 국시 합격이 가능할 것이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대구한의대 B 학생은 “내과학1에서 구내염의 원발성 원인을 물어본 문제가 있었다. 답이 ‘틀니’였는데 대부분 이 내용을 공부하진 않았지만 정답은 맞췄을 것 같다”며 “이 문제는 내용이 지엽적이지만 상식으로 맞출 수 있는 문제였기에 변별도 하지 못하고 응시생들의 한의사로서의 역량을 평가하는 문제로는 조금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수험생들은 양방문제와 임상과 연계된 문제가 증가하는 국시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인식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한방문제와 양방문제의 적정비율을 찾아야 하며, 다양한 시청각자료를 활용해야 한다는 과제도 주어졌다.

대구한의대 A 학생은 “한의사국시인 만큼 양방비율을 계속 늘리기만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이번 신경정신과학에서는 한방정신요법이 단 한문제도 출제되지 않았고 양방에 치중된 모습이었다. 한방과 양방 문항의 비율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앞으로 한의사 국가고시에서 중요한 과제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과학1 4번 문제는 한방변증명과 사진자료를 보고 양방 진단명을 통합해서 고르는 문제였다. 이 문제는 한방 변증만으로 풀 수 있었지만 선지구성을 다르게 한다면 한방변증과 양방 진단을 둘 다 할 수 있는 지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이는 외부에 보여주기 식으로 내는 출제방식일 뿐이다. 한·양방결합문제는 둘 다 알아야 하는 변별력 있는 문제로 일정비율을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지한의대 C 학생은 “임상 현장에서 마주할 수 있는 가상의 상황을 다양한 자료로 제시하고 그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시험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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