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리에 다카후미 책 읽으며 ‘인생은 렌탈’ 가치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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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리에 다카후미 책 읽으며 ‘인생은 렌탈’ 가치관 생겼다”
  • 승인 2022.01.06 07:2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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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책, 사람을 잇다(18) 이정훈 바로한의원장

한의사 동료들과 ‘그그독’ 독서모임 운영…깨달음 주거나 생각 바꾸는 책 선호해
인생의 책, ‘삼국지’-‘모든 교육은 세뇌다’-‘총통침법 중급편’ 등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대구에서 한의원을 개원해 운영하고 있는 이정훈 바로한의원장. 원광한의대를 졸업한 뒤, 경북의 요양병원 당직한의사와 서울의 한의원 부원장 생활을 하다가 고향인 대구로 돌아왔다. 그에게는 또 다른 이력이 있으니 바로 독서모임 ‘그그독’의 모임장이다.

이 원장은 서울에서 부원장 생활을 하던 시절, 동료 한의사 두 명과 함께 ‘그 여자 그 남자의 독서’, 줄여서 ‘그그독’ 이라는 독서 모임을 만들었다.

그는 “서울에서 생활하기 전 대구에서 잠깐 어느 독서 모임에 회원으로 활동해봤는데, 사람들과 각자 읽어 온 책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너무 유익하고 좋았던 기억이 있어 만들어봤다”며 “당시 ‘그그독’ 모임장을 하면서 운영진들을 영입하고, 규칙을 만들고, 신입 회원들을 늘려가며 일요일마다 스터디룸을 빌려 4~6명씩 조를 짜서 책 이야기를 2시간정도 나누고, 저녁을 먹고 간단히 술 한 잔 하고 헤어지는 생활을 했다. 무엇보다도 책 읽은 이야기를 나누는 2시간이 나에겐 너무도 행복하고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모임이 점차 주춤해지다가 이 원장이 서울 부원장 생활을 그만두게 되면서 지금은 사라진 모임이지만, 얼마 전에도 서울에서 ‘그그독’ 사람들과 오랜만에 만나 회포를 푸는 등 연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본인에게 맞는 독서모임 한번쯤 해보길 추천한다”며 “혼자서 읽는 것보다 읽은 내용을 심화시켜 관련 질문을 주고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듣는 과정이 매우 유익하다. 친구들끼리 하지 못하는 심도 깊은 생각들을 오히려 처음 보는 독서모임 회원들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원장의 첫 독서는 어릴 적 부모님이 사 주신 우주와 생명에 대한 과학도서와 위인전이었다. 위인전을 읽으면서 ‘정말 훌륭한 사람이구나, 나도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학창시절부터는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 자연스레 책에 흥미를 가지게 됐다.

그래서 지금도 그는 자신에게 깨달음을 주거나 사고방식을 좋게 바꾸는데 도움이 되는 자기계발서나 에세이를 많이 읽게 되었다고 한다.

이 원장은 “공부할 때 한 과목을 오래 공부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국어 30분 공부하다가 지겨워지면 수학으로 바꿔서 50분정도 공부하다가, 또 지겨워지면 영어로 넘어가서 잠깐 20분 공부하는 식이었다”며 “책을 읽을 때도 여러 권의 다른 장르와 주제의 책을 조금씩 돌려가며 읽는다. 그래서 늘 다수의 책갈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E-book용 어플인 ‘밀리의 서재’도 구독하며 다양한 독서를 즐긴다고 했다.

이정훈 원장은 “책은 사람의 가치관에 녹아들어 생각, 말, 행동을 바꾸면서 운명을 바꾸게 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책이 인생에 영향을 끼친 사례도 무수히 많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예로 ‘카네기 행복론’을 들며 “이 책의 핵심은 ‘미리 걱정하는 습관은 백해무익하다’는 것이다. 그 책을 읽기 전에는 무슨 일이든 쓸데없이 걱정을 너무 많이 하곤 했는데, 그 뒤로는 점차 걱정의 무의미함을 깨닫고서 어떤 도전이든, 어떠한 일이 닥쳐와도 그때그때 대처하면 된다고 생각하기에 미리 걱정하는 습관을 없애버렸다”고 고백했다.

또한 “다른 사례로 ‘미움받을 용기’ 라는 책을 읽은 후에는 타인의 시선에 대한 신경을 훨씬 덜 쓰게 되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는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되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만 말자고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렇듯 이정훈 원장의 삶에 녹아들어 가치관을 형성하게 해준 그의 인생의 책은 ‘삼국지’와 호리에 다카후미의 ‘모든 교육은 세뇌다’, 이치웅의 ‘총통침법 중급편’이었다.

그는 삼국지에 엄청난 열의를 보였다. 흔히 삼국지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를 비롯해 수진의 ‘정사 삼국지’를 독파하고, 삼국지 게임과 유튜브 영상까지 본다고 했다.

이 원장은 “원말 명초의 나관중이 쓴 ‘삼국지연의’ 만화를 중학교 때 처음 접하면서 아주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 koei사의 삼국지 게임 시리즈를 즐기고, 자연스럽게 삼국지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다”며 “삼국지의 특징은 100여년 정도 되는 후한 말에서 진나라 초기까지의 역사 안에 매우 걸출한 영웅들이 수두룩하게 쏟아져 나온다는 것이다. 정사 삼국지의 인물 열전에는 수많은 인물들의 생애와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요즘에는 유튜브에도 짤막짤막하게 삼국지 인물에 대해 잘 소개해주는 영상들이 많다. 삼국지 인물들이 흥미진진하면서도 그들에게 정말 많이 배운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각 세력의 군주들의 특징과 개성, 그 아래 참모들 간의 지략과 권모술수, 전쟁을 치르는 장수들의 이야기와 이 인물은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대처하여 난국을 돌파해나갔고, 이 인물은 이렇게 유리한 상황에서 이렇게 바보 같은 판단을 하여 패망의 길로 이르렀는지 등의 무수한 스토리와 전개 과정을 보다보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적용할 교훈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 역사는 얕고 넓게 배우기보다는 짧은 시대를 심도 있게 사건들과 인물들의 전개과정을 낱낱이 파고들어서 봐야 재미있고 배울게 있었다. 그냥 몇 년도에 무슨 사건이 일어났고 의의는 무엇인지 학교에서 역사 공부하듯 배우면 재미가 정말 없다”며 “역사 유튜버 ‘청화수’를 추천한다. 삼국지와 우리나라 역사를 위주로 사서들을 근거로 사건이나 역사적 진실에 관해 심도 있게 풀어 나가는데, 흔히 ‘발해’라고 알려진 나라가 실제 국호는 ‘고려’이며, ‘고구려’라는 명칭은 장수왕 때부터 이미 ‘고려’로 국호를 바꾸었다는 사실 등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이랑 상이하지만 깊게 파고들면 오히려 역사적 진실이 무엇인가를 사서를 근거로 논리적으로 추론해 나가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롭다”고 말했다.

또한 그가 언급한 책은 호리에 다카후미씨의 ‘모든 교육은 세뇌다’라는 책이었다. 이 원장은 “이 책은 학교 교육이 산업혁명 즈음부터 시작하여 공장에 기술자와 노동자를 다량 배출해내기 위한 목적으로 근대 교육이 시작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며 “지금까지도 그저 국가를 위해 일할 수 있는, 특출한 개성보다는 그저 위에서 시키는 매뉴얼대로 잘 따를 수 있는 인재를 배출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기들을 보면 정말 호기심이 많다. 뭐든 지 새로운 것에 흥미를 느끼고 궁금해한다. 또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걷기 위해 수도 없이 넘어지더라도 결국 도전하고 마침내 걷기에 성공한다”며 “우리는 모두 어릴 적 이렇게 호기심도 많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짧은 시간 내에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이것 하지마라, 저것 하지마라, 이렇게 절제하는 법을 자꾸 가르치고 선생님께는 좀 특이한 질문을 하면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라고 핀잔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우리의 호기심은 점차 말소되어가고 그저 국, 영, 수 사탐, 과탐 과목을 공부해 시험성적 높이는 데만 10대의 에너지를 다 쏟아붓는다”며 “하지만 과연 우리들이 그렇게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잘 따랐는데 과연 우리는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우리나라 젊은 층의 높은 자살률과 불행해 보이는 각종 뉴스기사들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호리에 다카후미씨의 저작 중 한국에 번역된 것은 ‘모든 교육은 세뇌다’를 비롯해 ‘가진 돈은 몽땅 써라’, ‘진심으로 산다’, ‘ 다동력’ 등이 있는데, 모두 읽었다”며 “이 책들이 내 가치관에 상당히 영향을 끼쳤다. 읽으면서 나만의 ‘인생은 렌탈이다’ 라는 나만의 가치관도 생겼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 말은 영원한 소유는 없다는 뜻이다. 썸도, 애인도, 심지어 결혼도. 그 사람을 영원히 소유할 수 없으며, 기간은 다르지만 그 사람의 시간을 빌려 이야기도 나누고 함께 즐겁게 보내는 것”이라며 “크게 보면 나의 인생 또한 언젠가는 막이 내릴 것이고, 지구라는 이 환경 안에 얼마가 될지 모르는 내 인생의 시간을 빌렸다. 그 아까운 시간, 내가 하고 싶고 가슴이 뛰는 것만 하고 살아도 아쉬운 짧은 인생”이라고 밝혔다.

한의사 이정훈의 인생의 책은 이치웅의 ‘총통침법 중급편’을 꼽았다. 그는 “본과 4학년이 되어서도 침 하나 제대로 놓을 줄 모르던 내가 이 책과 이치웅 원장의 총통칩법을 공부하면서 침을 그래도 어느 정도 놓을 줄 알게 되었다”며 “무수한 침법 중 한가지이며, 각자의 스타일대로 침을 쓰면 되는데 나는 이 총통침법이 내 스타일과 잘 맞았고, 그래서 지금도 이 총통침법을 이용해서 진료하고 있다. 한의사로서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책”이라고 고백했다.

이 원장은 “한의사로서의 나는 개원했지만 아직 30대 초반이며, 다양한 침법과 강의를 들으면서 배우면서 또한 오시는 환자들에게 바로 적용해보면서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나 한의학의 꽃은 한약이라고 생각한다. 한약 공부가 너무 재미있고, 내 몸에도 늘 써본다. 그리고 진단이 비교적 확실히 내려졌을 때, 한약을 환자에게 써서 많이 호전되는 모습을 보면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낀다. 한의사로서의 가장 큰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원가는 이미 과포화가 된지 오래다. 코로나19로 상황은 더욱 어렵고, 개원의 원장님들 뿐 아니라 부원장님들도 또 다른 많은 한의사분들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 또한 어려운 시기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욱 한의학과 세상에 대한 공부에 박차를 가해 앞날의 자양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모두들 잠룡의 상태에서 각자의 개성대로 화려하게 진료하면서 한의학의 우수함을 만 천하에 알리는 현룡, 비룡이 되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힘을 내자!”고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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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사람 2023-07-20 18:19:16
첫번째 구독자입니다! 훈남 한의사쌤이시네요~

룰루 2023-07-20 18:18:34
우왕 멋지다아!!

이필환 2022-01-06 13:34:29
멋진 한의사시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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